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죽음 - 오래된 숲에서 펼쳐지는 소멸과 탄생의 위대한 드라마
차윤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한편의 서사시 같은 느낌의 책이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학술적인 내용의 느낌 보다는 나무가 자라서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가 쉽게 풀어서 전달해 주는 드라마와도 같은 느낌이 든다. 주로 서술하는 내용의 사진과 곁들여 보여주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전문적인 용어는 되도록 피하고 일상적인 용어로 서술되어 있어 더더욱 그런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서술하는 내용에 맞는 사진의 내용이 어디의 어떤 나무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문에 얘기하는 내용으로 봐서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아닐 것 같고, 세계의 여러 장소를 보면서 다루는 주제에 맞는 적당한 모습의 사진을 넣어 편집된 느낌을 갖게 한다. 장소와 내용을 적어 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가 이야기 하면서 우리나라의 숲, 특히 나무의 죽음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 나무의 생장과 더불어 죽음이 이루어지는 원시림(?)이 없어서 서술하는 내용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한국의 숲은 많이 망가지고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훼손 된 모습이 많다는 이야기 이겠다.

     나무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한편으로 보면 무척이나 상식적인 이야기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무가 죽어 썩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가는 이치는 비단 나무만이 아니라 동물도 그렇고, 사람도 죽어 땅에 뭍 쳐 땅으로 돌아 가는 동일한 자연섭리에 의한 이치를 유독 나무의 죽음이라는 주제로 책까지 엮었다는 것은 나름의 독특한 뭔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내용은 결국 나무가 죽어 분해되는 과정들—산짐승들과 곤충들의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쓰러져 곰팡이와 균류, 지의류 등의 보금자리를 제공하다가 분해되어 결국 새로운 생명의 영양분을 제공하는 땅으로 돌아가는—이 긴 시간을 통해 동물들에게나 다른 식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한다. 사람들의 삶의 공간들에서 보여지는 나무는 대부분 살아있는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고, 죽은 모습은 가공되어 사람의 삶을 도와주는 모습이라서 자연적으로 분해되어 해체되고 다시 다른 식물들의 양분으로 재 탄생되는 모습을 요즘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면들이다. 한때는 쉽게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던 나무들의 모습들이 하나 둘 없어지고 변형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하나 더 저자가 이야기 하는 내용 중에 보여지는 사진의 모습들 속에서 보다 더 세부적인 내용, 예를 들면 썩어 가는 나무의 모습이 겉 모습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나무 둥치에서 밑 뿌리 부분과 상층부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고, 또한 나무의 종류에 따라 그 썩는 과정은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나무의 죽음과 썩어가는 과정 속에 등장하는 각종 곤충이나 세균, 균류들의 개괄적인 먼 시야의 사진 모습이 아닌 미세한 그들의 실체를 보여 주었다면 더욱 더 생동감 있는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어찌 되었든 나무들의 죽음은 단순히 죽음으로 인해 스러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썩어 가는 과정에서부터 흙으로 돌아가 재창조의 부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숲에서 계곡에서 강가에서 각종 나무들의 삶의 모습과 그 이후의 모습은 사람을 비롯하여 지구상의 각종 동식물들에게 새로운 삶을 재 창조하는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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