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필드
맷 리브스 감독 / 파라마운트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스타일의 21세기형 괴수 영화인 ‘클로버필드’는 확실히 단점이 많은 작품이다.
아무리 UCC세대의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너무나 불친절하다.
뜬금없이 나타난 대괴수에 관한 설명은 전혀 없고, 괴물의 모습 한 번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명확한 줄거리도 없고, 괴수의 습격을 받은 주인공들은 무작정 달리기만 할 뿐이다.
쉴 새 없이 흔들리는 화면은 비위가 약한 관객을 고문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클로버필드’가 선사하는 긴박감과 현실감은 놀랍도록 생생하다.
전장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블랙호크다운’같은 걸작들조차 보여주지 못했던 생생함을 전해준다.
등장인물의 캠코더를 통해 보이는 뉴욕의 시가지는 실제로 전쟁터 같고, 화면 속을 날아다니는 파편들은 곧장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다.
제대로 된 기승전결조차 없이 긴박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배경과 괴수에 관한 설명이 오히려 군더더기처럼 느껴질 정도다.
한마디로 ‘클로버필드’의 진정한 매력은 대괴수에게 습격당한 맨해튼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지독한 생생함이다.

의도적으로 연출된 캠코더 화면이기 때문에 화질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질만큼은 일품인데, 귀를 찢는듯한 괴수의 포효소리와 불꽃을 내뿜는 군인들의 화기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가능하면 큰 화면에서 볼륨을 한껏 높여놓고 본다면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한 서플은 작품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짐작대로 ‘고지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핸디캠의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서 교묘하게 카메라를 넘기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촬영 정보가 너무 많이 공개되어 버려서 오히려 본편의 감흥을 퇴색시키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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