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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민중사 세트 (2권 세트)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책값이 너무 비싸서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밑줄 빡빡 그어 가면서 읽고 싶은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서 큰 맘 먹고 세트 2권을 한번에 샀다. 역시 잘했다.
"역사가 창조적이려면, 또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도 가능한 미래를 예견하려면, 덧없이 스쳐 지나간 일일지언정 사람들이 저항하고, 함께 힘을 모으며, 때로는 승리한 잠재력을 보여준 과거의 숨겨진 일화들을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가능성들을 강조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어쩌면 순전히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미래는 수세기에 걸친 전쟁의 견고함에서가 아니라 덧없이 지나간 공감의 순간들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워드 진은 역사에 흔적을 뚜렷이 남긴 격렬한 저항부터 본인과 주변의 지인들만이 알고 넘어갈 수도 있었던 작은 저항의 기록까지 저항의 기록이란 기록은 모두 찾아 남기고 싶었던 듯 싶다. 뚜렷한 계급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료들을 찾아 뒤적였을까.
그래서 미국민중사는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라기보다 미국민중의 저항의 기록이고, 저항이 격렬했던 시기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즐겁게, 저항이 미미했던 시기는 인내심이 필요할 만큼 지겹게 읽힌다.
두권의 책을 모두 한번에 읽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은 우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장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1장과 2장은 인디언 절멸의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충격적이고, 인종차별반대, 베트남반전운동의 시기는 어지간한 무협지보다 흥미진진하다. 읽기 힘든 장을 그냥 뛰어넘어도 뒷부분의 어딘가를 읽다보면 이전에 도데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그 때 앞으로 다시 돌아가기.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앞에서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것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