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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험 - 바이오스피어 2, 2년 20분
제인 포인터 지음, 박범수 옮김 / 알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은지 1달이 넘었다. 읽으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와서 이 책의 소감을 적으면서 과연 이런 실험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자의 얘기처럼 화성이나 달에서 제한된 공간 안에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자급자족 형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과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지구 아닌 외계에서의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저자의 얘기처럼 현실화된 완벽한 독립공간이라고 하지만 의문은 꼬리에 꼬리는 문다.
우선 저자가 설명하는 바이오스피어2의 격리 환경에는 많은 돈과 노력이 들었기에 나름의 보증은 되었겠다고 생각된다. 2년20분을 살았던 공간에 몇 번—저자의 치료 때문에 나갔다 들어 온 경우와 내부 산소부족으로 산소공급을 받았던 일—을 제외하고는 저자가 얘기하는 거의 완벽한 환경을 구축하였다고 하겠다. 그런데 설명되는 내용 중에 첫 번째로 드는 의문으로 전기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하는 질문에는 책 내용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모든 기기가 거의 대부분 전기로 작동되는 장비라고 하면 자체 발전을 하여 움직여야 하는데 2년 이상의 기간을 자체 발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는 얘기는 없다. 그렇다고 하면 외부에서 공급받았다—한 대목이 있다, 정전된 상황을 얘기하는 대목이다—고 하겠는데 그런 상태에서 완벽한 독립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공기, 물, 등이 자체적인 정화시설을 통한 순환과 그 속에서 사람과 동물, 식물의 재배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자료는 먼 훗날 지구 밖의 외지에서 살아가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리라는 얘기는 설득력이 있다. 최근 NASA에서 밝힌 탐사착륙선 피닉스를 통해 화성에서 얼음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면 물이 존재 할 것이고, 이런 내용은 생명체가 살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하겠다. 이런 얘기가 결국 바이오스피어2와 연계된 내용으로 독립적인 생태계 환경을 만들어 화성에 인간이 상주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도 하겠다. 그렇지만 조금은 먼 앞날의 얘기같이 들린다. 이런 내용을 보면 소설 『파비용』에서 또 다른 지구를 찾아 나서는 인류의 얘기 같기도 하다.
책을 보면서 가장 많은 의문과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얘기해 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정작 저자의 주 관점은 한정된 공간에서 지내는 8명의 남녀 대원의 갈등과 심리적인 환경변화의 얘기에 주 관점을 두고 있다. 또한 격리공간에 대한 무수한 사람들의 입방아에 나름의 답변을 하느라 격리작업에 대한 비중을 높게 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런 관심사가 다르다 보니 나의 궁금증의 답은 간접적으로 유추하는 수 밖에는 없어 보인다. 조금은 유치하고, 아동틱하다고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궁금한 것을…. ‘8명의 바이오스피어2 대원들은 원초적인 생리현상들—배변현상, 성욕, 식욕, 취미, 오락 등—에 대한 해결 방법은 무엇이엇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먹는 문제는 저자가 무척이나 자세하게 얘기를 해서 문제 없이 이해되었으나 가장 원초적인 생리현상인 배변현상에 대한 내용—시설물, 뒷처리 공정, 우리의 재래방법인지 아니면 수세식의 서양식인지 등등—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물론 이런 배변 현상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목욕이나 샤워 등 일상의 물 공급과 그 물에 대한 사후처리 방법에 대한 내용은 답을 찾기가 어렵다. 다른 내용으로 성욕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일부 짤막 하게 언급된 내용은 있지만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지는 않는다.
이런 특별한 장소에서의 얘기는 어찌 보면 가정 원초적인 인간 삶의 현상들을 해결하는 내용에 대한 다른 어느 것보다도 더 많은 의문을 갖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달리 보면 나의 궁금증이 기본적으로 지금의 생활환경과 다르지 않아서 저자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해진 틀 안에 속박되어 있다는 생각은 사람을 강박관념에 쌓이게 만들고 이런 강박이 파벌과 서로간의 다툼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그래서 소설 『파비용』에서 그리는 내용이 일리가 있는 내용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오랜 시간 동안 이런 스트레스를 참고 견딘 대원들에 새삼 놀라움을 갖게 한다. 기술적인 지식이나 호주의 황무지와 태평양에서의 고된 훈련의 결과라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정작 화성에서의 이런 환경 생활이 어찌 보면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삶의 모습이라고 느껴지니 왠지 나와는 동떨어져 있는 남의 일과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비단 밀폐된 바이오스피어2와 같은 환경은 아니지만 특별한 환경 속에서의 인간 행동 변화의 모습은 저자가 얘기하는 바이오스피어2에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술적인 해결방법을 넘어 그 속에서의 인간 내면 활동 변화에 대한 연구와 대책이 미래의 화성이나 달에서 이주해서 살 수 있는 미래의 바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