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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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내용이지만 속도감있고 감동까지 선사하는 감히 수작이라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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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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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각종 베스트 셀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책이다. 탄탄한 스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독자를 홀리는 흡인력이 있는 작품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조금 어수선했다. 여느 소설책이 그러하듯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혼란스러웠다. 그 초반을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책 읽는 속도가 붙는다. 미스터리 장르를 잘 살린 이 책의 매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마치 내가 그 상황에 들어가 있는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묘사와 전개가 나를 홀렸다.

미국 테네시의 한 보육원에서 원장 조지아 탠이 수천 명의 아이들을 부자들에게 팔아넘겼다고 한다. 원장은 현대 입양의 어머니로 칭송 받았다는 점이 매우 끔찍하다. 이러한 일들이 실제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니 더욱 가슴아프다. 

1939년의 '릴'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경찰들에게 잡혀 강제로 보육원에 들어가는 과정부터 보육원에서의 일들을 속도감 있게 담았다. 실제 일어난 일을 모티브로 했기에 더욱 몰입이 되었다. 만약 내가 열 두살의 아이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힘없는 아이들이 아무 저항하지 못한 채 새로운 이름으로 둔갑되어 팔려 간다. 

현재 시점에서 또다른 이야기가 있다. 에이버리는 요양원에서 한 노부인을 만난다. '메이 크랜들'이란 이름을 가진 노부인. 무언가 사연이 있어보이는 노부인을 지나치지 못한 에이버리는 노부인을 찾게 된다. 메이라는 이름이 절묘하다. 현재 시점과 과거 릴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그 두 이야기의 연결 고리를 유추해가며 읽는 재미가 있다. 그 연결 고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흥미롭다.

책을 읽고나서 이 문구가 계속 기억에 남아 아래 적는다. 이 책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아이들 실종사건은 간혹 뉴스 기사로 만난다. 다른 사람의 일이었고 내 일이 아니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만 같다. 사랑스런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할때 더욱 사랑스러운텐데 말이다.

"그래 그랬어. 우리 모두 엄마의 예쁜 머리카락을 닮았지." 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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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와 나 - 2017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이기호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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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와 나



단편의 맛을 느끼다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없었다.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거니와 제목이 그리 끌리지 않기에 관심 밖의 책이었다. 다만 한가지가 궁금했다.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어떻게 하면 작품으로 상을 받는 것인지 단지 그 사실 하나가 궁금했다. 그런데 좀 놀라웠다. 단편이 가진 매력을 지금까지 몰랐다고 하는면이 맞겠다. 오히려 장편으로 다뤄지기 힘든 내용이란 생각도 들었다. 단편 맞춤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지루하게 늘어지지도 그렇다고 아주 짧지도 않은 핵심을 담은 이야기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수상작은 역시나 그 흡인력이 대단했다. 특히 수상작 "한정희와 나"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게 되고 결국 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사회 문제의 중심에서 바라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하면 어딘가 꺼림직하다. 어두운 우리 사회의 단면을 통찰력있게 아주 심도있게 보여주는 이야기다. 심사평 중 "구조적 폭력"이란 말에 공감되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 조직의 문제라는 접근이 더 맞아 보인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구조적 문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의 중심에 서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문제가 야기하는 사건은 없다.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사건이 이미 벌어져 있다. 그 인과관계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누군가를 뼛속 깊이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속속들이 그 사람이 되지 못한다. 나 또한 그러하였음을 이 짧은 단편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 짧은 단편을 통해 한정희가 되어 보기도 하고 작가 이기호가 되어 보기도 했다. 작가 이기호의 시선으로 바라 본 한정희의 모습을 우리도 지켜본다. 과연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샘솟았다.

누가 제대로 된 사람인지
자선작인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진정으로 잘못한 사람들은 문제가 중심이 있지 않은 경우다 허다하다. 돈없고 힘든 이 시대의 피해자들만이 문제의 중심이 남아 있고 잘못한 이들은 문제의 주변에 조차 있지 않다. 착한 사람들은 왜 그리 많은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딱한 사정의 권순찬을 도와 주지만 권순찬은 이를 거절한다. 나 또한 권순찬의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모습에 답답했다. 그냥 돈 받고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고 그런 생각을 했던 내 자신을 뒤돌아 보게 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제대로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착한 사람들도 또한 나도 아닌 바로 권순찬이었음을.

지울 수 없는 '손톱'의 상처
가난함을 정의한다면 어떨까. 돈이 없는 사람? 희망이 없는 사람? 우리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현재에 만족하기 힘들다. 더 많은 재물을 쌓고 싶어하고 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족에게서 버림 받고 배신을 당한 착한 사람, 더욱이 가난함까지 받았다. 이러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저 내 옆에 없기에 모를 뿐이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주어진 위치에서 묵묵하게 살아간다. 통근 버스에 몸을 싣고 출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이 왜 그렇게 안타깝게 다가오는지. 젊음을 누리지 못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기만으로도 벅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그토록 공감이 된다. 그녀만큼은 아니지만 어렵게 살아온 내 자신도 월급과 이자 계산에 미래를 계획하는 그녀의 모습과 다름없어 애잔하다.



작품 하나하나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모른다. 돈에 대한 걱정없이 살아온 사람들은 알기 어렵다. 아무리 설명해도 문제가 많은 그 구조 안에 들어와 본 적 없는 그들은 진정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렇게 말하는 내 자신도 그들의 어려움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할 뿐이다.

작품이란 이런 게 아닐까?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이해력을 향상시켜주는 글. 경험해 보지 않은 삶을 간접 경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는 글. 황순원문학상 수상작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 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찾아 볼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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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
선호빈 지음 / 믹스커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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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이 시대의 혁명가 김진영 며느리


저자 선호빈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B급 며느리>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고 찬사를 받았다.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저자 선호빈과 아내 김진영의 결혼 생활을 보며 많은 공감이 되었다. 이 공감의 힘이 바로 찬사의 기반이다. 공감의 힘은 그 어떠한 것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왜 다큐멘터리 감독을 고수하는지 아쉬운 마음이다. 코미디 감독이면 아주 대성했을 듯 하다. 혹은 작가로 활동을 했어도 잘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책이 재미있다. 구절 하나하나 통쾌하기도 하고 함축적이며 공감되는 표현이 아주 찰지다. 찰진 표현들을 보면서 김진영을 응원하게 된다.


강한 여자이며 똑부러진 며느리이지만 시어머니에겐 B급 며느리일 수 밖에 없는 며느리 김진영. 이러한 며느리가 못마땅한 전형적인 시어머니. 이를 방관하고 나몰라라 하는 남편 선호빈. 가족 사이에 화목과 갈등의 중심 아들 선해빈.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그저 재미나다.


이 책을 아내에게 추천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했다. 김진영처럼 시어머니에게 개길까봐 순간 겁났다. 이러한 내 자신을 보고 멋쩍기도 하고 실소를 터뜨렸다. 결국 아내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하기로 결정했다. 아내가 읽고 공감하며 울지 않을까 싶다. 혹은 본인은 행복한 축에 속하는 것 같다며 위안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날 듯하다. 아내에게 얼른 읽어보라고 해야겠다. 이 책 정말 재미있다는 말과 함께.



진짜 고부갈등은 출산 후에 시작된다(p54)


나는 오빠 같은 사람들 보면 되게 부러워.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그걸 위해 노력하는 것 말이야. 길에서 빌어먹다가 죽더라도 나한테도 그런 게 있다면 굉장히 행복할 것 같아. 정말 부러워. (p89)


내가 이상한 여자와 결혼하긴 했나보다(p102)


시댁 가면 저는 손님입니다. 손님 대접을 해주세요. 

제사에 며느리가 꼭 가야 되는 거야? 오빠 할아버지 잖아.(p110)


적당히 남들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고 산 위인은 없다. 공무원 위인은 없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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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만 그 방에
요나스 칼손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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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만 그 방에

내 안의 비에른을 생각해 보다


그 방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 것일까? 소설을 모두 읽은 나조차 그 방의 실체에 대해 궁금하다. 진실로 존재할 수 있는 방인지, 비에른만 허용되는 진실된 공간인지, 그에게만 특별히 허용되는 미지의 공간인지. 이는 철저한 작가의 의도이다. 그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우리 독자들에게 불러 일으킨다. 도데체 그 방은 무엇이란 말이야?

우리의 주인공 비에른은 무언가 남다르다. 아니 그 주변 사람들 모두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지 알 수 없다. 비에른이 정상인 듯 하면서도 무언가 남다른 그의 모습이 비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비에른의 시각으로 바라본 다른 사람들은 비정상인 듯 하지만 정말 평범한 정상인 사람들로 보인다.

이렇듯 소설은 처음 순간부터 소설이 끝나는 순간까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사실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사가 아닐까 싶다. 그 누가 정답인지 그 누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중요할까 싶다. 그저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 자신이 주인공인데 내 자신이 비정상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무엇인가. 정상으로 가기 위해 가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소설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그 방은 화장실과 엘리베이터 사이에 있다. 비에른은 이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고 평안하다. 업무 처리도 완벽하고 모두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러나 한 가지 모두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실 하나는 바로 비에른이 그 방에 들어가는 일이다.

비에른은 그 방에 들어가서 그저 시간을 보내고 온다. 허나 그 시간 다른 사람의 눈에 비에른은 그저 벽을 바라본채 멍하게 서있다. 비에른을 불러도 건드려도 미동도 없이 멍하게 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비에른의 모습에 동료들은 못마땅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여긴다. 비에른은 그저 그 방에 가는 것인데 그 한 가지의 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소설을 읽은 뒤 생각에 잠겼다. 내 안의 비에른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내 자신이 온전이 비에른이라 할 수 없고 내 주변의 그 누구도 비에른과 같은 모습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앞으로도 만날 것이다. 그 중 비에른과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틀리고 다르며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사람 말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주장,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다. 그 모습이 나에게도 존재할 수 있고 지금 그러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우리들에게 던지는 요나스 칼손의 메세지가 결코 가볍지 않게 심오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방. 나는 생각했다. 한 시간만 그 방에 가 있어야겠다. (p71)
당신은 지금 초기 단계인 것 같습니다. (p126)
당신은 참 유별난 사람이군요, 비에른. 나는 당신이 그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다는 게 기쁩니다. 그런 거라면 지각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요? (p166)
여러분은 저를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저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혼자 맞서는 것밖에는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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