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시민
F. 게리 그레이 감독, 제라드 버틀러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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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한 액션, 치밀한 구성... 그런 것은 절대로 찾아볼 수 없다.
몇 번의 총격 장면과 두어 번의 폭파 장면은 스펙터클 하다고 하기에는 빈약하기 그지없고, 10년을 계획한 주인공의 복수는 뜬금없이 허무개그로 끝이 난다.
(물론 그 실패에는 주도면밀한 주인공의 참견(!?)과 반전이 있지만, 솔직히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반전인줄도 모를 만큼 존재감이 부족하다.)

중간 중간 영화의 흐름이 자꾸만 바뀌기 때문에 다른 자경단 영화처럼 마음 편히 감상하기가 힘들다.
스릴러인가 싶으면 액션이 되고, 액션인가 싶으면 호러가 된다. 그리고 반전인가 싶으면 반전이 아닌 게 된다.

졸지에 가족을 잃은 사나이의 10년 응축 분노는 나름대로 감정이입이 되지만, 현대 도시의 모리어티 교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한 무결점 천재 두뇌의 소유자가 어찌 그렇게 허무한 결말을 맞게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리고 그 허무한 결말이 진정 주인공이 원하던 것이었다면 뭐하러 그토록 치밀한 10년만기 계획을 세웠던 건지 그것 또한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 몸이면 차라리 '테이큰'의 아버지처럼 몸으로 때우시지.)

관객이 이 영화의 허무한 결말을 보고 '현실이 그런 거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하는지,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엄청 거창하게 사건을 뻥튀기 해나가다가 마지막에 가서 그런 갑작스러운 결말이 어디 있느냐고 따지고 싶다.

'재칼의 날'처럼 치밀한 살인이 계속되는 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게도 '테이큰'처럼 신나게 부수는 단순무식 액션을 기대한 관객에게도 그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괴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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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 - 3집 Heart & Soul
바비 킴 (Bobby Kim)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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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와 함께 이효리의 앨범을 제쳤다는 바비킴의 3집 앨범이다.
굳이 그의 이름 앞에 따라다니는 '음악성'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바비킴의 노래들은 충분히 매혹적이며 그의 목소리는 중독성이 강하다.
그의 노래들이 늘 비슷비슷한 느낌이라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그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SG워너비의 노래들 그렇고, 신승훈의 노래들도 그렇지 않은가.

인트로 'Free'는 정말 프리한 곡이지만, 개인적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국내 가수들의 인트로에서 큰 감흥을 느낀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타이틀곡 '남자답게'는 강렬하게 내지르는 맛은 없지만, 차분한 듯 흥겹게 바비킴만의 아우라를 내뿜는다. 있는 힘껏 소리치지 않아도 세상 풍파의 쓴맛을 충분히 맛 본 남자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면 너무 낯간지러운 칭찬일까.

'One Day'는 어깨에 힘을 뺀듯 읊조리는 바비킴의 노래는 마치 퍼프 대디의 'I'll be missing you'의 랩만큼이나 담담하면서도 인상적이다.

'너에게만'은 너무나 모범적이고 완벽한 바비킴 스타일의 곡이다. 매우 좋은 곡이지만 그런 모범생 같은 느낌이 오히려 밋밋할 정도다.

강산애와 부른 '친구들'은 흥겨운 느낌이 제대로 묻어나는데, 라이브의 앵콜곡으로 들으면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맴 맴 맴'을 피처링한 길학미는 '슈퍼스타K'서 자신의 재능을 100% 끌어올리지 못해서 탈락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비킴과 완벽한 화음을 선사한다.

'마지막 한걸음'은 좋아하는 팬들도 있을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쉬어가는 느낌 정도다.
'Breathe' 또한 발라드 가수들이 하나씩 끼워놓은 댄스곡 같은 느낌의 노래라서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오! 나의인생'이 훨씬 더 제몫을 하는 흥겨운 곡이다.

'외톨이'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다.
노래를 듣다보면 외톨이가 아닌 자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앨범의 다른 곡들을 전부 합친 것보다도 10배는 더 좋다. 

 

바비킴은 이번 앨범에 사랑과 이별 등 역정으로 얼룩진 자신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팬들이 그의 음악을 듣고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으면 기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기쁘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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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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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단 저자의 이전 작들인 '아웃라이어', '블링크'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이 책이 베스트셀러이건 아니건 간에 읽지 않을 수 없는 걸작임에 틀림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말콤 글래드웰의 본격적인 저작이 아니라 1996년부터 기자로 일하면서 언론매체에 썼던 글들을 모은 내용이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아웃라이어'에서 다뤘던 1만 시간의 법칙에 관한 이야기도 비슷하게 반복된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독창적이며 독자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훌륭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개인적으로도 기존의 통념에 도전하는 내용의 글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 또한 마음에 쏙 들 수밖에 없었다.
피터 린치는 투자가에게 중요한 것은 통계학이나 경제학보다 역사, 철학 같은 인문학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말콤 글래드웰이 역사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은 그의 시각을 더욱 넓혀준 것이 아닐까 싶다.

선정적인 글쓰기를 일삼는 다른 기자들은 빅터 니더호퍼같은 거물들을 추켜세우기 바쁘겠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월 스트리트의 이단아인 나심 탈레브의 시각에서 조심스러운 판단을 내린다.
저자는 '지금껏 계속되어 온 과거의 성공들이 앞으로의 변화무쌍한 환경에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시종일관 강조한다.(그 이야기를 더욱 강렬하게 표현한 것이 나심 탈레브의 ‘검은 백조’다.)
책의 다른 부분에서 언급하는 프로에 입단한 미식축구 선수의 사례 등에서도 그렇다.

낯간지러운 칭찬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시드니 셀던과는 다른 의미에서 언어의 마술사임에 틀림이 없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을 찾는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한 문단 한 문단, 문장 하나하나가 대부분 인상적이며 놀라운 통찰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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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본능적으로 세상, 사물, 사람, 일이 흥미롭지 않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텔레비전 채널을 10번이나 바꾸다가 11번째에 겨우 멈춘다. 서점에 가면 12권의 소설책을 뒤적인 후에야 겨우 1권을 고른다. 우리는 걸러내고 순위를 매기고 판정한다. 사실 이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쓰려면 이러한 본능과 매일 싸워야 한다.

- p9 

사실 우리는 니더호퍼처럼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에게 끌린다. 우리는 대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거나 파국을 맞고도 다시 돌아오는 것을 용기라고 부른다. 그러나 탈레브와 니더호퍼의 사례, 그리고 불안정한 우리 시대의 교훈은 그것을 잘못된 시각임을 말해준다. 오히려 본능적인 충동을 억누르고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고통스런 과정을 감내하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영웅적인 행동이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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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샘 레이미 감독, 아리슨 로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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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은 '이블 데드'같은 수작들에서 보여주던 샘 레이미의 장기가 십분 발휘된 훌륭한 작품이다.
저주받은 주인공, 악령과의 대결, 처절한 혈투, 악몽 같은 고통...
이토록 뻔한 소재는 쌍팔년도에나 나올 법하지만, '드래그 미 투 헬'은 요즘 쏟아져 나오는 매끈한 공포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묵직한 공포를 선사한다.

최근 유행이 되어버린 3D나 현란한 CG 없이도 압도적인 공포감을 전해준다.
그저 잠깐씩 깜짝깜짝 놀래기만 하는 요즘의 얄팍한 공포영화들이 갖지 못한 깊이마저 느낄 수 있다.
샘 레이미가 아니라면 그 누가 나뭇가지의 그림자, 파리 한 마리로 이런 공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게다가 중간중간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코미디까지 선사한다.
샘 레이미 감독의 뒤틀린 취향이 관객을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굳이 심각한 것 없이 웃기는 동시에 무서운 그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정말 탁월한 재능이다.

소름 끼치는 공포의 순간이 지나가면 마치 주성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구토와 콧물의 코미디도 펼쳐진다.

그렇게 정신없이 마지막 1초까지 낭비하지 않고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드래그 미 투 헬'. 이 작품을 만든 샘 레이미는 확실히 공포 영화의 거장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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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일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경제의 모든 것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4
짐 스탠포드 지음, 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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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본주의 사용 설명서'는 각종 통계와 그래프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현대의 경제학에 지레 겁을 먹은 독자나 그 휘황찬란한 이론들에 실망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경제학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만 하는 얄팍한 선동 서적은 아니다.
오히려 거시와 미시의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 개개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알아야 할 내용들을 한 번 되짚어보자는 취지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시장경제의 탈을 쓴 자본주의 본래의 모습을 살펴보고, 자본주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역동성과 유연성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되 간과하고 있는 복지와 분배의 문제들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순수 이론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하는 정치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임금과 일자리의 문제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땅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증가와 그로 인한 저임금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 대기업의 경제연구소에서는 수백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편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한 임금의 하락이 더욱 많은 실업자들을 만들어내고, 빈곤층의 삶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앞으로 수십 년을 두고 관찰해보기에는 워낙 중차대한 문제이고,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서 더욱 이런 책의 내용들을 꼼꼼하게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은 감상은 그렇다 치고 정작 저자가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은 거대 기업들의 인색한 투자 행태인 듯하다.
각종 첨단 금융 기법을 이용한 돈놀이와 투기에만 치중할 뿐 정작 생산적인 분야에 대한 투자에는 소홀히 하는 태도 말이다.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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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투자가 현재의 수익과 미래의 수익, 정치 여건과 기업 친화적인 정책 등에 의해 결정된다면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가들은 투자를 급격히 늘려야 한다. 실제로도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많은 국가들이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투자 수익률도 증가하였지만 기업 투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기업의 수익률은 늘었지만 신규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주주 배당금으로 돌아가거나 금융자산에 투자되는 등 생산적이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또 금융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면 기업은 실물 투자보다는 금융 투자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금융 투자는 경제성장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제는 현재의 투자 수익과 미래의 투자 사이에 연결 고리가 크게 약해졌다. 기업의 이윤이 높아지면 자본가는 투자 지출을 늘려 고용을 창출하고 노동자들의 소득도 올라간다는 트리클다운trickle down 이론도 힘을 잃었다. 기업이 갈 곳 없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업 친화적인 정책은 투자를 늘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 p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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