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
지용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 교수인 작가가 이순신장군에 대한 내용을 기행문 형식으로 비교적 간략하게 서술하면서 둘러 보는 주변 풍광과 이순신장군의 유적과 유물 사진은 책 제목의 경제 관련 서적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유적 답사기 성격의 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순신장군의 행적을 쫓아 이동하면서 그 곳곳의 풍광과 애환을 상상하면서 당시 임진왜란의 격랑 속에서 느끼고 겪었던 고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 거기에 덧붙여진 컬러 사진의 내용은 작가가 상상하는 상황상황을 적절히 묘사해 주어 말로 이어지는 장황한 설명보다 오히려 더 절묘하게 전해져 온다.

     책의 내용은 이순신장군의 생애를 총괄적으로 보여주기는 하지만 주된 경로는 한산대첩에서 백의 종군하다가 재차 삼도수군 통제사의 임명을 받고 합천 초계에서 장흥 회진을 거쳐 회령포에 이르는 여정과 명랑해전, 노량해전 등의 주요 격전지에 대한 설명이 이 책에서 그려지는 주된 내용이다.
     이 책을 보면서 작가가 묘사하는 회령포까지의 긴 여정과 전투장면을 상상해 본다.
     교통이 현대와 다른 거의 대부분을 도보로 이어지는 긴 여정 속에 겪었던 노고는 단순히 걸어서 목적지까지 가는 긴 여정은 분명 아니다. 책 뒷부분에 체험 여정으로 15일의 기간 동안 도보 답사 일정을 안내하고 있지만 잘 만들어진 신발에 먹을 것, 입을 것이 당시 조선시대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전시 상황에 민심을 수습하고, 군사를 모집하면서, 행정력과 군기를 유지하는 다목적의 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난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회령포에 도착하여 남아 있는 12척의 보 잘 것 없는 배를 가지고 밀려 오는 적 선단을 막아야 한다는 절대 절명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내를 요구하는 시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한산대첩, 명랑해전, 노량해전 등의 전투장면 소개는 최근 영화를 통해 실감나는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런 장면 장면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글라디애이터', 등의 첫 전투씬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남게 하는 장면들과 같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영화의 장면들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의 전투 장면과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나의 상상력이 너무 심한 것인가 하는 의문은 갖지만 사진과 같이 덧붙여 보여주는 내용은 전투가 벌어 졌던 장소를 가보고 싶게 한다.

     각고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하는 이순신장군의 모습과 그렇게 이겨낸 전투장면은 실재 이 책의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은 아니며, 분명 이런 내용을 통해 경제전쟁이라는 시대 상황에 맞는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인내와 끈기, 기록, 전략, 리더쉽 등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내용일 것이다.
     교과서적인 이런 내용 보다는 책에서 보여 주고 있는 기행문과 화보는 흥미를 끌고 있으나 전개되는 이야기의 내용은 약간은 지루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지루해 지려고 하면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장소, 다음 소재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책의 두께도 비교적 얇아 읽는데 부담이 없다. 경제서적 보다는 기행문의 성격이 강하며, 이순신장군이라는 소재를 통해 경제전쟁이라는 내용과 연결시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어찌 되었든 전쟁이라는 역경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끈기와 인내, 전략 등이 결부되는 힘의 결정판이고 그 결실을 맺기 위한 방법 또한 신뢰를 통한 힘의 응집이 결론을 만들어 낸다는 내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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