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아이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ㅣ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6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즐거운 '무민'과 친구들을 만나다.

'무민'은 귀여운 캐릭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무민이 태어난 곳, 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무민 캐릭터는 알지만 어디에서 만들어진 캐릭터인지는 모두 모르고 있었다. 사실 몰라도 전혀 상관없으나 좀 궁금하지 않은가? 무민에 대해서 알게된 첫 번째 책인 동시에 무민 캐릭터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 토베 얀손과 무민 시리즈

토베 얀손은 1914년생 핀란드의 스웨덴계 작가로 '보이지 않는 아이'는 1962년 발표된 작품이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고 무민 시리즈는 티비 만화영화, 뮤지컬로 제작되었다. 1945년부터 무민시리즈가 발표되었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또한 각종 상을 수상했다. 

무민 시리즈의 여섯번째 작품

연작 소설 아홉 단편을 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아이"는 총 8권의 무민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책이다. 9개의 단편 중에서 여섯 번째 단편인 '보이지 않는 아이'는 겁먹고 모습이 사라져 버린 닌니에 대한 이야기다. 엉뚱한 상상력이 가미되고 유쾌한 무민가족이 더해져 묘한 재미를 선사하는 무민 이야기는 읽을 수록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독특한 캐릭터들과의 만남

첫 만남은 매우 낯설었고 무민 세계에 존재하는 매우 독특한 캐릭터들에 정신이 혼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민 세계에서는 매우 평범한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캐릭터들이란 사실에 익숙해졌으며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있었다. 스너프킨, 거짓말쟁이 훔퍼, 겁쟁이 필리용크, 사랑스러운 무민, 은퇴한 헤물렌, 보이지 않는 닌니, 스니프와 무민 가족들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의 모습을 담은 적절한 삽화가 있어 도움이 되었다.

무민 이야기의 의외성

무심한 듯 허를 찌르고 생각에 잠기게 되는 이야기들을 만났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읽다가 읽고 난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이었으나 극단적 상황을 만나 다이내믹한 변화는 만화같은 재미와 특성이 존재한다. 만화처럼 이해가 쉬우면서도 나름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다.

이제 두 번 다시 두려워할 일 없어. 이제 자유야. 이제 뭐든 할 수 있어. (p78)

재앙을 믿었던 필리용크

평화롭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재앙에 두려움으로 가득찬 필리용크는 개프지를 초대한다. 두려운 자신의 마음을 개프지에게 말하지만 개프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렇게 두려움이 가득차 살아가는 필리용크의 집에 거대한 토네이도가 쑥대받으로 만들고 집과 집기가 모두 부셔진다. 이에 필리용크는 자기 자신에 얽메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짧지만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담겨있는 이야기다. 두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실 아무 부질없다. 하지만 이를 깨닫기는 쉽지 않다. 재앙을 만났을 때 비로소 스스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한다.

네 말이 맞겠지. 용이 떠나서 다행이야. 차리리 잘된 일일지도 몰라. (p102)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

무민와 작은 용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누구나 어렸을 적에는 이런 상상을 해봤을거다. 나만의 작은 비밀 용 말이다. 작아서 유리병 안에 들어가는 이 작은 용은 불을 내뿜고 내 통제에서 벗어나지만 사랑스럽다. 이런 용이 나보다 다른 사람을 좋아 한다니... 뭔가 배신감 느끼고 화도 나는 상황이다. 무민은 용을 스너프킨에게 보내주지만 스너프킨은 용을 멀리 떠나보낸다. 일방적인 사랑의 관계를 이런 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겠다. 

잘하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하면 재미가 없긴 하지. (p134)

침묵을 사랑한 헤물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행운이다.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평생 내가 해 온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의문이 들지만 일을 하는 도중에는 힘이 들고 무료하고 반복되기에 언제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다. 정말 일을 그만두었을 때 비로소 이 일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시끌벅쩍한 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헤물렌이 진정으로 원했던 침묵을 막상 마주하니 어색했다.

동화라서 재미나고 톡톡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흥미롭다. 그저 동화책으로만 바라보기엔 어른이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다. 고단한 세상 살이에 지친 어른들에게 은연 중 깨달음을 주는 무민 이야기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랑스러운 무민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그저 귀여운 캐릭터로만 생각했던 무민 이야기가 색다르게 다가왔고, 다른 무민 시리즈의 책들도 궁금해졌다.

위대한 개츠비 (생각뿔 출판/안영준 역자)

위대한 개츠비 ㅣ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9월

위대한 개츠비

생각뿔 출판, 안영준 역자

계속 사랑받는 개츠비의 매력

이미 수 많은 <위대한 개츠비>가 한글로 번역되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번역본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 소설',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2위', BBC 선정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라는 압도적인 타이틀이 <위대한 개츠비>를 빛내고 있다. 이 책이 지속적으로 번역되는 이유가 아마도 개츠비가 가진 매력을 우리는 아직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며든다. 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 먼저 만났다. 영화에서 만난 개츠비와 책으로 만나는 개츠비의 차이점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반면 책을 읽으면서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가진 이색적 시대 배경 등을 유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책에서 만나는 개츠비는 어떠할지 기대가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가 왜 위대할까?

'위대한' 이란 수식어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왜 개츠비가 위대한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러하였고 지금도 백프로 이해한다는 말을 쉽사리 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고 다시 이야기 해보자면 다가오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 누군가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그 사랑이라는 형태, 사랑의 가장 높은 위치가 무엇이라 묻는다면 바로 개츠비가 한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 '위대한' 이란 수식어가 개츠비 앞에 존재함이 부족하지 않게 다가온다.

어쩌면 작가 자신이 투영된 개츠비

개츠비의 모습은 작가 피츠제럴드 일생과 상당히 닮아 있다. 육군 장교였던 피츠제럴드는 약혼녀 젤다와 파혼하고 다시 재회 및 결혼하는 등 개츠비와 데이지 사이의 모습과 닮아 있다. 피츠제럴드가 파혼 당한 이유는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로 젤다에게 버림 받았고, 역시 현실을 포기할 수 없었던 데이지가 보인 모습과 비슷하다. 그만큼 개츠비에 자신의 마음을 투영해 훌륭한 작품을 이끌어 냈을지 모른겠다. 작가 자신이 누구보다 가장 잘 이해하는 주인공 개츠비가 탄생한 것이다.

데이지가 보이는 행동의 의미

개츠비와 대비되는 데이지에 관심이 간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했던가.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심하다. 시대에 따라 그 여성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지만 진정한 사랑과 대비되는 데이지의 행보는 현실 안주에 맞춰져 있어 다른 소설들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이해가 되는 듯 하면서도 알 수 없는 여인의 마음에, 그 여인에 의해 철저히 부숴지는 개츠비의 모습에 깊은 혼란을 경험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위대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존재 데이지의 행동은 나에게는 미스터리한 존재다.

사랑이란 그 단어가 가진 힘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의 정확한 해석은 인류 전체의 과제다. 사랑이 뭐 별거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은 모든 것이기도 하며 허무한 결말을 가져오기도 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사랑에 대해 어쩌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 남자 개츠비의 인생에서 모든 것이었던 사랑 데이지, 하지만 결국 개츠비는 그녀의 배신에 의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허무한 결말을 맞게 된다. 그럼에도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사랑은 그녀에게 향하고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사랑이 주는 의미에 대해 깊고 또 깊게 생각해보는 대목이다.

생각뿔의 위대한 개츠비

생각뿔의 세계문학은 미니북으로 제작되어 주머니에 쏙 넣어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문의 뜻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하고 작품 이해 중점을 두고 공들여 번역했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주머니에서 쏙 꺼내 읽을 수 있어 편리했고 번역에 이질감 없이 개츠비를 만날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이 책에 이름을 내어준 개츠비만은 예외다. 내가 경멸하는 모든 것을 대표하는 그에게만은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인간의 개성이 일종의 성공적인 몸짓이라고 한다면, 그에게는 대단한 무언가가 있었다. 개츠비는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진동까지 감지하는 지진계처럼 삶의 가능성에 예리한 감각을 지녔다. 그 예민한 감각은 '창조적 기질'이라는 진부한 감성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그 어떤 사람에게서 발견한 적 없고 또 앞으로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만한 희망에 대한 재능이며 희망적인 낭만과 같은 거였다. (p.9)

"데이지는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단 말이야. 알아 듣겠어?" 그가 소리쳤다. "그녀는 내가 가난했기 때문에 나를 기다리다 지쳐서 당신하고 결혼하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지. 그렇지만 데이지는 나 말고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어!" (p176)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마나 놀랐는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친구. 한동안은 차라리 그녀가 날 내팽개치듯 버렸으면 하고 바라기까지 했거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데이지도 나를 사랑하고 있었거든. 그녀는 자신이 모르던 세계를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를 똑똑하다고 생각했어... 어쨌든 나는 내 야망 따위를 새까맣게 잊고 순간순간 그녀에게 깊이 빠져들었어. 그녀 외의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거지. 그녀에게 앞으로 할 일을 들려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데 대단한 일을 벌일 이유가 어디 있었겠어?"(p.200)

내 차 달인 교과서 - 자동차 구조편

내 차 달인 교과서 : 자동차 구조 편 - 자동차 구조 원리 알아보기 ㅣ 내 차 달인 교과서
탈것 R&D 발전소 지음, (사)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감수 / 골든벨 / 2019년 3월

내 차 달인 교과서 - 자동차 구조편

"기술의 집약체 자동차에 대한 기초지식"

얼마 전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심한 소음으로 인해 자동차 정비소를 찾았다. 양심적으로 운영 중인 정비소였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문제되는 부분을 잘 고쳤다. 고장난 부분의 부품과 완성 교체된 모습까지 확인 및 친절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고마운 마음이었지만 한 편으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생각이 한 켠에 있었다. 내가 참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내 차 달인 교과서 - 자동차 구조편>은 시리즈로 발행된 책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이다. 교과서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을만큼 잘 정제된 정보들을 담았다. 자동차 구성 부품, 구동 방식 및 동력원에서 부터 자동차의 엔진과 동력 전달 장치, 기타 서스펜션, 조향 및 브레이크까지 자동차의 기초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담았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은 다양한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다. 연료 분사, 냉각, 윤활, 흡기, 배기, 과급기, 시동 및 점화, 충전 장치까지 하나하나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다양한 기술의 집약체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운전자의 페달을 통해 자동차가 움직이게 되는 동력을 전달하는 변속기 및 클러치 원리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자동차의 기초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내용이며 개념 파악 및 구조를 이해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조향이 무엇인지, 서스펜션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냉각의 원리가 무엇인지 등 어쩌면 자동차 정비소 담당자와 대화에 앞서 미리 알아두면 좋을 기초 지식을 습득한다는 데 의의를 둘 수도 있겠다.

자동차정비편, 자동차구조정비편, 여성운전편, 명품운전편, 전기자동차편도 시리즈로 준비되어 있다. 자동차 구조를 아는데에 만족하지 않고 자동차를 정비하는 지식까지 갖춘다면 자동차에 대한 나의 상식은 이미 일반일을 뛰어 넘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자동차정비편을 읽으면 이해하는 수준에 멈추지 않고 내가 스스로 정비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

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 - 토플·편입영어·공무원 영어단어 빨리 외우는 법
Mike Hwang 옮김 / 마이클리시(Miklish) / 2018년 7월

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

영어 소설을 읽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

높은 수준의 책

마이클리시 출판사에서 발행된 TOP10 시리즈 중 영한대역 단편소설이다. 총 10개의 영어 단편 소설을 직독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책이다. 이 책의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다. 단편 소설이지만 낯선 단어들이 많이 있기에 술술 읽기는 쉽지 않다. 물론 영어 능력자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나처럼 기본 회화 혹은 업무 관련 영어 이메일 쓰는 정도의 사람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영어 단어는 기본

영어의 90퍼센트는 단어라 했던가. 단어를 모르면 100번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알아도 잘 들리지 않는데 모르는 단어는 절대 안들린다. 그렇기에 기본적 단어 공부는 필수다. 단어 숙지를 단편 소설을 통해 한다면 조금 더 나을 수 있지 않을까? 소설에서 사용되는 영어인만큼 상황에 따른 단어가 기억에 쉽게 남을 것이다. 소설의 첫 도입부에는 소설에서 사용된 단어들을 먼저 숙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단어 공부를 위한 MP3 파일을 다운 받아 공부할 수도 있다.

듣기 공부도 잡자

단어 공부를 위한 MP3 파일 뿐 아니라 단편 소설 전문 MP3파일도 카페 혹은 블로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직독 공부와 더불어 듣기 공부까지 함께 해야 한다. 단편 소설 하나를 읽기, 듣기, 외우기, 말하기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면 단편 소설 한 편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려운 문법은 다시 한 번

단편 소설에서 단어 다음으로 어려운 부분은 긴 문장에 있다. 또한 이 문장이 익숙하지 않은 문법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더욱 혼란스럽다. 길고 어려운 문장을 끊어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며 어려운 문법으로 구성된 문장은 별도의 설명이 한 쪽에 있다. 문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단어 및 문법 공부가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다.

독자에 대한 배려

책을 살펴보면 독자를 배려한 흔적을 구석구석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영어공부 플랜 세우는 법, 단어 외우는 법, 책 사용 법부터 10편의 소설 중에서 난이도 별, 주제 별, 재미, 길이 등 독자가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순서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이 어려울 수 있는 사람에게는 마이클리시 출판의 다른 책들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그 중 영한대역 단편소설 책보다 한 단계 난이도가 낮은 <TOP10 연설문>에도 관심이 생긴다. 

더 걸 비포

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더 걸 비포

속도감, 스토리, 반전까지 매력적인 심리 스릴러 소설

오랜만에 아주 속도감 있게 책을 읽었다. 두꺼운 책이지만 정말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 있게 읽었고, 반전은 넋 놓고 책을 읽다 갑작스레 다가왔으며 마지막 여운은 진하게 남았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들을 접하면서 내 자신에게 물었다.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그 질문들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5a) 당신은 미켄란젤로의 다비드상과 거리의 굶주린 아동 중 어느 한쪽을 구할 선택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p153)

o 조각상

o 아동

완벽한 공간이 가진 오묘함

현대적이며 아름다운 공간, 각종 센서들이 자동으로 빛과 온도를 조절하는 최첨단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집,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로 제인은 입주하고 싶다. 가격적인 면이 맞을 뿐더러 환상적인 인테리어와 시스템은 제인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입주하고 싶어하는 집이다. 하지만 이 집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이백여 가지의 규칙에 동의해야 하며 무엇보다 집 주인 에드워드와의 서류 전형 및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등장 인물 간의 묘한 심리

현재의 주인공 제인과 또 다른 주인공 과거의 에마, 에마의 남자친구 사이먼, 그 속을 알 수 없는 소시오패스이자 완벽한 집을 지은 집주인 에드워드... 등장인물 간의 미묘한 심리를 다룬 매우 정교한 심리스릴러다.

누군가의 소유라는, 기묘하지만 짜릿한 만족감이 느껴진다. 당신은 내 것이에요. (p222)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비밀들

에드워드는 아내와 아이를 잃었다. 죽은 아내와 에마의 모습은 너무나도 닮았다. 또한 제인과도 닮았다.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이 집과 면접의 의미가 바로 자신의 아내와 닮은 사람이어야 하는 조건 때문이었을까. 동시에 매력적인 에드워드에게 에마와 제인 모두 순식간에 사랑에 빠져 버린다.

에마의 죽음

과거의 에마와 현재의 제인의 두 시각에서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에마는 죽는다. 아니 죽었다. 그녀의 죽음은 미스터리다. 제인과 에마의 교차되는 이야기가 죽음의 문턱으로 다가 가기까지 매우 흥미롭다. 제인은 에마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파헤쳐 나간다.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다. 또한 에마의 죽음으로 다가가는 그 과정에서 에마에 대한 사건들이 하나씩 베일을 벗는다. 에마는 거짓말쟁이였다. 어떠한 말이 거짓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그토록 믿었는데 독자들까지 속이고 있었다.

제인의 상실

아이를 사산하고 상실의 아픔을 겪는 제인이 만난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와 매력적인 에드워드의 만남은 필연적이었다.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진 제인은 완벽한 사랑을 느낀다. 심리 상담을 통해 집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에마의 죽음에 서서히 다가간다. 그녀의 죽은에 관심을 가질 수록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 혼란스럽지만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그 미치광이 건축가보다 저 남자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게 훨씬 더 좋을 거야

(p438)

세세한 심리 묘사가 일품

다소 성적인 표현이 스스럼 없이 나오기에 청소년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서적이다. 그만큼 상황적 묘사 및 심리의 세세함이 매우 정교하고 적나라한 표현들이 사용되었다. 남녀간의 미묘한 심리, 소유욕, 거짓말의 심리, 구속의 심리, 상실, 임신과 사산의 경험적 심리, 속박 그리고 사랑. 매우 다양한 심리적 관계 및 서술이 하나하나 흥미로웠다. 경험이 많고 다양한 사랑의 경험을 한 성인들이라면 이 책이 매우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또한 공감 및 타인의 간접적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심리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소설을 통한 간접적 경험은 우리의 식견을 넓혀줌과 동시에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은 이 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콘 바람과 함께 무료한 우리를 달래줄 시간도둑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임을 명백하게 밝힌다. 강력 추천 심리 스릴러 소설! '더 걸 비포'

15. 당신의 아이가 바다에서 조난을 당했습니다. 아이를 구조하러 가는 길에 당신은 딸이 열 명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재난을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당장 딸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모두 다 구할 구조인력을 데려올 수도 있지만, 그 경우 시간이 걸립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p473)

o 당신의 아이를 구조한다

o 다른 열 명을 구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