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새로운 소설이 나온다고 한다. 번역서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는데 인기작가니까 빨리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이번에 나오는 소설은 내 이름은 루시 바턴에서의 루시 바턴 전남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니까 루시 바턴과 연결되는 소설은 새로 나올 소설과 이전에 나온 무엇이든 가능하다까지 포함해서 세권이 되는 셈이다.

나는 이미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은 읽었고 아직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남겨둔 상태였는데 신작이 나온다니까 마음이 급해져서 책장에 묵혀두었던 책을 꺼냈다






이 책에서 루시 바턴이 직접 등장하는 단편은 한 편 뿐이다. 올리브에서도 그랬듯이 루시 바턴은 한 타운에 사는 사람들이 그녀를 잠깐 언급하거나 기억에 스치는 정도로 등장한다.

거의 모든 단편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나오고 그 상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위로를 받는다. 가족 같이 오래된 관계 속에서 함께 공유한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는 위로도 있고, 낯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찾아오는 위로도 있다.

 


특히 마음이 아팠던 단편들은 루시 바턴의 가족들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쓰레기통을 뒤져서 음식을 찾아 먹던 지독하게 가난했던 사람들. 언니 오빠 친척 남매들 까지 모두 그 가난이 깊은 상처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성실하고 자기 일 하며 열심히 사는 제법 성공한 어른의 삶을 살고 있지만 어릴 때 그 비참했던 일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이들을 살게 하는 힘은 자신의 상처 많은 삶에서 배운 인간에 대한 이해심이다. 저 사람의 삶도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이해에서 살포시 손을 내밀 때, 그렇게 서로가 마음이 통해서 등을 토닥여 줄 때 내 상처에도 위로의 순간이 찾아온다.

 

 

모든 단편이 다 좋았는데 미시시피 메리는 이 중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이야기였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 78살에 62살의 애인과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메리는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딸과 4년만에 재회한다. 가족을 떠난 엄마에게 화가 났지만 결국엔 딸은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는 딸을 사랑하고 그렇게 서로의 사랑으로 해피엔딩하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읽으면서 계속 미소가 지어졌다.

78살에 노란색 비키니를 입고 바다 수영을 하는 메리를 상상해 보는 것도 참 좋았고~

 


 

역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다 하면서 감탄하며 읽은 책이었다. 어떻게 이런 인물들을 생각해 냈을까 싶게 입체적이고 툭 던지는 문장들은 가슴을 울린다. 인간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점도 감동적이다.

새로운 소설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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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8-31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루시바턴은 읽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준비만 해둔 상태였는데, 와 신간이라니. 그렇다면 저도 얼른 읽어야겠어요. 너무 기대가 됩니다.

망고 2021-08-31 18:01   좋아요 0 | URL
어서 읽어주세요 다락방님의 리뷰가 너무 읽고 싶어요^^

scott 2021-09-0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 스트라우트 신간 oh!william 에이미와이저벨 속편 이라고 해서 기대 중입니다 망고님 주말 멋지게 보내세요 ^^

망고 2021-09-04 13:09   좋아요 0 | URL
스콧님도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근데 신간은 루시바턴 시리즈중 하나라고 알고있어요^^ 에이미와 이저벨 속편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스투라우트 글이면 뭐든 좋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