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리 레인 X의 비극 세계추리베스트 13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정태원 해설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뻘이라고 할 수 있는 엘러리 퀸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완성도를 꼽을 때 ‘Y의 비극’, ‘X의 비극’, ‘Z의 비극’, ‘최후의 비극’ 순으로 평가하고 싶다. 뒤의 두 편은 그저 무난한 수준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엘러리 퀸의 작품은 요즘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중후한 무게감을 지녔다.
방대한 구조의 트릭이 등장하고 몇 번의 반전을 거치는 와중에도 수많은 용의자와 피해자들이 나왔다가 사라진다. 성적 묘사나 액션성이 강조된 최근의 간결해진 추리물들에 비해서는 읽기 버거운 작품들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복잡다단한 트릭을 이해했을 때의 성취감(!?)이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 'X의 비극'에서는 그러한 복잡한 이야기구조가 단점으로 작용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이 억지스럽기 짝이 없으며 연극배우 출신의 드루리 레인이 주인공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나 보여주는데 급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트릭의 완성도면에서는 빼어난 수준이지만 작품의 재미를 따진다면 역시 ‘Y의 비극’보다 한 수 아래다.
그러니까 엘러리 퀸의 비극시리즈를 읽을 때에는 ‘최후의 비극’부터 ‘Y의 비극’까지 거꾸로 읽어야만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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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 무에타이의 후예 [dts]
프라차 핀케우 감독, 토니 쟈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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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관객들이 보기엔 케케묵은 줄거리와 조잡한 세트 조그만 폭발장면... 여러면에서 ‘쉬리’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헐리우드 관객들이 보기엔 여러면에서 부족한듯한 ‘쉬리’일테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커다란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옹박’도 태국관객들에게는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겠지만, 한국관객의 눈으로 보기에는 여러 면에서 조악하고 어설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액션은 근래에 본 적이 없는 정통액션이다. 반담이나 스티븐 시걸의 굼뜬 액션도 아니고, 최근 성룡이 보여주는 어기적거리는 액션도 아니다. 헐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지나치게 CG에 의존하는 이연걸의 액션과도 다르다.
하지만 토니 쟈의 액션은 어딘가 낯설다. 이소룡의 독특한 리듬감도 없고, 성룡의 경쾌함도 없다. 그저 무지막지하고 거칠게 때리고 부수는 것뿐이다. 폭력의 정당화는 곤란하겠지만 나름대로의 액션미학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기가 힘이 든다.

‘옹박’은 오히려 태국식 액션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에타이’에 충실하다. 기존의 홍콩액션이 보여주던 과도한 손놀림도 없고, 우리나라 액션영화들이 보여주던 몸통의 움직임도 적다. 대신 팔꿈치와 무릎공격이 많이 등장하는데, 정말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DVD로 보더라도 화질의 별다른 만족은 못느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액션영화가 그렇듯 VHS의 양쪽이 잘린 화면보다는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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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부르 - [초특가판]
뤽 베송 감독, 장 르노 외 출연 / 캐롤코DVD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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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감독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레옹’이나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제5원소’ 쯤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뤽 베송의 진정한 대표작이자 걸작은 88년도에 제작된 ‘그랑 부르’다.

어린 시절부터 잠수의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프랑스계 자끄와 이탈리아 출신의 엔조는 세계잠수대회에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자끄는 조안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자끄와 엔조는 서로의 기록을 경신해가며 경쟁하지만 엔조는 인간의 한계를 넘으려고 하다가 결국 숨을 거둔다.
그리고 자끄는 사랑으로도 잡을 수 없는 본능에 따라 그의 고향과도 같은 바다로 돌아간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비교적 아쉬운 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촬영만큼은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자끄와 엔조역을 맡은 장 마크 바와 장 르노는 물론 약간 푼수끼가 있는 조안나역의 로잔나 아퀘드도 호연을 펼쳤다.

‘그랑 부르’에 등장하는 바닷속 장면은 다이버출신의 감독이었기에 가능한 명장면들이다. 마치 바닷물의 푸른색이 화면에 배어나올 것만 같았다. 손을 대면 푸른색이 묻어날 것처럼 말이다.

‘그랑 브루’의 바닷속 장면들은 이미 수십번을 봤지만 결코 질리거나 싫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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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12-0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색..그리스의 해안이 같이 떠오른다는...

sayonara 2004-12-1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이 작품 10번도 넘게 봤지만, 푸른색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하얀색은 기억이 안날 정도더라구요. ^_^

icaru 2004-12-12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번도 넘게 보셨소?? 으메...

저도 오 좋아~ 함서 또 본다고 봤는데... 도합 네번은 봤을까??

sayonara 2004-12-1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온 집안에 잔잔하게 흐르는 클레식 음악처럼... 배경(?)으로 틀어놓고 눈길 가는대로 봐도 기분좋은 작품이죠. ㅎㅎ
 
늑대의 후예들 UE (2disc) - 할인행사
크리스토프 갱스 감독, 뱅상 카셀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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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되기 위해 애쓰던 실패작들 ‘퇴마록’, ‘은행나무 침대’ 등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프랑스는 여전히 헐리우드에 적개심 비슷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레옹’과 ‘아스테릭스’ 등의 작품들을 통해 끊임없이 미국의 상업영화들과 비교하며 ‘헐리우드를 능가하는~’의 수식어를 붙인다.

이 작품도 헐리우드의 아성을 넘어보기 위한 노력이었는지, ‘늑대들의 계약’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홍콩의 액션스타인 마크 다카스코스까지 등장한다. 마니라는 주인공의 곁다리로 등장해 중반부에서 죽어버리고 말지만 그가 보여주는 우수에 찬 눈빛이라던가 뭔가 있어보인는 분위기는 무척이나 인상깊다. 지나치게 카메라 워크에 의존하기는 했지만 격투장면 또한 박진감 넘친다.

하지만 책상물림같던 주인공이 갑자기 마니를 능가하는 액션스타로 변신하는 부분도 뜬금없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엉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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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대수사선 2 -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 (2disc)
모토히로 카츠유키(Katsuyuki Motohiro) 감독, 오다 유지 (Yuji Oda)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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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대수사선’은 우리나라의 ‘수사반장’과 비슷하다.
장수하는 경찰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각각 개성이 살아있는 일선 경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드라마 속의 사건들이 대부분 현실에서 있을법한 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이번 속편에서는 추리의 재미를 거의 느낄 수 없다. 동명의 TV시리즈와의 연계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같은 재미는 있지만, 경찰드라마의 주된 목적인 ‘추리과정’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히려 그 사건의 와중에 느낄 수 있는 조직내부의 갈등, 동료들간의 팀웍 등이 더욱 자세히 표현되어 있다.

수사반장이 비장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강한 반면, ‘춤추는 대수사선’은 아기자기하고 코믹하다. 게다가 일본영화 특유의 썰렁한 분위기와 어기적거리는 이야기 전개는 좀 답답할 정도다.
마치 TV시리즈 중 한편, 50분짜리 분량이라면 충분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에피소드를 집어넣고 진행을 더디게 해 두시간 분량의 영화를 만들어놓은 것 같다.

영화 초반에 일선의 경찰들이 본부의 수사관들을 맞기 위한 준비를 한다.
책상을 배열하고 노트북과 복사기 등을 설치한다. “금방 떨어진다”고 불평하며 고급 사각 화장지를 사다놓고, 모두 모여 본부 수사관들이 관광할 것에 대비해 관광코스를 짠다.

일본은 출세를 보장받은 명문대출신의 커리어조라고 하는 몇백명의 경찰관들이 요직을 독점하고 권력을 휘두른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의 일들이 그리 황당하고 과장된 이야기는 아니다.

더 황당한 것은 경찰서장이 우리의 두 주인공 아오시마와 스미레에게 어떤 남자를 꼭 찾으라고 명령한다.
바닷가에 앉아있는 그 사내를 찾은 아오시마가 하는 말, “수사본부를 열었는데 윗분들이 접대로 댁의 가게를 사용하고 싶어하니 가게 좀 열어주세요”...
참 한심하고 우스운 일이다. 하지만 속편하게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했는데, 기업체에 방문한 국회의원들을 위해 회사에서는 최고급 찻잔세트까지 새로 구입해놓고, 제철이 아닌 배를 사다 깎아먹이고 “무우를 먹는 것 같다”는 불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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