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장마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지? 비 오고 흐리고 눅눅하고 불쾌한 날의 연속이다.

날씨가 불쾌할수록 재밌는 걸 보고 싶어져서 또다시 미드를 시청. 이번엔 데드 투 미 dead to me"를 봤다. 시즌3까지 완결이고 에피소드 당 시간은 비교적 짧다. 30분정도? 게다가 매회 너무 재밌어서 후다닥 볼 수 있었다.

일단 제목을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싶다. 나한테는 죽어있는 것과 같다는 뭐 그런 뜻이지 않는가? you're dead to me라고 하면 너는 나에게는 죽은 상태에 있어 고로 너랑은 끝이다 대충 이런 뉘앙스니까. 나한테 큰 잘못을 해서 상대방을 아주아주 싫어하게 되었다는 그런 표현.

이 드라마의 제목이 이런 이유는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아주 큰 잘못을 하기도 해서 서로를 싫어할 법도 한 상황에 있기도 하고, 정말로 문자 그래도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3달 전 남편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잃은 젠은 슬픔을 치유하는 모임에 나가 심장마비로 애인이 죽었다는 주디를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주디는 젠에게 다정하게 다가가는데, 젠은 벌컥 화를 잘 내는 성격에 다정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따뜻하고 착한 주디가 내미는 손이 영 닭살 돋고 거슬리지만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난다. 밤에 잠을 못 자고 불면증에 시달리던 젠은 언제든지 전화 하라는 주디의 말이 떠올라 한번 전화를 걸어본다. 주디의 다정함,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따뜻함, 무슨 말을 해도 좋은 반응을 해주는 이해심 등의 영향 때문인지 젠은 주디와의 통화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주디와 대화하고 있으면 잠도 잘 온다.

그렇게 둘은 급속도로 친해지는데... 하지만 주디에게는 비밀이 있다.

주디는 밤에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적이 있었는데 바로바로 그 사고 희생자가 젠의 남편이었던 것이다. 주디는 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는데, 하지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에 젠에게 다가갔던 것이었다. 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주디와 남편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다. 주디는 계속해서 양심에 찔려 하고 진실을 고백하려고 하지만 여러 상황이 얽히고설키게 되는 와중에 젠과의 우정은 더욱더 깊어진다.

이 드라마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여성 캐릭터가 만들어 나가는 우정이 아주아주 인상 깊다. 버럭버럭 화를 내고 욕을 입에 달고 살고 감성적인 닭살 돋는 말들에 우웩하는 젠과 온화하고 착한 말만 하고 남들의 좋은 면을 잘 보는 보헤미안 주디는 서로 정반대의 캐릭터인데 한쪽이 강하게 욱하면 한쪽이 잔잔하게 감싸주는 식의 앙상블 연기가 참 재밌다.

굳건한 두 주인공의 우정 위에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시체가 나오고 수사망은 좁혀오는 심각한 사건이 나오지만 드라마 톤은 코믹하다. 매회 너무 재밌고 어떻게 상황이 풀릴지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재밌는 코미디가 펼쳐지는 와중에 두 주인공이 품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슬픔은 신중하게 다루어진다. 서로의 우정으로 슬픔을 드러내는 과정에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ㅠㅠ특히 마지막 시즌은 너무 슬픈 장면이 많았다. 웃다가 우는 드라마랄까...

정말 재밌게 잘 봤다.



두 주연의 연기가 아주 일품이었다. 어쩜 그렇게 캐릭터에 딱 맞게 잘 보여주는지...

두 사람이 모두 낯이 익다 생각했는데 찾아 보니 역시 내가 본 드라마에 나온 적이 있는 배우들이었다.

젠 역의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는 바로 프렌즈에서 레이첼의 동생역할로 잠깐 나온적이 있었다.


 

ㅋㅋㅋ잊을 수 없는 등장이었지.  


주디역의 린다 카델리니는 매드맨에 나왔었다고. 나 매드맨 2번이나 정주행 했었는데 무슨 역할이었는지 정말 기억이 안나서 한참을 생각했었다. 분명히 잘생겼지만 개쓰레기였던ㅋㅋㅋ 주인공 돈이 바람피운 상대 였을거 같긴한데 누구였지 검색해보니



돈이 재혼하고 나서 이사간 아파트 이웃에 살던 의사의 부인역할이었단다. 역시나 돈이랑 바람피웠던ㅋㅋㅋㅋㅋ 그렇구나...머리 스타일 다르니까 못 알아보겠네...




아 그리고 책을 샀다. 드라마 얘기 하다가 뜬금없이 책을 샀다라니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먼고 해밀턴" 샀다.

더글러스 스튜어트가 부커상 받은 "셔기 베인"을 좋게 읽었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이 책도 읽으려고 하긴 했었다. 하지만 책 사지 말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자 다짐하고 있었건만ㅋㅋㅋㅋㅋ아니 글쎄 교보문고에서 두둑하게 적립금을 줬는데 곧 없어진다고 자꾸만 문자를 주는거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사고 말았다ㅋㅋ적립금은 출첵 이런거 다 합쳐서 무려 7천원이었다. 이걸 아깝게 그냥 없앨 수는 없지 않은가? ^^

하아....알라딘에서 교보문고에서 책 산 이야기라니....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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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7-24 0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7천원을 그냥 없앨 수는 없죠. 그건 반드시 책을 사서 없애야죠. 잘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어제 책 또 산 사람 씀)

망고 2024-07-24 12:2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아휴 또 사셨어요? 매일 책 사는 사람 다락방님🤣

자목련 2024-07-25 0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배롱나무 꽃이 벌써 피었나요?
망고 님의 마당은 천국입니다~~

망고 2024-07-25 11:34   좋아요 1 | URL
배롱나무를 알아보시네요?😄 요즘 피기 시작했답니다 비 그쳐서 예뻐질 시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