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굽는 시간』에는 냄새에 대한 느낌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빵 중에서 제일 기본이 되는 것이 식빵이라고 한다. 또한 제일 기존이라 만들기도 쉽지 않은 빵이라고도 하고. 이런 내용은 책의 처음에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런 빵을 제목을 하면서 보여주는 빵과 연관된 이야기 속에 빵 냄새를 느끼게 한다. 또한 중간중간 소설을 읽으면서 들려주는 냄새에 대한 독특한 표현들은 민감하게 냄새에 얼킨 느낌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제빵기술을 배우고 있는 딸과 암으로 투병하다가 죽은 엄마, 엄마의 병간호를 맡아 했던 이모,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 이런 가족의 모습 속에 소설 속의 내용은 뭔가 묘한 암시를 준다. 딸을 외면하는 엄마와 이모와 아버지의 관계도 묘한 느낌을 준다. 그런 속에 빵과 같이 들려주는 소설의 내용은 많은 것을 암시하면서도 “이것이다”라고 똑 부러지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없다. 엄마의 죽음과 이어지는 아버지의 자살, 그러면서 이모와의 결별. 그 과정에 제빵기술을 배우면서 들려주는 빵에 대한 느낌은 묘하게도 냄새라는 감각을 자극한다. 건축업을 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엄마와 마치 이모와 아버지와의 특별한 관계를 엄마가 알게 되고, 그 관계 속에서 딸이 태어났고, 그 딸을 외면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느껴진다. 죄의식에 암이 걸린 언니의 병간호를 도맡아서 하는 이모의 헌신은 또 다른 암시를 준다. 엄마의 죽음에 이은 아버지의 자살도 나름의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이모의 딸에 대한 행동도 그런 내용을 암시 한다. 이런 내용은 냄새와 결부된다. 냄새는 시각으로 보는 빛의 모습이나 소리로 듣는 음의 내용 보다는 보다 원초적이면서도 무엇이다라고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성격을 띄고 있다. 그렇지만 그 냄새에 얽힌 느낌들은 시각이나 청각과는 달리 뭔가 원초적인 느낌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냄새에 대한 느낌을 부각하기 위한 방법으로 빵에 이야기를 삽입한 것이 아닐까? 냄새는 우리의 오감 중에 가장 원초적인 위험 요소를 감지하는 감각기관이라는 내용의 책을 본 것 같다. 『식빵 굽는 시간』은 우리들의 정서에 맞는 냄새를 연상하게 한다. 우리만의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냄새에 대한 표현 속에 엄마와 이모, 아버지와 엮어지는 관계를 냄새와 같이 풀어 내고 있다. 묘한 느낌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