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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대수사선 2 -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 (2disc)
모토히로 카츠유키(Katsuyuki Motohiro) 감독, 오다 유지 (Yuji Oda)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춤추는 대수사선’은 우리나라의 ‘수사반장’과 비슷하다.
장수하는 경찰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각각 개성이 살아있는 일선 경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드라마 속의 사건들이 대부분 현실에서 있을법한 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이번 속편에서는 추리의 재미를 거의 느낄 수 없다. 동명의 TV시리즈와의 연계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같은 재미는 있지만, 경찰드라마의 주된 목적인 ‘추리과정’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히려 그 사건의 와중에 느낄 수 있는 조직내부의 갈등, 동료들간의 팀웍 등이 더욱 자세히 표현되어 있다.
수사반장이 비장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강한 반면, ‘춤추는 대수사선’은 아기자기하고 코믹하다. 게다가 일본영화 특유의 썰렁한 분위기와 어기적거리는 이야기 전개는 좀 답답할 정도다.
마치 TV시리즈 중 한편, 50분짜리 분량이라면 충분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에피소드를 집어넣고 진행을 더디게 해 두시간 분량의 영화를 만들어놓은 것 같다.
영화 초반에 일선의 경찰들이 본부의 수사관들을 맞기 위한 준비를 한다.
책상을 배열하고 노트북과 복사기 등을 설치한다. “금방 떨어진다”고 불평하며 고급 사각 화장지를 사다놓고, 모두 모여 본부 수사관들이 관광할 것에 대비해 관광코스를 짠다.
일본은 출세를 보장받은 명문대출신의 커리어조라고 하는 몇백명의 경찰관들이 요직을 독점하고 권력을 휘두른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의 일들이 그리 황당하고 과장된 이야기는 아니다.
더 황당한 것은 경찰서장이 우리의 두 주인공 아오시마와 스미레에게 어떤 남자를 꼭 찾으라고 명령한다.
바닷가에 앉아있는 그 사내를 찾은 아오시마가 하는 말, “수사본부를 열었는데 윗분들이 접대로 댁의 가게를 사용하고 싶어하니 가게 좀 열어주세요”...
참 한심하고 우스운 일이다. 하지만 속편하게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했는데, 기업체에 방문한 국회의원들을 위해 회사에서는 최고급 찻잔세트까지 새로 구입해놓고, 제철이 아닌 배를 사다 깎아먹이고 “무우를 먹는 것 같다”는 불평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