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
데버러 헤이든 지음, 이종길 옮김 / 길산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매독은 여러 악명 높은 성병 중에도 많이 알려진 질병의 하나로 알고 있다. 최근에는 질병치료의 좋은 치료제가 나와서 완치되는 질병으로 바뀐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17세기에서 19세기 초반까지 매독은 몹쓸병의 대표적인 질병 중에 하나이다. 17세기 이전의 상황은 기록에 남지 않아서 후세에 자세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고, 19세기 이후는 질병치료가 가능해져서 매독이라는 병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특이하게 인식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책에서 보여주는 매독 관련 내용은 이 시기의 주요 인물들—콜럼버스, 베토벤, 슈베르트, 리만, 링컨, 등 이 책에 소개된 주요인물들—의 얘기가 이야기거리가 되다는 생각이 든다.

     매독은 성병 중에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남녀간—꼭 남녀간은 아니더라도—에 성적인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질병 중에 하나이다. 또한 책에서 보여주는 내용과 같이 몹씁병이다. 외형적으로 발진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매독균의 전염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정신병을 앓는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마치 매독에 의한(?)—책에서는 확실한 매독에 감염되었다는 사실기록이 없다고 함— 정신병적인 광기가 유명인물을 만든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매독과 관련된 인물로 처음 꼽는 인물은 콜로버스를 들고 있다. 책 『총 균 쇠』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을 대량학살의 주인공은 「세균」으로 콜럼버스를 필두로 한 유럽인의 질병 전파가 원주민의 몰락을 이끈 주범이라고 한다. 그런 세균 중에 매독균도 한 몫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허나 또 다른 학설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매독균이 유입되었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공식적인 기록은 없으나 콜럼버스가 매독에 감염되었다는 물증은 저자의 서술로 인지 된다. 콜럼버스에 이어 등장하는 인물은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보를레르, 링컨부부, 플로베르, 모파상, 고흐, 니체, 와일드, 블릭센—잘 들어 보지 못한 인물, 조이스, 히틀러까지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 매춘을 통해 매독에 감염되었던 것은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또한 이 인물들의 공식적인 매독 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당시 서양에서도 매독이라는 질병은 터부시된 질병이고, 질병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받는 다는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병명 판정을 기록해 놓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특히 링컨이 매독 증세로 인해 고통 받았다는 추측은 의외의 내용으로 인식된다. 또한 그 부인 메리에게도 전염되어 정신병증과 같은 행위를 말년에 보였다는 얘기는 놀랍다.

     책에 거론된 인물들은 하나같이 유명한 음악가, 소설가, 화가, 등의 예술가들이 많고, 정치인으로는 링컨이나 히틀러를 들 수 있겠다. 인물들의 업적을 봤을 때 매독에 감염되었으리라 추측되는 시기에 왕성한 창작을 이루어 냈고, 추측되는 매독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리라는 내용은 어찌 보면 창작과 이어진 결과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위대한 창작물이 매독으로 인한 고통의 결과물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물론 정치가로 링컨과 히틀러를 거론하고 있는데 링컨은 암살범에 의한 죽음으로 추측되는 매독에 의한 고통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리라 생각되고, 히틀러의 광기—유대인 매춘부에 의한 감염으로 매독에 의한 결과라 등식을 암시하고 있다.

     매독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냐는 결과론적인 얘기인 거라고 생각되고, 단지 매독 감염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당사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가혹한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독균에 대한 실체를 밝히고 치료방법이 개발되어 현재는 매독에 의한 고통은 없어졌다는 사실이 다행이라 생각된다. 이런 고통은 없어 졌지만 새로운 에이즈라는 질병 등이 등장하면서 성병의 변천사는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책의 제목을 보면서 매독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한 내용이지 않겠나 했는데 유명인물의 추정되는 매독증세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거리의 이야기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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