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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수학의 아버지 힐베르트
콘스탄스 리드 지음, 이일해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 『현대 수학의 아버지 힐베르트』(원제목: Hilbert (1996))에서 “현대 수학의 아버지”라는 수식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의 이력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다양한 수학분야에서 이론을 정립하고 확고하게 기틀을 세웠다는 내용을 볼 수 있다. 내용 중에는 처음 들어보는 수학분야가 많다. 아마 전문 수학공부를 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대수적 정수론, 불별식론, 적분방정식론, 힐베르트공간, 공리주의수학기초론 등 이다.
이중에 “현대수학의 아버지”라는 수식의 이유는 아마도 내 생각에 공리주의수학기초론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기본적인 수학적 의미에 대해 하나하나 정의 하고, 정리한 그의 공적이 이런 수식의 진정한 기틀로 작용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책에서 소개한 힐베르트의 공적에 대한 내용으로 이해된다.
힐베르트의 전기이기에 독일 수학계에 대한 내용을 주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현대 수학계의 중심으로 힐베르트가 자리잡고 있어서 더욱 돋보이게 보여주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전제를 하지 않더라도 그의 천재적인 수학계에 대한 업적은 현대 수학이 있게 한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현대수학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뭐라고 답변을 하지 못하기에 힐베르트의 현대수학에 끼친 영향도 그냥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차원이나 컴퓨터로 구현하는 3차원의 가시적인 모습을 연상하기에 고차원의 상상 속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현대수학 내지는 힐베르트의 전기에 나오는 내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하겠다.
어찌 보면 언어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주인공의 저작을 찾아 본다고 해도 독일어나 영어로 되어 있는데 그 말의 뜻을 이어 놓는다고 해도 수학논문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작에 대한 내용을 우리말로라도 옮겨 논 자료를 찾지 못하니 힐베르트의 심허한 수학의 업적에 대한 진면목을 알 길이 없다. 단지 위대하다고 하니 그렇구나 하는 선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작용한다.
힐베르트의 전기를 보면서 왜 한국은 이런 걸출한 수학자가 나오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힐베르트는 세기의 위대한 수학자이니 꿈이 과했다고도 하지만 이 책 이외에도 다른 교양수학책 속에 나오는 수학자의 이름과 국적의 내용 중에는 우리와 이웃한 일본이나 중국도 많이 나오지만 유독 한국은 거론되지 못하고 있다. 머리 좋기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민족인데 말이다.
중고등학교 때 수학은 무지하게 많이 하지만 정작 외우기만 했지 수학적 사고의 범위를 확장해 가는데 있어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상력의 부족이랄까 아니면 이런 특별한 생각과 사고가 우리의 교육체계 속에서 사장 되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학창시절 수학은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관심 있게 공부했던 생각을 하면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시스템이 왠지 수학—특히 기초과학분야에 있어서—을 발전시키고 이런 위대한 수학자의 탄생은 먼 나라 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하나 더 얘기하면 4년에 한번 열린다고 하는 수학자대회(ICM,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s)를 우리는 왜 개최하지 못하나 해서 인터넷을 찾아 보니 2014년 서울에서 열린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작년 4월에 개최한다는 기사보도가 보인다.(국제수학자대회 2014년 서울 개최, 전자신문, 2009-4-21 기사) 이 내용도 일반 신문 보다는 IT관련 신문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으로 그만큼 관심도가 낮다는 느낌이 든다. 어찌 되었든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수학자대회에서 세계의 굴지의 수학자들이 모인다고 하니 다행이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그만큼 수학에 대한 저변 확대가 되고, 나름의 한국인의 위상도 높아져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제2회의 수학자대회에 힐베르트의 23개 난제에 대한 발표는 인상적이며 이 난제 중에 일부는 해결이 된 문제도 있고, 아직도 미결문제로 남아 있는 문제도 있어서 힐베르트의 선견지명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책에서 얘기하는 힐베르트의 업적과 그의 사람됨됨이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힐베르트가 이끄는 독일의 수학계가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하고, 힐베르트의 생후 미국으로의 이동은 현대물리학계의 중심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동시켰다고 한다. 그 근간은 힐베르트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끼게 한다. 그의 학문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의 제자들에 의해 발전되어온 현대수학의 발전사는 그의 사후에도 끈이지 않는 그의 업적이라고 하겠다. 남녀, 인종과 관계없이 그의 후학을 기르는 남다른 능력이라고 하겠다.
그만큼 힐베르트에 붙은 이 책의 제목 “현대 수학의 아버지”라는 수식이 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