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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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테라는 빵 이름 중에 하나이다. 스폰지 같은 느낌과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특성이 있는 빵이다. 그런 빵과 이 책의 내용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책의 표지를 보면 동물들의 그림이 나온다. 펠리칸, 너구리, 기린, 개복치, 문어의 그림. 그리고 뒷면에 이어지는 냉장고 그림…. 이런 표지 장정의 내용과 책의 내용에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개복치 그림은 상상의 동물이지 않을까 했는데 책에도 잘 설명되어 있지만 전혀 상상도 못했던 물고기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단편들의 내용은 재미와 유머를 담고 있다. 일부 내용은 이상문학상 수상 후보에 올랐던 내용도 있고 해서 이 작가에 대한 느낌이 ‘언제 봤었는데…’ 하는 친숙함이 느껴진 이유 중에 하나인가 보다. 내용은 우리 주변의 일상에서 봤던 것, 느낀 것, 경험해 봤던 것들을 소재로 하여 기발한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다. 그래서 더욱 재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에 담겨 있는 단편들의 이야기는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표지의 그림과 같이 하나하나가 서로 엮어져 한 권의 단편집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소설을 본 것은 『지구영웅전설』이다. 기발한 발상과 조금은 만화틱한 느낌의 소설의 느낌이 이 소설 『카스테라』에도 느껴진다. 책 제목에 담고 있는 「카스테라」는 중고 냉장고와 얽힌 이야기로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느낌을 갖다 보니 책에 실린 작가의 사진이 더욱 재미가 있다. 우주인 같으면서 고글 같은 안경을 낀 작가의 발상이 탁월하다.

     소설의 내용은 허무맹랑하다. 너구리관련 내용은 게임 얘기이면서 그 이면에 담고 있는 내용은 한번 생각하게 한다. 어릴적 많이 해봤었음직한 게임의 이름 「너구리」. 나의 개인적인 추억의 게임은 「겔러그」이지만 너구리도 한때 많이들 했던 게임 중에 하나이다. 그런 게임과 회사생활은 상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데도 엮어 내는 작가의 이야기 상상은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리배 관리인의 이야기에 펠리칸과 결부되는 내용이나 지하철 푸시맨의 이야기는 신도림역의 풍경을 생각나게 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일상의 비애(?)를 느끼게 한다. 아련한 추억이기도 하고, 무심코 지나갔던 짧은 느낌이었지만 문득 느껴지는 느낌을 소설 속에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책에 실린 단편 중에는 『지구영웅전설』—미국의 영웅만화를 캐릭터로 한 이야기 이지만—과는 조금은 다른 내용이지만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헐크 호건은 실존 인물이지만 만화영웅과 같은 만화적인 느낌을 많이 갖게 하고, 미국외화나 TV시리즈물을 통해 친숙했던 이야기의 느낌이 고스란히 되살아 난다. 이런 기발한 상상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내용이 엮이면서 소설의 재미를 더하지만 매 소설의 말미에 가서는 황당한 이야기의 종결(?)이나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의 결말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풍부한 상상력의 방법이 어릴적 많이 보고 느꼈던 소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한층 더 재미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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