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의 삶을 살아온 과학자『과학자의 서재』

과학자의 서재 - 최재천 교수와 함께 떠나는 꿈과 지식의 탐험 ㅣ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8월

 통섭이라는 단어로 인해서 유명해진 과학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최재천이라는 과학자는 그외에서 과학, 즉 생물학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분이지만 일반인들이 이 분을 알게 된 것은 그 책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흔히 개미를 연구하는 이 분의 삶은 그냥 평탄한 삶을 걸어왔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제목만 봐서는 단순히 한 과학자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지만 이 책은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계적인 과학자가 걸어왔던 길을 담은 그런 자서전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킥킥 웃기도 하며 내 자신의 어린시절을 생각해 보기도 하며 즐겁게 읽었다.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생각하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어린시절을 보낸 분이다. 산골소년처럼 자연을 벗삼아 도랑치고 가재잡는 그러한 어린시절을 보면서 나도 내 어린시절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난 내 어린시절이 그다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린시절을 잘 기억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 내가 특이한 것인지 하는 의문도 들고 말이다. 

 어린시절을 세계노벨문학상전집과 한국문학을 담은 책들과 보냈던 것이 향후 최재천 자신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매우 공감이 갔다. 나도 어린시절 가장처럼 보게되었던 책인 삼국사기로 인해서 역사에 대하여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책에 대한 흥미도 여태껏 잃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 분처럼 엄청나게 본 것은 아니라서 그 효과는 덜하지만 사람에게 책은 엄청난 것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나는 무엇보다도 이분의 삶 자체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로 꽉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부러웠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그렇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 싫어도 해야하기에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현실에 순응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밤을 지새워도 피곤한 줄 모르고 그 일에 빠져서 사는 삶이 정말 부럽다. 자신이 하는 학문과 삶이 별개인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된 삶을 사는 모습, 바로 이것이 가장 본받아야될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린시절을 인문학적 삶을 보냈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과학에서 찾은 과학자 최재천의 통섭적인 삶이 잘 드러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참으로 매력적인 삶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