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간 속으로 떠나는 베이징 뒷골목 이야기
소주영.박미애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베이징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부부가 베이징에서의 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 주변의 특이한 이야기, 베이징시민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을 겪은 경험을 토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는 많은 흥미를 자아 낸다. 내용 속에는 우리 주변까지도 전파되어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내용도 있다. 그런 내용들이 한국인 관점에서 들여다 본 중국인 중에서도 베이징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가 사진과 같이 보여짐으로 인해 생동감 있고, 현실감 있게 다가 온다. 많은 내용들이 피상적으로 전해 듣는 중국이야기가 어느 것은 부풀려지고, 어느 것은 과소평가되어 중국의 본체에 대한 서로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갖기 쉬운 내용이 중국 이야기 인데 이곳의 수도인 베이징 이야기는 나름의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이 많은 부분에서 느껴지게 한다. 베이징 유학생인 두 부부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벌써 중국 토박이와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고, 책에서 풀어 내는 이야기가 1,2년 겪는 내용이 아닌 10년 이상을 살면서 겪었던 이야기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생활의 내용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런 면에서 있어서 이야기의 내용이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된다.

     많은 중국이야기들 중에는 단편적으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었던 내용도 있고, 직접 짧은 기간을 중국에 가서 본 내용도 있다. 또한 책이나 방송 매체를 통해 전달받아 알고 있는 내용도 있다. 이런 내용에 있어 책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그들이 그곳에서 살면서 겪었던 이야기 인지라 그 의미와 유래에 대해 새삼스럽게 인식되고 느껴져 온다. 덧붙여 보여주는 해당 내용의 사진은 저자의 설명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좋다.

     책을 보면서 고민 했었을 것 같은 내용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마치 코끼리를 장님이 더듬는 우화의 한 장면이 상상된다. 코끼리의 코를 만지는 사람이나, 다리를 만지는 사람, 상아를 만지는 사람 등 자신이 만지는 부위의 느낌이 코끼리에 대한 인식의 내용이고, 전체적인 코끼리에 대한 인식과 정의와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중에 각기 겪었던 내용을 전달하고 풀어내는데 있어 각기 다른 모양과 느낌의 얘기가 중국을 얘기하는 것과는 거리감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조심스러운 내용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 조심스러운 내용을 베이징이라는 수도와 특히나 일반 서민이 살아가는 주변 환경을 소재로 조금은 특별하게 엮어 내는 저자의 이야기는 재미와 함께 ‘중국 알기’의 일환으로 읽을 만 한 내용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읽으면서 약간은 거부감이 들었던 내용이 안주인, 바깥주인 하는 자신들에 대한 호칭이 조금은 생소하고, 약간은 거북하게 들린다. 어디에 대한 주인이라서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인지 모르겠고, 이 책의 주인이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보면 집사람, 바깥양반 하는 전통적인 호칭의 대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인식되지만 조금은 고전틱한 어감의 호칭이 거슬린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저자 덕분에 이야기의 내용에 맞는 사진과 같이 현장감 느껴지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인상적인 사진의 내용이라고 느끼기에는 사진의 느낌이 덜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든 중국을 알기 위한 이런 류의 책들—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나름의 색깔과 관점을 가지고 보여지는—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비단 베이징이 아닌 샹하이나 기타 다른 대도시이든 아니면 어느 시골에서의 모습도 또 다른 재미있는 장면과 생활상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겠나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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