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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디자인하는 여자
이주향 / 조선일보사 / 1997년 9월
평점 :
절판
이주향씨가 전작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의 성공에 힘을 얻었는지 비슷한 소재와 분위기, 방향으로 출간한 책이다. '운명을 디자인하는 여자'라는 색다르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내용이 문화비평서인지 만화비평서인지, 그 성격이 모호한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 패미니즘, 아직도 불평등한 지위에서 지내야만 하는 여성들의 권리에 집착하는 작가의 모습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 시대의 대한민국땅에서 그 정도의 논지와 전투력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 냉철하고 기계적인 분석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호감어린 시선으로 모든 사건과 사물을 보고 있다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가 만화를 보는데 있어서도 분석하고 쪼개어 평가하기 보다는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애정이 느껴진다. 그런 분위기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고 인상깊에 읽어내려갔고 말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는 점이라면, 조금은 더 담담하고 차분하게 만화를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과연 만화가들이 철학자가 판단하는 것만큼 그렇게 심오하게 생각하고 그렸을까?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