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올리브





내가 정말 좋아했던 "올리브 키터리지"의 다음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서 번역서가 나오길 기다렸는데 소식이 없길래 원서를 사두었었다. 그래놓고는 내가 늘 그렇듯 언젠간 읽겠지 하고 미뤄놓고 있었는데, 아니 이럴수가 얼마전에 번역서가 나와버렸네? 평소 같았으면 당장 그걸 샀겠지만 나는 이미 원서를 사둔 몸. 번역서를 사게되면 원서는 당연히 그냥 책장에서 썩을거 같아서 꾹꾹 눌러참고 부랴부랴 원서를 읽고 있다.

근데 지금 막 "Light"까지 읽었는데 눈물이 주루룩ㅠㅠ

엄청나게 슬픈 그런건 아닌데 찡한 감정이 울컥 솟아서 읽고 있는 내 눈에서 눈물 몇방울이 툭툭 떨어지는거다. 

살다가 견딜 수 없이 슬프고 힘든 순간이 왔을때 나와 늘 함께 했던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서가 아니라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살면서 그닥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뜻하지 않게 위로를 받는 순간. 

그런 보석같은 순간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진짜 일상적인 단어로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표현해 냈다.

이렇게 쉽게 쓰는데 이렇게나 아름답다니! 간단한데 깊다니!

새삼 다시 작가의 글발에 감동했다. 

ㅠㅠ



2. 가을사진


요즘은 시기가 시기라 많이 돌아다니진 못 하지만 간간이 산책길에 나서긴 했고 그때 만난 가을은 정말 예뻤다.

가을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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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알고 있다 - 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여성 식물학자의 사건 일지
퍼트리샤 윌트셔 지음, 김아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법의생태학이라는 분야를 알게된 점이 가장 큰 수확이었고 저자가 살아온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생에 대한 통찰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장을 읽는 맛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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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비오거나 흐리다가 햇빛 반짝 나고 하늘이 파랗게 되니 상쾌하구만

마당에 나리꽃이 한가득 폈다. 중간중간 원추리도 펴있고 한켠엔 플록스꽃도 한다발 화려하게 펴있다.

7월이 뭐 이렇게 안 덥냐 하는데 그래도 여름에 필 꽃들은 알아서들 잘 피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이 책을 읽고 있다. 사실 중간쯤 읽다가 멈춘 상태.

엄청 흥미진진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책이라 좀 그렇다ㅋㅋㅋ

수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연구하는 사람이 쓴 책이라 그렇겠거니 하긴 하는데 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수사기법 이런걸 막 기대했기 때문에 약간의 실망을...

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그냥 추리소설을 읽었어야 했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렇게 시원할 거냐 여름.

난 덥고 땀 나서 숨막힐거 같은 뜨거운 여름이 좋은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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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간만에 날씨가 맑아서 가까운 구봉산에 놀러갔다.









하늘이 높고 파랬다 기온도 별로 안 높고 벌써 가을이 온건가! ㅋㅋㅋ

맑아서 멀리 산 골짜기도 선명하게 잘 보이고 시야가 탁 트인게 아주 좋았다.

후다닥 커피 한잔 마시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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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이 영화를 봤는데 잠들기전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픈거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오늘은 게다가 비도 오고 영화의 웬디 생각도 계속 나고 더더욱 기분이 촤악 가라앉는다. ㅠㅠ



웬디는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 인디애나주에서 운전해서 오리건주까지 왔다. 동행은 달랑 루시라는 반려견 뿐이다.

알래스카로 가는 이유는 취직을 하기 위해서다. 그곳에선 늘 일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현재 웬디는 배낭 하나에 다 들어가는 단출한 짐과 낡은 차와 몇푼의 현금만 있는 상태다. 

최대한 아끼고 아껴야 그나마 알래스카에 갈 수 있을텐데 오리건의 활기없고 쇠락한 마을에서 그만 발이 묶여 버린다. 20년은 훌쩍 넘은 차가 먼 길 오느라 고장이 나버린거다. 더이상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거기다가 빠듯한 예산 생각에 마트에서 개 사료를 훔치는 잘못된 선택으로 경찰서에 잡혀가느라 루시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개통조림 하나 훔쳤을 뿐인데 굳이 원리원칙대로 경찰을 불러야 한다는 마트 점원은 야박하기 그지 없었다. ㅜㅜ

경찰서에서 벌금을 내고 나온 웬디는 루시를 찾으러 다니지만 루시는 어디에도 없다. 

루시를 찾기 위해 웬디가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지만 루시는 찾을 수가 없다.


요즘 시대에 휴대폰 하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웬디는 그나마 낡은 차라도 있었기 때문에 밤에 들어가 잘 지붕이라도 있었던 셈인데, 차를 수리 맡겨야 하는 바람에 잘 곳이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산에서 혼자 잠을 자는데 그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숙자를 만난다. 

노숙하면서 맞닥뜨린 이 공포에 주유소 화장실에 달려 들어가 울음을 터트리는 웬디를 보고 있자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영화는 조용하고 담담하다. 그래서 현실적이기도 하다. 

멀고 긴 여행 중인 가난한 웬디는 말을 걸어 오는 낯선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할 줄 아는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쉬운 길로 빠지려는 사람도 아니다. 길위에서 혼자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는,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성격의 사람이다. 우리 거의 대부분의 현실 속 사람들이 그러하듯. 

웬디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냥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웬디에게 가장 친절했던 주차장 관리원은 작별인사를 하며 그녀에게 돈을 쥐어 주는데 그가 베풀 수 있는 선의는 지폐 6달러 였다. 고마운 돈이지만 한편으론 가슴 아픈 액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때까지 보다 훨씬 더 가슴아픈 이야기는 결말에 있었다.ㅠㅠㅠㅠㅠㅠ

루시를 찾은 웬디는 이제 차도 없고 남아 있던 돈도 반이나 쓴 상태다. 이대로 알래스카에 가는건 지금까지 보다 더 고생 길이 될 게 뻔하다.

반면 루시는 푸른 잔디마당이 있고 사료 떨어질 걱정이 없는 집에서 좋은 주인을 만나 살고 있다. 웬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 

ㅠㅠ


웬디가 돈 벌어서 루시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분 좋은 결말을 나혼자 상상해 보려고 했는데, 이 영화가 현실을 단단히 딛고 있기 때문에 동화같은 판타지가 끼어들 여지가 없어서 그런지 상상이 잘 안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영화 내내 웬디가 범죄나 마약 같은 나쁜 길로 빠질 성향의 사람은 아닐거라고 거의 확신하게 된다는 점이다. 

웬디는 가난하지만 그런대로 혼자서 꿋꿋하게 잘 헤쳐나갈 것이다. ㅜ ㅜ



이 영화는 크고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저 길 위의 가난한 인생을 지그시 따라가기만 하는데도 사회의 빈곤과 소외라는 문제가 보는이의 가슴 속으로 아프게 파고 든다. 

가볍게 선택한 영화였는데 한 방 세게 맞은 느낌이다. 아주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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