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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니디 지음"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다. 빅픽처를 읽은 이후로 그의 팬이 되었다. 작가만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는 기욤 뮈소, 두 번째로는 바로 더글라스 케네디다. 그의 책을 한 권씩 접할 때마다 정말 놀랍다. 그만의 색깔을 유지한 채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만의 긴장감 있는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설득력, 흡인력이 있다. 데드 하트 역시 그만의 색깔이 잘 묻어난 재미있는 소설이다. 제목과 표지가 책의 내용을 명확하게 대변한다. 데드 하트는 호주 중심부의 한 지역을 의미하는데 다른 마을까지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대륙의 섬과 같은 고립된 지역이다. 표지 색을 빨간색으로 표현한 점도 매우 적절하다. 책을 읽고 나면 모두 내 말에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색깔을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갖는다. 일단 주인공이 훌륭한 인물은 아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제시한다. 그러다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상하게도 주인공을 욕하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한다. 우리의 모습과 닮아 그런 것인지 주변의 사람처럼 친근해서 인지는 모르겠다. 사실 그 이유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주인공과 함께 이야기 속에 있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불쌍한 주인공은 미국인 닉이다. 현재 호주를 여행 중이다. 기자로 한 평생을 보낸 그는 모든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모든 제안을 뒤로 한 채 호주로 향한다. 드넓은 호주에 매료되어 목적없이 여행한다.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다지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우연히 미지의 여인 엔지를 만나게 된다. 그녀와 같은 방향이기에 함께 데드 하트 방향으로 가게 된다. 닉과 엔지는 차 안에서 이동하는 짧은 시간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닉은 헤어질 무렵 자연스레 헤어져야 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납치된다.
납치 이후의 일들의 스토리는 급속도로 진행된다. 책이 재미있어서 읽는 속도가 붙어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엔지는 약물을 주사해 닉을 재우고 결혼식도 올리고 신혼집도 꾸민다. 납치된 곳은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 울라누프다. 엔지의 아버지이자 마을의 지도자인 대디는 강제로 닉을 통제한다. 닉은 돈과 신분증을 모두 빼앗기고 감옥과 같은 울라누프에 갇힌다. 차없이는 마을을 벗어날 수 없으며 마을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그들 스스로 마을을 꾸렸고 마을을 운영해간다. 그런 곳으로 닉이 납치 되었다. 탈출을 꿈꾸는 닉의 모습이 매우 처절하다. 이런 닉을 나는 응원하고 있다. 아니 응원할 수 밖에 없다.
상황 묘사가 매우 세세하고 탁월하다. 마치 내가 닉이 된 듯한 착각이 드는 이유는 바로 이 상황 묘사 때문일 것이다. 납치된 닉이 처한 상황 그의 눈에 보이는 주변들을 매우 적절하게 잘 표현했다. 납치되어 닭장 같은 좁은 공간에 있는 닉의 심정과 주변의 표현들이 상세하면서도 너무 장황하지 않기에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아주 적절하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나중에 (혹시나) 영화로 제작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어떻게 장면들을 표현할지가 궁금하며 기대된다. 나의 상상력 세계에 구축된 미지의 울라누프의 모습도 궁금하며, 엔지와 대디, 크리스탈의 캐스팅도 궁금하다. 영화 제작을 기대해 본다.
참고로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이 가지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면 선정적이라는 점이다. 폭력과 살인이 거의 매번 등장하고 술과 담배는 기본이며, 성적인 표현들이 스스럼없이 나온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은 추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릴러, 미스테리, 스펙터클한 재미난 소설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