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과학"이라는 학문을 통한 방법이다. 수많은 과학적 이론들을 검증하고 실험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고 그로 인해 우리는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도 하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서 우리의 삶이 보다 풍족해지며 편리해지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과학은 여전히 "너무나 먼 당신"임이 틀림 없을 것이다. 나도 어릴적에 과학에 대해서 흥미를 가졌던 적이 있지만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보다 복잡해지고 수많은 수식들과 기호들이 나열되며 내 눈을 혼란스럽게 한 이후로는 과학에 대한 흥미는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보게 된 "과학자처럼 사고하기" 라는 책은 과학에 대한 어려움을 잊게 하였으며 과학은 또 다른 철학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앞서 말한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과학을 통해 이해하는 것과 철학을 통해 이해하는 것. 이 책을 보고 나니 과학도 철학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인 방도만 다를 뿐인 듯 하다. 그다지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 나오는 37명과 저자 푼셋과의 대화를 읽다보면 과학서라기보다는 철학서적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인간과 동물, 우주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과학에 대하여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복잡한 화학구조나 유전자 구조를 연구하며 수많은 생물들에 대하여 그 구조에 대해 연구하기도 하고 물질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것이 과학이라고 여긴다. 과학자라고 하면 왠지 고상하고 하얀 가운을 입고 연구하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나도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37명의 과학자는 푼셋-책의 저자이면서 학자-과의 대화를 보면 이전에 내가 알던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생각은 선입견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게 해준다. 단순한 과학적 사실만이 아니라 그렇게 연구를 하게 된 계기를 비롯하여 여러 과학자들의 생각과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에서 보여주는 과학적 원리들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러한 내용들이 과학은 우리와 엄청난 거리를 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삶속에 있으며 단지 숨어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경이였다. 각기 다른 주제를 연구하지만 그들의 생각속에는 생명에 대한 놀라움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어떤 과학자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이 있는 생명이야 말로 놀라운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바위와 같은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사라지는데 반해 생명은 35억 년 이상 존재해 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다시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점이 바로 이것이다. 생명이 놀라운 이유중에 하나를 든다면 "아폽토시스"라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세포가 자멸하도록 예정된 메커니즘을 이르는 말이다.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공장이 쓸모없어질 때, 미토콘드리아는 몸속의 세포로 하여금 유독한 활성 산소를 만들어 내게 하는 대신, 그저 스스로 기능을 정지한다. 이와 같은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다. 기계도 아닌 것이 스스로 자멸하도록 하다니.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인상깊게 생각한 부분중에 하나였다.
이 책에서 논하는 수많은 주제들은 참으로 흥미로운 주제들이다. 노벨상수상자들을 비롯한 저명한 과학자들과 푼셋의 대화는 그러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보다 더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다소 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내가 보기에도 어려움으로 인해 흥미를 잃게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주 작은 박테리아부터 광대한 우주까지 생각하게 하는 놀라운 책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분을 기쁘게 만든다. 기존에 내가 가진 선입견도 사라졌으며 과학이라는 학문의 일부분이 아닌 학문의 진체를 본 것 같다. 또한 과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며 탐구를 하고 그들이 어떠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나는 과학에 조금이나가 가까히 다가간 것 같다. 그리고 보다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될 계기가 되기도 했다. 참으로 좋은 책 잘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