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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평점 :
빈센토, 클레르, 닐, 드미트리오프, 앙드레, 메데릭은 이 소설의 주인공 초등학생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환경 속에 나름으로 학교에 나오면서 때로는 두려움에, 때로는 호기심에 학교에 나오게 된 상황과 갓 사범학교를 졸업한 풋나기 여교사가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디면서 어린 학생과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 속에 그려지는 경관은 마치 옛날 미국외화 속에 그려지는 광활한 대지 위에 집 한 채만 덩그러니 있는 그런 들판과 가정방문과 학생들의 집을 찾아 가면서 겪는 자연환경은 거칠면서도 광활한 대 자연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마지막 편으로 엮어진 메데릭과 산을 찾아 여행하는 모습과 메데릭의 집을 찾아 갔다가 돌아오는 과정 속에 그려지는 눈보라 속을 뚫고 오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멋져 보인다. 몰아치는 폭풍우가 멋지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악천후를 뚫고 이길 수 있는 환경과 그런 험난한 환경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MBC의 !(느낌표)에서 선정된 도서로 처음으로 외국의 번역 소설을 선정했다는 책이며,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시리즈 도서류에 속하는 책이다. 한국의 그때를 아십니까가 아니라 캐나다 판이다. 캐나다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TV나 화보를 통해 보는 캐나다의 모습 속에 느껴져 오는 상상의 모습과 책 속에 그려지는 자연 환경이 어울려 70년대에 TV의 외화시리즈에 나오는 서부의 광활한 들판과 겨울에 몰아치는 악천후의 모습이 연상되어 온다. 그런 환경 속에도 배움의 첫걸음을 내 딛는 초등학생들의 모습과 사회 첫 경험의 오지 학교로 배속되어 온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얼마 전 ‘김봉두 선생’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돈에 눈이 멀어 오지로 전근가면서 겪는 이야기의 내용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아이들에게 감화되어 변한다는 얘기가 생각나다. 이 소설 속의 얘기도 그런 류의 내용이 주된 내용이다. 수줍어 하는 폴란드계 이주민의 아이나, 가족을 염색하는 집의 아이로 몸에 배어 나오는 가죽 냄새, 노래를 잘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희망을 만들고 안겨주는 아이, 마지막에는 14살의 노티(?)나는 아이의 야성과 이제 막 사춘기를 벗어나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18살인 선생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자연과 그려지는 모습은 한편의 서사시 같은 느낌이 든다.
각 단편들로 엮어지는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하나의 줄거리 속에 끊김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작가의 탁월한 솜씨를 느끼게 한다. 재미있으면서도 그 속에 그려지는 해맑은 아이들의 이야기와 그런 아이와 같이 했던 이야기가 작가의 경험을 느끼게 한다. 광활하고 거친 자연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그런 환경이 점차 없어져 가는 우리의 현실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