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MBC의 그때를 아십니까”류의 이야기로 느낌표(!)라는 TV방송에 선정된 도서이다. 선정도서의 대부분이 6, 70년대의 상황을 그리는 내용으로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는 소설이 선정도서로 뽑혀지고 있다. 봉순이 언니, 괭이부리말 아이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아홉살 인생, 내 생애의 아이들 등이 이와 유사한 느낌의 소설들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와 아우를 중심으로 그려내는 이야기로 홀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 겪는 내용으로 늘 배고픔을 달고 사는 모습이 그려진다.
     늘 배가 고파 허기를 달래는 방법으로 술도가의 고두밥을 훔쳐 먹으면서 술도가의 파수꾼이면서 거인인 삼손 장석도와 관련된 이야기는 공산당과 연관된 이념의 문제 속에 공권력에 희생당하는 모습, 나와 아우의 우상으로 자리 메김 하면서 홀몸으로 철저히 내외를 하던 어머니와의 관계 또한 특별한 사람으로 자리잡게 된다.
     늘 형인 나를 따르는 아우는 나름데로 형을 누구보다도 더 챙기면서 영악한 모습으로 그려지고있다. 상표를 모은 것으로 장난감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여관집 여자아이인 옥화를 꼬시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배고픔을 달래는 방법들이 보여지고 있다. 미군이 마을에 왔을 때도 껌을 동냥하는 과감함(?)도 보여 주었던 아우는 이 소설이 그려내는 시골 마을의 전형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비춰 진다.
     그 밖에 이발소 주인 설영도, 학교 여선생님 최영순, 시계포 주인 최동수, 등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주인공인 내가 보는 주변 환경 속에 새로운 시각을 갖는 인물로 비춰진다. 대형 거울과 깊은 골짜기 폭포가 쏟아지는 계곡 아래에 남녀가 등을 돌리고 달을 쳐다 보는 수채화는 동경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학교를 파하고 늦은 시간에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쳐다 보는 주변 모습, 한밤중에도 울려대는 괘종시계 소리는 낮 선 세계의 전형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런 속에 미군의 모습이나 공산주의 이념에 연관되어 나타난 형사들의 모습은 전형적인 공권력의 횡포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들 중에 제일 미스테리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대상은 어머니다. 늘 고달픈 몸으로 두 아들을 먹여 살리고, 힘들게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과 그 이면에 비춰지는 알 수 없는 행동은 주인공인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해 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아우를 한번도 업어주지 않던 어머니가 대가집의 아우 또래의 아이를 업고 있는 모습이나, 늘 자물쇠로 잠겨져 있던 다락에 어머니의 위안인 쌀독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쌀을 보면서 느끼는 모습은 의아함이 배어 나온다.

     늘 평이한 일상 속에 찾아온 변화의 급 물살은 이념의 문제로 와 닿고, 그런 이념의 문제를 다루는 공권력은 무기력한 서민을 짖누르는 힘으로 작용하면서 마을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바뀌어 썰렁함과 활력을 잃어 버린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 중심에 있던 삼손 장석도는 늘 제자리에 있던 바위 같았으나 결국 허전함을 남기고 사라져 간 모습이 되찾지 못하는 아련한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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