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이혼
왕하이링 지음, 이지영 옮김 / 비채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중국식 이혼』을 보면서 중국의 남녀 이야기가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중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모르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 왠지 우리보다는 잘 살지 못한 생활환경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공산정권하의 통제된 사회로 보이거나 아니면 개방화를 통한 급진적인 경제환경적인 내용에 치중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이런 편향된 내용에서 이 책 『중국식 이혼』을 보면서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대한 단편적인 면을 보게 된다.

     이야기의 내용은 우리의 TV드라마의 일부분과 같이 느껴진다. 부부의 이혼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하면 모 방송사에서 방영되고 있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내용을 보면 이 드라마에서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의 소재 중의 하나이다. ‘의부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우리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제도가 다르다 보니 드라마에서 흔히 얘기하는 “4주 후에 봅시다”라는 얘기가 통용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몇 가지 이혼 사유로 꼽는 내용 중에 별거도 있나 보다. 그래서 인지 2년 동안 떨어져 있으면 부부로 인정받지 못해 이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생소하다. 합의이혼서류만 제출되면 이혼이 가능한 것은 우리의 과거 이혼제도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중국의 이혼에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의 내용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아 동양사회의 제도내용이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런데도 중국의 이혼에 대한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왠지 모를 낯설음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나의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치환경이 다르고, 경제적 수준의 편차는 우리보다도 더 크지만 대부분의 많은 국민들의 경제 상황은 우리에 비교하여 낙후된 생활수준이 이런 상대적인 우월감(?) 비슷한 것을 만들어  그런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아닐까?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쑨젠핑, 리샹오펑을 중심으로 젊은 부부 둥베이, 쥐안쯔와 이혼녀 샤오리와의 대비는 이야기를 다각도에서 비춰 보이고 있다. 잘나가는 외과전문의 쑨젠핑과 전직 학교 부장교사였던 리샹오펑은 중국사회에서 어느 정도 계층의 사람들인지는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비교해 봐야 하겠지만 화이트칼라 계층으로 생각된다. 최근 중국을 이끄는 대표적인 계층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주인공인 쑨젠핑의 모습이 전형적인 현대 중국 남편의 모습인지는 모르겠다. 그의 모습을 보면 너무도 인내심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전해 듣는 중국이야기 중에 남녀의 관계 중에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우위(?)에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그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는 대조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부증’이 아닌가 할 정도의 리샹오펑의 행동은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비춰진다.

     부부간의 이야기는 그들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주인공이나 젊은 세대의 부부들이 보여주는 이 책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에서 우리들의 사회통념의 이야기와 공감되는 내용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다.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중국식 이혼의 핵심(?)인지도 모르겠다. 꼭 집어서 이것이라고 말하기에는 미묘한 느낌 차이도 있고, 그 사회가 지금까지 이끌어 왔던 전반적 분위기와 제도의 내용이 미묘한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에서 3가지 가정의 예를 보여주면서 중국의 가족관계의 변화를 그려내는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통속적인 결혼이야기이기 일수 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의 중국사회의 변화되는 모습의 단면을 보여주는 내용이겠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그들의 삶의 모습과 생활환경의 내용은 간접적으로 많이 접해 왔지만, 중국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들 속내의 깊숙한 내용은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려하게 보여지는 경제성장과 세계 최고 인구수를 자랑하면서 경제대국으로 발 돋음하고 있는 중국을 인접국의 입장에서 보아 왔던 내용은 단지 그들의 외형을 보아 왔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는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지만 그들과 다른 어떤 내용은 우리와는 다른 결혼생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혼하고 이혼하는 모습이 우리와 다르지 않고, 생각하는 방법, 느끼는 방법은 우리와는 왠지 모르게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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