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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 사용설명서 1
스티븐 아노트 지음, 이민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독자의 관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책, 독자와의 교감을 포기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섹스'라는 것에 있어서 진짜 중요한 이야깃거리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지, 그저 흥미위주의 내용들만 채워 넣기로 작정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책은 변태적이고 엽기적인 빈대와 민달팽이의 교미 습성, 별난 모양과 크기의 동물 성기와 정자들의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계속 이 책을 읽다보면 '섹스'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과 변태적인 생각만 들 정도다.
근친상간, 항문섹스의 역사, 성도착과 성전환, 저급한 수준의 민간요법들, 삽화조차 없이 길게 나열되어 있는 각종 체위들, 섹스에 관한 고대와 현대, 또는 특정 문화에서 볼 수 있는 근거 없는 착각과 그릇된 오해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네로가 어머니 아그리피나와 성관계를 맺었다거나 카이사르가 동성애자였다는 식의 읽을 가치가 없는 내용도 있다.(고대 로마에는 물론 동성애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동성애가 그리 거북한 문화가 아니었고 나름대로 건전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보충 설명도 없이 이렇게 던져놓은 문장들은 너무 무책임하다.)
이런 내용들을 읽다보면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비인간적인,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한 성적 관습들에 관해서 읽다보면 칼 세이건이 인간의 야만과 비이성에 관해 쓴 책이 생각날 정도다. 정말 인간의 어리석음에 화가 날 정도다.
결국 이 책에는 섹스에 관한 올바른 지식들과 상식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근거 없는 편견들, 읽을 가치도 없는 주술과 비법들, 아무리 좋게 봐도 야만적인 성풍습들에 관한 나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