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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로드
랍 기포드 지음, 신금옥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중국 상하이에서 코르가츠까지 4825㎞의 국도 312번을 따라 간 중국여행기는 여느 여행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중국에 관련된 책들의 내용에는 왠지 모를 과장되었다는 느낌이나 흥미위주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느낌인데 이 책의 내용은 그것과는 다르게 발로 뛰어서 찾아간 곳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 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저자인 랍 기포트는 중국에 어학연수를 와서 20년 이상 머물면서 중국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인물인 것 같다. 또한 중국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중국 당국이 꺼려하는 치부까지도 과감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용기도 있는 것 같다. 그의 직업이 라디오 방송인이고 현장 르뽀를 통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사항이라 그런지 현장의 모습을 각종 데이터와 연관하여 보여주려는 시각이 새롭게 느껴진다.
중국은 한반도 면적의 44배라고 한다. 그 광활한 지역에 세계 최대의 인구인 13억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그곳의 이야기가 한마디로 어떻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또한 최근에 올림픽을 전후한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의 반열에 들어서기 위한 중국정부의 노력과 각종 활동은 정치, 경제, 문화적인 모든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오고 있다. 한시라도 중국에서 생산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경제성장과 영향력은 막강해진 상황이다. 그에 못지 않게 문제점도 많이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롭게 급 부상한 중국에 대해 중국을 동서로 가르는 국도 312번을 따라가면서 저자가 들려주는 중국얘기는 좀더 명확하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해 주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보다 비판적인 내용도 있겠지만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의 부각이 아닌 그곳의 현상을 눈으로 보고 들려 주는 이야기에서 더욱 신뢰감이 느껴진다고 하겠다. 또한 곁들여지는 정치상황이나 숫자화된 통계데이타는 이런 신뢰감을 뒷받침 하고 있다. 때로는 중국정부에서 터부시하고 감추고 싶어하는 내용도 위험을 무릅스고 잠입 르뽀 형태의 취재와 탐방기는 더욱 더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올림픽은 전후하여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화려한 올림픽 행사를 위한 어두운 그늘의 얘기들이 부각되어 들려주는 얘기들이 신문과 방송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각종 문제점과 티벳사태나 위그루자치주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시위나 테러는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정치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베이징올림픽을 위한 개발과 그 이면의 저속득층의 갈등은 화려한 중국의 이면이라고 하겠다. 방송에서 들려주는 이런 얘기들은 왠지 흥미위주의 이야기로 보여진다. 기사화 되는 내용이 분량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그러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의 화려함과 상반된 내용의 이야기는 또 다른 흥미꺼리(?)로 보여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반면에 저자가 들려주는 『차이나 로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책이라는 특성과 저자가 발로 뛰어다니면서 들여주는 이야기라서 더욱 생동감이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4825㎞를 두 달에 걸친 여행은 결코 재미만 있는 여행은 아니라 생각된다. 이동수단이 저자는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비용도 만만챤을 것이고,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국도를 오가는 화물트럭을 얻어 타면서 운전기사와 나누는 이야기는 고된 여행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사막지대를 지나면서 잠자는 것과 먹는 것, 가장 기본적인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 이런 여행자체가 무모하리라 생각되겠지만 두 달에 걸친 여행을 마무리하고 책까지 써낸 저자가 대단해 보인다. 조금은 화려한 여행이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하고, 중국의 발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대도시를 벗어나 시골이나 지방은 옛모습 그대로라고 하면 기본적인 의식주가 편했으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찌 되었든 직접 발로 뛰면서 중국의 실체를 보여주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대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