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 - 고원에서 보내는 편지
이상엽 외 지음 / 이른아침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박노해의 다음 책을 기다리다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받아 들고서는 사진만 보고 넘어가도 될까, 글도 꼼꼼히 읽어야 할까 좀 난감했다. 사진은 카메라가 향한 곳 뿐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선 사람의 마음도 잘 보여주는구나 생각하며..

그러다 역시나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을 보고 있는 박노해의 사진과 글에 마음이 멈추어 섰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는 그 아름답다는 석두성의 계단밭을 보며

'장엄한 인간의 노동과 삶의 의지'를  떠올리고, 공기 희박한 계단밭을 오르내리며 뼈빠지게 일하면서 중화제국의 한족들과 가족제국의 남자를 모시며 살아온 윈난 여자들의 삶을 생각하는 그 마음에 내 마음이 겹쳐졌다.

그의 글을 읽으면 꼭 가지치기를 당하는 것 같다. 모양새 내느라 달아 매 놓았던 이파리도 떨구고, 이리 삐죽 저리 삐죽 삐져 나온 잔가지도 쳐 내고. 내 눈 앞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가릴 것 없이 드러나서 부끄럽고 춥다. 

지나가는 관광객으로는 윈난에 가지 말아야겠다. 그런데 윈난에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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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 2008-02-29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카메라를 들고 선 사람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는 언니 말이 계속 머리에 남았어요. 베트남에서도 그 얘기를 했더니 두 언니도 공감하시더라구요. 읽고 싶지 않았던 책이지만 박노해 시인이 쓴 부분은 읽고 싶어요. 그래서 추천 꾸욱~!

marr 2008-03-13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으시는군요.
어떻게 정말 우연히(이리저리 서핑도중)발견했는데, 제가 알고 있는 님이신듯 합니다. 잘지내시는지요? 곧 뵈어야 할 텐데.

씨이 2008-03-14 09:24   좋아요 0 | URL
누군지 알겠다.ㅎㅎㅎ
찾지 말라는데 굳이 찾아오시는 님같은 정겨운 분들이 계심을 알고 좀 부끄러워져서 글쓰기가 주춤거려지고 있는 중이옵니다. 게다가 워낙에 게을러서...
저는 잘 지내고 있고요. 조만간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