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전에 조금만 읽다가 자려고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다 읽고 자게 생겼네😆
초반 읽는데 계속 웃는 중
정지아 작가 이 소설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벌써부터 다른 작품들 다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이 너무 좋다





"그래도 사람은 갸가 젤 낫아야."
아버지에게는 사상과 사람이 다른 모양이었다. 예전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광주교도소에서 함께 복역한동지 한 사람이 떠르르한 지주의 자식이었다. 그에게는늘 사식이 풍성하게 들어왔다. 그 사식을 벤소에 숨겨놓고 돼지처럼 저 혼자 먹었다고, 진짜배기 혁명가가 아니라고, 아버지는 두고두고 흉을 보았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한 감방에 있었는디 갸들은 지 혼차 묵들 않애야. 사식 넣어주는 사람 한나 없는 가난뱅이들헌티 다 노놔주드라 단 한명도 빠짐없이 글드랑게. 종교가 사상보담 한질 윈갑서야."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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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2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이 그토록 재밌는 그 <해방일지> ㅎㅎㅎ
망고님 이 책 찜! 👆^^

망고 2022-09-22 00:06   좋아요 1 | URL
정말 재밌어요 진짜 계속 웃고 있어요ㅎㅎㅎ
 



이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는 필립이라는 인물이 태어나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 20대 후반까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원대한 꿈을 품고 그 꿈에 도전해 보지만 좌절하고 그래서 진로를 변경해 보았지만 이것도 아닌 거 같아서 다시 다른 직업에 도전하고 사랑에 빠져보았다가 큰 상처를 입기도 하고 돈에 쪼들려 궁핍한 생활을 경험하기도 하다가 미지의 세계를 여행해 보겠다는 계획으로 지금의 고생을 보상하려 하지만 결국은 현실과 타협해 안락한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인생행로를 변경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대략의 내용이다.

필립은 어릴 땐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세계, 현실의 삶과 동떨어진 미학적인 세계에 탐닉하다가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이런 저런 경험과 고생을 해보고는 결국 세상 속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현실적인 고민들을 해결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택하게 된다.

인간은 그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을 뿐이다. 인간의 삶이란 것에 어떤 큰 의미를 찾으려는 굴레를 떨쳐낸다면 오히려 내가 왜 이렇게밖에 못 사는가라는 고민을 떨쳐낼 수 있고 내 삶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 바로 이것이 필립이 현실에 안착하게 되는 여정에서 깨달은 진리다.

지금의 평범한 삶이 어릴 때 꿈꾸던 찬란한 삶이 아니라 하더라고 그게 결코 인생의 패배가 아님을 필립이 몸소 겪어나가는 삶 속에 잘 엮어낸 소설이었다.

 

 

 

나는 늘 인간의 추악하고 찌질한 면면을 얄미울 정도로 잘 포착해 내는 작가가 서머싯 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소설도 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필립에 대해서는 작가의 애정이 담뿍 깃들어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서머싯 몸의 다른 소설들에서 보다 주인공을 좀 더 귀엽게 봐줄 수 있게 된 점도 꽤 재미있는 점이었다.

이때까지 서머싯 몸의 소설을 4권 읽었는데 그중 재미없었던 것이 한권도 없었지만 나는 이 소설이 가장 좋았다.

특히 필립이 깨달은 인생 양탄자론 너무너무 공감했는데, 이게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이 문장으로 팍팍 나와 버리니 몸에 전율이 일 지경이었다.ㅎㅎㅎ

곱씹어 생각해볼 문장들에 간만에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 본 책이었다.

참 재밌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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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읽지 않은 새책탑.

맨 아래 리처드 루소 책은 언니가 보내준 책. 너무 두꺼워서 받아보고 놀랐네ㅋㅋㅋ 언제 읽지?;;

"바람의 그림자"는 한때 굉장히 유행했을땐 전혀 관심 없었는데 요즘 이야기에 푹 빠져 읽을 소설책이 신간으로 잘 안나오다 보니 갑자기 저 책이 궁금해져서 사봤다. 

"도즈워스"는 정말 재밌어서 박수치며 읽은 "배빗"의 그 싱클레어 루이스 작이라길래 나오자마자 얼른 주문했는데 한장도 들춰보지 않은 상태고ㅜ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책이 참 예뻐서 마음에 들지만 역시 안읽고 있고ㅋㅋㅋ

"굴드의 피아노"는 이것도 언젠간 읽겠지 하고 있다ㅋㅋㅋㅋㅠㅠ



요즘은 책이 눈에 잘 안들어와서 독서를 멈춘 상태. 

"토지"도 이제 마지막 5부의 4권 남겨놓고 멈춤 상태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은 한권도 안 읽고 고대로 반납하기를 하고 있고 책장에 안읽고 꽂아둔 책들도 여전히 그상태 그대로다.

이제 날씨도 시원해졌으니 책 읽을 마음상태를 좀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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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30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너머 보이는 싱그러운 초록빚
독서의 계절
읽을 책들 서둘러서(중고알림 뜨자마자 후다닥 ㅋ) 쟁여두귀🤗
망고님 9월 열독의 달 되실것 같습니다 😊

망고 2022-08-30 22:20   좋아요 1 | URL
스콧님은 늘 꾸준히 열독중이셔서 좋은 자극을 받게되어요😄9월도 화이팅👍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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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때는 재밌게 읽었는데 다 읽고 책장을 덮고나서 약간의 좌절을 맛봤다. 그래서 양자역학이 대체 뭘까ㅠㅠ 알고 싶다. 과연 내가 이해할수나 있을까?하는...관련책을 좀더 읽고 싶어졌다. 독서영역을 넓힌다는 면에서도 이 책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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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03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자 역학이라는게
일종의 입자들이 중첩 되어서 측정되기 전에 서로 다른 상태로 있는 건데
양자 역학의 법칙은 붕괴되는 상태와 붕괴되지 않는 상태가 서서히 중첩 되어서 입자가 제어해 버리는 겁니다 ㅎㅎㅎ

우리가 세상을 이해 하기 멈춰도
공기 속 미세한 입자들은
서로 중첩 되고 파괴 되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도 ㅠ.ㅠ

망고 2022-08-03 00:36   좋아요 1 | URL
스콧님은 양자역학도 이해하고 계시는군요ㅠㅠ정말 너무 대단대단👏👏👏👏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엄청나게 머릿속에서 파고들어가면 그 끝에 다다르는 어떤 영역, 어쩌면 이 세상이 생겨날수 있었던 기원을 찾는 영역이겠거니 하고 추측하고 있어요ㅎㅎㅎ 스콧님의 박학다식함에 늘 감탄합니다😄

scott 2022-08-03 00:38   좋아요 1 | URL
이해를 영화 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양자 역학 공식은
제눈에 그림 일뿐😎

망고 2022-08-03 00:43   좋아요 0 | URL
오 무슨 영화인가요 저도 볼래요ㅠㅠ
 



엘리자베스 조트는 화학자다. 때는 여성 과학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1950년대. 연구소에서 유일한 여성 과학자로 엘리자베스는 근무 중이다. 동료 남성 과학자들 사이에서 전혀 인정을 받지 못 한 채

그녀는 그들보다 훨씬 지적으로 뛰어나고 연구 성과도 훌륭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비서취급을 당하기 일쑤고 고분고분하지 않다며 비아냥과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모여서 수군수군 엘리자베스에 대한 음담패설과 험담을 하는 동료들. 엘리자베스는 그들을 무시하고 꿋꿋하게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화학 연구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자베스는 노벨상 후보에 오를 만큼 천재적인 화학자인 캘빈 에반스의 연구실에서 비커를 가져오려다가 그과 마주친다. 그때 캘빈은 그녀를 비서로 오해하는 말을 하고 엘리자베스는 자신은 화학자라며 응수하면서 둘의 만남이 시작된다. 캘빈은 자신의 오해를 사과하기 위해 엘리자베스를 찾아가고 극장에서 또 어찌어찌 우연히 만나고 해서 둘은 드디어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둘이 연애할 때 너드들의 대화를 보는 것 같아서 좀 재밌는 부분이기도 했다.


1950년대에 결혼을 하지 않고 연인이 같이 사는 경우는 드물었다. 게다가 결혼을 하지 않고 여자 혼자 아이를 기르는 경우 그것을 보는 시선은 따가웠다. 엘리자베스와 캘빈은 결혼을 하지 않고 같이 살았는데 그것은 엘리자베스가 결혼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캘빈과 결혼을 하면 엘리자베스 자신의 화학자로서의 정체성은 캘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대체될게 뻔했기 때문이다.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이고 싶지 캘빈 에반스의 부인 엘리자베스 에반스 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이유로 엘리자베스는 아이 갖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캘빈과 다 합의가 된 사항이었다.

그런데 캘빈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캘빈의 죽음과 임신이라는 두 가지 충격이 그녀를 뒤흔드는 동시에 연구소에서는 임신한 여직원은 퇴사해야 한다는 통보를 한다. 이제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한편 엘리자베스가 퇴사하고 나자 연구소에서는 그녀가 하던 연구를 계속해나갈 화학자가 없었다. 다들 엘리자베스의 연구를 이해하기엔 지적 능력이 달리고 무능력했다. 그래서 연구실 화학자들은 엘리자베스 집에 찾아오게 된다. 보고서를 보여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엘리자베스에게 가르침을 받으려고. 그녀는 그 가르침을 대가로 현금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연구소 과학자들은 엘리자베스의 집에 계속 드나들었고 그녀는 그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시간은 흘러 엘리자베스는 딸 매드를 낳는다. 육아는 매우 힘든 것이었고 집에서 매일매일 생계를 위해 연구하랴 육아하랴 점점 지쳐간다. 그때 오지랖 넓은 이웃 헤리엇이 나타난다. 아이들을 길러본 적 있고 처음 육아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는 헤리엇은 엘리자베스 집에 불쑥 나타나서 도움의 손을 내민다. 이렇게 엘리자베스와 헤리엇의 우정은 시작된다. 이 둘은 서로 도움과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흐뭇한 관계를 이어 나가게 된다. 

헤리엇이 매드를 봐줄 수 있게 되자 엘리자베스는 다시 연구소에 나가기로 한다. 연구소에서는 마침 엘리자베스의 연구가 절실하던 차라 그녀를 다시 데리고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은 숨기고 그녀에게 무슨 큰 혜택을 주는 척 화학자가 아니라 연구실 보조 정도로 직급을 낮춰서 고용해버린다. 이런 수모를 어쩔 수 없이 다 받아들인 엘리자베스는 그러나 자신의 논문을 훔쳐서 발표해버린 상사의 부도덕함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버린다.

 

이렇게 해서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는 연구소가 아닌 TV에서 주부들 상대로 요리를 가르쳐 주는 프로의 진행자로 직업을 틀게 된다. 매드와 같은반인 아이의 아빠 월터가 지역방속국 프로듀서인데 엘리자베스를 만나보고는 그녀의 당당한 태도와 매력적인 얼굴에 이건 되겠다 싶어서 캐스팅 제의를 한 거다.

평소에 엘리자베스는 요리는 화학이라고 말해왔다. 그래서 요리를 잘 했고 요리하는 걸 실험실에서 실험하듯 좋아했다. 엘리자베스는 소신대로 요리프로 진행을 단순한 요리가 아닌 과학의 관점으로 접근했고 원소기호로 요리 재료를 소개하는가 하면 영양성분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곁들였으며 요리는 주부들의 그저 쉬워 보이는 단순 노동이 아니라 영양소를 공급하여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과학적인 숭고한 작업임을 설명했다.

머리에 연필을 찔러 넣고 바지를 입고 진지한 표정으로 과학을 설명하는 엘리자베스의 요리 프로는 여성 호스트가 섹스어필 하지 않아서 망할 거라는 방송국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주부들은 노트와 연필을 가지고 TV앞에 앉아서 엘리자베스가 설명하는 내용을 필기하며 요리프로를 봤다. 그녀의 영향으로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여기저기에서 과학적 설명과 원소기호를 써가며 대화를 하는 여자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요리 프로에서 계속해서 여성들에게 용기를 준다. 공부하기 늦은 때란 없다 가정주부들도 충분히 어릴때 꿈꾸던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여성이라고 사회의 편견에 주눅 들지 말라고.

엘리자베스의 팬들도 많아지고 헐뜯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프로그램은 승승장구 한다. 이제 엘리자베스는 그야말로 셀럽이 된 듯하다. 정작 그녀 자신은 그런 것 엔 무관심하지만. 자신은 화학자라고 확실히 선을 그을 뿐이다.

하지만 유명해지면 세상은 그 사람을 가만 놔두지 않는 법.

엘리자베스의 가족사가 세상에 알려지고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사실, 엘리자베스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지도교수와 연구실 상사의 그녀는 과학자가 아니다라는 인터뷰 등등 엘리자베스 앞에 나타난 거대한 가십성 재잘거림들이 그녀를 우울하게 만든다.

 


결론은 해피엔딩이지만 책을 읽어보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내가 이 책을 받아서 읽을 땐 번역서가 없었는데 지금 보니까 신간으로 번역서가 나와 있다. 내 생각이지만 굳이 원서를 볼 필요는 없고 번역서를 봐도 충분히 재밌을 거 같다. 꼭 원문을 봐야겠다 싶은 문장들은 잘 없는 거 같아서 말이다.

배경이 50,60년대라 여자들 입장에서 아주 짜증나고 화나는 부분들이 많이 나오지만, 뭐 지금이라고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때 보다는 나아졌으니, 굉장히 위트있는 대화들과 문장들이 페이지를 채우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엘리자베스의 인생사가 어떻게 보면 되게 우울하고 고난의 역사인데 그걸 다 극복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최선을 다해 매진하는 모습, 당당하고 침착하게 할 말 다 하는 모습 아주 보기 좋았다. 그래도 엘리자베스 괴롭힌 놈들 법적으로 처벌 받지 않은 건 너무 분하다. 다 읽고 지금 생각해봐도 화가 난다. 엘리자베스는 그 일들을 다 겪고 어떻게 그렇게 꿋꿋하게 살아가는거야.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너무 대단하고 대견하고 멋있었다.

또 이 소설에서 출생의 비밀도 나오는데 이런 게 들어가면 또 너무 재밌지. 왜 이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었는지 알겠더라. 엘리자베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 되는 와중에 주변 사람들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의외성도 있고. 사실 엘리자베스와 월터가 커플로 잘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는데 그쪽이 아니고 다른 쪽으로 커플이 되어서 그게 참 의외여서 재밌었다. 이건 나만의 느낌일지도;;

 


아무튼 재밌게 읽어서 드라마도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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