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조 바사니의 소설은 이 책까지 해서 세 권을 읽었다. 역시 이 책도 그동안의 책들과 같이 파시즘 시대, 페라라의 부르주아 사회가 배경이다.

 

중년의 동성애자 의사 파디가티와 스무 살 유대인 대학생인 화자의 이야기다.

그동안 동성애자 의사 파디가티에 대한 소문과 가십을 바라보기만 하던 화자는 인종법이 시행되면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점점 사회의 바깥으로 밀려나게 되는 상황을 맞는다.

이렇게 각각 다른 이유로 사회에서 배척당하는 두 사람은 서로의 외로움을 들여다보게 된다.


 

자신에 대한 뒷담화와 조롱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다가가는 파디가티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지나치게 조심스럽지만 다정하고, 청년들과 예술을 논하면서 선하게 조언도 해주는 착한 사람 파디가티. 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자주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대놓고 조롱하기도 한다. 그래도 파디가티는 그 순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을 뿐, 사람들 곁을 떠나지 않고 온화한 모습으로 말없이 앉아 있는 사람이다. 이런 파디가티의 상황들을 읽으면서 내가 다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었다. 그 조롱을 다 받고도 사람들 곁에 있고자 하는 모습, 그가 그토록 외롭다는 반증이겠지.


 

반면 화자는 유대인이어서 점점 외로워진다. 그래도 곁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위로해 주는 친구들이 있는 화자는 파디가티보다 상황이 나은 걸까? 화자는 사회에 분노할 정도로 삶의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파디가티는 정말로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에게 길을 잃고 다가온 어미개도 주인을 찾아 떠날 만큼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이런 파디가티가 너무 안쓰러웠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사람은 외로움 때문에 죽는다라고 썼다. 파디가티의 삶을 보면 정말로... 정말로 그렇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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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8-24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황들을 읽으며 망고님 얼굴이 빨개지신다고 하니 마음이 좀 그런데.... 그런데도 사람들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이라면 뭐랄까요 ㅠㅠㅠ
사람이란 역시 사람들 사이에 살아야하는 거 같고요.

망고 2026-08-24 22:10   좋아요 1 | URL
독신에 예술적 조예가 깊고 친절한 의사 선생님이기만 하던 시절의 파디가티는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그가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이 대놓고 조롱하기 시작해요.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 옆에 있으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어요ㅜㅜ 그렇게 다가가려 해도 결국엔 혼자 남게되고... 모욕을 참아내도 결국 외롭게 되더라고요. 이 소설 짧은데 울적하게 여운이 길게 남아요ㅠㅠ

blanca 2026-08-25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 읽는데 내내 마음이 안쓰러워 혼났어요. 정말 대단한 소설이죠. 두 번 읽었는데 한 번 더 읽어보렵니다.

망고 2026-08-25 17:08   좋아요 1 | URL
오 블랑카님 이 책 두 번 읽으셨어요? 그럴만 해요. 저도 생각날때마다 꺼내읽어도 괜찮겠다 싶은 소설이었어요. 이렇게나 안쓰러운 인물의 이야기를 참 아름다운 문장으로 담아내어서 가슴이 더 아팠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