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이면을 보다『긍정의 배신』

긍정의 배신 -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 ㅣ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1년 4월

 우리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좋다고들 생각한다. 아마도 이러한 사실에는 거의 대부분이 수긍할 것이다. 어떠한 곤란한 상황이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며 결국에는 성공한다는 등의 스토리는 대중들에게 긍정이라는 것을 항상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러한 오늘날에 이 책은 도발적인 제목을 통하여 우리 대다수가 맹신하고 있는 긍정이라는 것의 실체에 대해서 보다 깊숙히 접근한다. 난 항상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너무나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아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긍정보다는 부정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훨씬 좋다고 여겨왔다. 이런 나의 생각덕분에 긍정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도록 만드는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다.

 저자가 유방암에 걸리면서 보게된 암환자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긍정의 세계였다. 암이 낫게 될 것이라는 믿음속에서 환자들은 절대로 부정적이거나 절망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암에 걸린 것이 축복이었다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여성에게 유방암은 여성성을 훼손케 하는 아주 극악의 병임에 틀림없다.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슴을 절제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또한 암 자체가 매우 나쁜 병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사람들은 암이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가 말인가? 이렇게 되면 긍정도 병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한 것일진대 이렇게 도를 넘어선 긍정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 본다. 자신들이 무슨 성자도 아니고 항상 모든 것들을 긍정적으로 본다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것은 뭔가 잘못되었다. 

 이후 책의 나머지를 차지한 내용은 미국에서 긍정주의가 오늘날 이렇게 이데올로기로 성장한 배경에 대한 것과 긍정주의에 기반한 여러가지 자기계발사업에 관한 것들이었다. 왜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엉터리인 자기계발이야기에 빠지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는 양자역학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이들도 있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결국 그들은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현혹해서 자신들은 엄청난 부를 쌓은게 아닌가... 자신들도 언젠가는 이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순진하게 믿는 것 같았다.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이 책을 통해서 긍정의 뒤안길을 본 것 같아서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어떠한 일에 대한 결과를 생각하거나 할 때 긍정적인 결과보다 부정적인 결과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다. 최악의 순간을 준비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하는 것보다 기대하지 않은 성공적인 결과로 기뻐하는 것이 난 더 좋다고 본다. 물론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라 하는 식으로 항상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난 단지 사고의 측면에서 긍정보단 부정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