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의 세계 - 상상력, 이미지, 스토리 돌베개 석학인문강좌 16
정재서 지음 / 돌베개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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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만화 책이 수천만부 팔렸다는 기사를 보면서 상당히 놀랐다. 공식적으로는 1200만부이상 팔렸고 비공식으로는 2000만부정도 팔렸을거라고 하니 한국인중에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으로 그 내용에 대해서 아니면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라도 대충은 알고 있을거라 생각되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 보면 동양의 나라인 한국에서 서양의 신화만 이렇게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동양의 신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아는 우리나라의 신화라고 해봐야 단군신화라든지 아니면 신라의 박혁거세 탄생이야기 정도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내가 그렇게 생각할 자격이 없다는 자책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와중에 이 중국신화를 다룬 이 석학강좌는 상당히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었다. 내가 모르고 있던 신화의 세계와 그 신화가 주는 의미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 속으로 빠져들게 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로마신화만 아는 것보다는 동양의 신화까지 아는 것은 보다 균형있는 시야를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
저자는 서두에 중국신화가 왜 비단 중국인만의 신화가 아닌지 밝히고 있다. 그리스로마신화가 유럽문화의 토대가 되었듯이 중국신화가 우리 한민족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옛 왕조인 고구려의 고분안에서 나오는 삼족오, 신농씨 등 여러가지 문화들이 중국과 공유하고 있는 공통된 문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같은 문화권안에서 오랜세월동안 부대끼며 살아온 여러민족이 공유하는 문화적요소가 있기에 중국신화는 동아시아 전체 문화의 원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화는 무엇일까. 저자는 신화의 정의는 다양하기에 딱 규정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신화가 신성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다른 여타의 이야기들과 가장 차별되는 점이다. 또한 원시인류의 초기 세상에 대한 인식과 자연에 대한 이해담겨 있다. 오늘날의 인간과는 지적인 성숙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인간의 조상들이 바라본 세계에 대한 최초의 인식이 담겨있다는 것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신이 어떻게 탄생했고 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인간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들만의 독특한 시각과 사유에 바탕을 둔 언어로 만들어진 것이 신화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의 모든 사상과 발달과정의 근원이 그 고대의 신화라고도 볼 수 있다. 철학, 문화, 예술, 인문, 사회에 모든 밑바탕속에는 이러한 초기 인류의 독특한 사유가 담긴 신화가 근원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중국의 신화가 우리에게 중요한의미를 지니는지 간접적으로도 알 수 있을 듯 하다. 말하지 않아도. 신화는 이렇게 초기인류가 가진 독특한 시각으로 인간과 자연의 교감에 의해서 탄생했다. 본래 인간은 자연과 자신을 동일시 보려고 했으며 오늘날의 세상을 지배하는 합리주의와 이성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근대를 거치면서 신화적사고는 낡은 사고로 취급받으며 합리적 이성적인 사고와 관점이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로인해 무조건적인 발전등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인간은 그동안의 죄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최근 일본의 방사능누출사고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우리는 자연을 기계론적으로 보는 시각과 오로지 합리적,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근원부터 반성해야할지도 모른다느 생각이 든다. 초기 인류보다 우리가 지능도 높고 발전되었다고 여겨지는 문명을 이룩했지만 어찌보면 초기인류는 지적수준이 우리보다 낮을지 몰라도 동물적 감각으로 자연을 자신과 동일시보고 세상을 생기론적으로 파악하는 우리보다 앞선 진보된 사고를 행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항상 과거 조상들에게 놀라는 것처럼 인류도 인류의 조상을 알아가며 깨달아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3.
중국신화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듯 하다. 서구화된 생활양식에다가 우리가 신화하면 떠올리는 것이라고는 그리스로마신화이고 좀 더 나아가면 우리 고유의 단군신화를 떠올릴테니까. 그렇다면 중국의 신화는 무슨 내용일까 고대 세상은 혼돈상태였다. 그러다가 반고라는 신이 세상을 하늘과 땅으로 나눈 뒤  1만8천년이 지난 후 자신의 몸을 분리시켜 각가의 신체마다 강, 땅 등 여러가지 세상을 만들었다. 여기서 우리는 고대인류가 자연과 인간스스로를 동일시 하는 사사을 엿볼 수 있다. 반고라는 신은 판타지나 무협소설에서 가끔씩 나오는 신이라 이름은 낫설지 않다. 그 외에도 A매치마다 나오는 붉은 악마의 상징(?)인 치우도 중국신화에 나오는 신이다. 그의 라이벌인 황제 또한 그렇다. 이외에도 서왕모라든지 태양을 활로 떨어뜨린 예, 신농씨 등 다양한 중국의 신들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산해경"이다. 기괴하고 실존하지 않는 존재들과 이야기를 담은 신화책으로 이 책의 모든 신화적요소는 이 산해경에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모든 동아시아 신화의 근원이자 원천인 것이다. 다양한 중국신화이야기가 나오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주목한 점은 앞서 말했듯이 중국신화가 비단 중국만의 신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대 동아시아에 살던 동이계, 화하계, 묘만계가 공유하는 공통된 신화이다. 다만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대국이고 그동안 대국으로 존재했기에 중국신화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신화가 우리의 신화라고도 여길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오랜세월 공통된 신화를 공유했으며 우리고유의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들에도 깊숙히 그 신화적요소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다수 아는 견우와 직녀는 적어도 기원전 5세기경부터 신화로 내려왔으며 백제가 일본에 산해경을 전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적어도 삼국시대내지는 그 전에도 산해경으로 인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금오신화에도 신화적요소가 나오면 허난설헌이 지은 시속에도 그것이 담겨있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동이계가 주류였고 그 신화가 우리민족의 신화였을지도 모르지만 어쩄거나 시간은 흘렀으며 오늘날에는 중국신화로 알려져있고 우리의 삶속에는 그러한 중국신화 바닥에 깔려있다. 신화는 모든 상상력의 밑바탕이며 그 신화의 이미지 또한 오늘날 우리에게 유용한 재료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오늘날 같이 스토리텔링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신화는 아주 쓸모있고 좋은 화수분이나 다름없다. 천녀유혼이라는 영화가 신화에 나오는 귀신과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날 중국신화를 알아야하는 이유이다. 덧붙이자면 서구화된 우리 생활방식과 편향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4.
전체적으로 횡설수설한 듯 하다. 하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신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오늘날 중국신화가 우리민족과 밀접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상상력과 이미지, 스토리의 원천인 중국신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자라고 간추리면 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관심없던 신화에 대해서 그것도 중국신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우리의 삶 깊은 곳에 위치한 신화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 귀중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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