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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 공간으로 읽는 21세기 세계사
하름 데 블레이 지음, 유나영 옮김 / 천지인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지리학 입문서로 무척이나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지구의 태동에서 지각의 변동, 기후변화, 지구 환경에 대한 자연과학에 관련된 내용에서부터 각 대륙 별 이슈사항과 최근의 정치경제적인 상황에 대해 다각도로 정리되어 보여 주고 있다. 재미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개의 큰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처음 시작하는 지리학에 대한 개괄을 하나의 영역으로 묶을 수 있겠다. 개념적인 내용은 과거 학창시절에 들었던 내용이다. 정식으로 지리학과목을 듣지는 않았지만 지리적 발견과 지도의 생성과정 등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내용이다. 그 다음으로 설명하는 내용은 지구과학의 내용이다. 지구의 태동과 지각의 변동, 기후의 변화, 그에 따른 지구 역사에 대한 구분과 전개 내용은 심층적인 지구과학의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마지막 부분에 보여주는 내용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 보면 지리학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각 대륙 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최근의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흥미롭게 풀어 내기도 하면서 자극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하겠다.
저자가 미국사람이라 그런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미국적이다. 미국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계각국의 모습은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그 중에서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자원확보를 위한 각종 전쟁과 종교적인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엮어져 표출되는 테러나 유럽과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이슈와 변화는 많은 인문적인 이슈 중에 가장 미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제이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최근에 급부상하는 중국이나 9.11을 전후한 테러리즘의 변화 등은 자극적인 주제일 것이다.
이런 주제가 한글 번역본의 제목인 『분노의 지리학』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 접한 『분노의 지리학』의 내용을 보면서 처음 책 내용을 보니 너무 연관성이 없어 보여 원제목을 봤더니 『Why Geography Matters』로 한글 번역본의 제목과는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 미국인들의 관심 대상의 1순위는 중국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냉전시대의 종식과 이어지는 초강대국 미국의 등장에 이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어찌 보면 초강대국 미국을 견제하는 새로운 경쟁자의 위치에 있다고 하겠다. 그런 중국은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경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나라 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지리학적인 고찰은 의미가 있는 내용일 것이다. 지리적 환경, 기후 분포, 인구비교, 역사적 배경, 향후 진행 상황 등은 어찌 보면 미국이 초미의 관심의 대상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물론 중국의 정치경제적인 급 부상은 그만큼 세계적인 발언권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주변에서 우리의 위상을 찾고 정립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우리의 관점에서 재 정리해야 할 내용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또 다른 관심사항은 테러에 대한 관심도로 느껴진다. 종교적인 갈등과 석유자원에 대한 확보는 미국의 주도 하에 재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세계각지의 테러 발생 상황은 미국인 입장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단적인 사건이 9.11이다. 결국 9.11이 미국인들에게 체감적으로 느끼게 만든 계기일 것이고, 이런 테러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은 이 책에서 흥미롭게 보여 주는 이유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그 밖의 내용은 유럽이나 러시아, 아프리카 대륙의 주요 사항들을 개괄적으로 정리해 주고 있다. 여느 국제정치, 또는 경제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최근의 동향이라고 할까, 전세계적인 내용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내용이다. 내용 중에는 유럽대륙의 EU를 중심으로 한 변화와 그에 따른 각종 정치경제적 제도 변화는 현재의 흐름을 파악하는 정도로 느껴지며, 특히 러시아의 지정학적인 내용이나 역사 지리적인 배경에 대한 개괄은 과거 냉전시대의 소련에 대한 경쟁자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내용은 정치적 혼란과 빈곤의 모습은 큰 이슈사항은 아니지만 질병, 즉 에이즈나 각종 열대성 전염병에 대한 이슈는 지구촌 환경에서 주목할 내용으로 인식하는 느낌이 든다.
책에 지리학에 대한 소개와 지구과학적인 고찰, 그 대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사 등에 대한 고찰은 흥미롭고 유익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로 인식되는 중국에 대한 내용이 주된 사항으로 인도에 대한 내용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지역에 대한 이야기는 간과하여 지나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호주나 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 대한 내용도 제외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 모든 내용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결국 미국인의 관점에서 주요 이슈사항이라고 생각되는 관점으로 본 내용을 엮어 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