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부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브리짓 폰다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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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부처역에 키아누 리브스는 너무 잘 생겼다. 갸름한 얼굴선과 고혹적인 눈빛은 부처라기 보다는 차라리 일본만화 ‘음양사’의 주인공 세이메이를 생각나게 한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예수역을 브래드 피트나 톰 크루즈가 했다면 얼마나 어색했을까?)
‘마지막 황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라는 거장이 감독한 작품치고는 이야기과 메시지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어설픈 편이다.

하지만 완성도는 둘째치고라도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그동안 헐리우드에서 기독교의 신성함과 위대함을 이야기한 영화는 매우 많이 나왔지만 불교에 관한 작품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리틀 부다’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인가? 를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심오하고 난해하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무언가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다만 거슬리는 것은 부처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의 뻣뻣한 연기... 수습할 수가 없을 정도로 엉성하지만 정말 신비감 넘치는 외모를 감안하면 그래도 멋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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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경제학 - 제4판
이준구 지음 / 법문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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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학 교재의 경향은 수학적 설명을 최대한 배제하고 직관적이고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준구씨의 ‘미시경제학’도 그런 점에서 매우 탁월한 교재다.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맨큐의 경제학교재 못지않게 말이다.

경제학에 관해 한참 설명을 하다가 왜 그래프를 2차원으로 그려야 하는지까지 상세하게 설명해놓았다.
맨큐의 경제학처럼 재미있는 삽화는 없지만 시사적이고 유익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굳이 거슬리는 부분이라면 bandwagon effect를 굳이 악대차 효과라고 번역해놓은 부분이나 다른 많은 교재들에서는 기펜재라고 부르는 것을 기픈재라고 표현해놓은 부분 등이다.
그리고 설명과 그림이 서로 다른 페이지에 있어서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는데 지장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빼어난 책이다.
경제학의 특성상 다른 미시경제학 교재들과 비슷비슷한 내용을 다룰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저자의 세심함이 느껴질 정도로 쉽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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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독방의 문제 동서 미스터리 북스 55
잭 푸트렐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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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푸트렐이 타이타닉호의 사고로 요절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다.
“2 더하기 2는 ‘언제나’ 4가 된다”고 중얼거리고, 불가능이라는 말을 들으면 신경질이 난다는 사고기계 반 도젠 교수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코넌 도일이 불멸의 명탐정 셜록 홈즈에 얽매이는 게 싫어서 몇번이나 연재를 중단했다가 다시 부활시킨 것과는 달리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13호 독방의 문제’는 이미 너무 유명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미 다른 걸작 단편집을 통해 몇번이나 읽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막상 그 감흥은 덜한 편이었다.

‘수수께끼의 흉기’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실세계에서도 진짜 그런 식으로 살인이 가능한가? 그런 식으로 사람을 죽이려면 고도로 정밀하고 섬세한 기계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갈색 윗옷’과 ‘루벤스 도난사건’은 너무 구태의연한 트릭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완전한 알리바이’ 또한 너무도 뻔한 트릭이다.
범죄가 저질러진 그 시간에 범인은 다른 곳에서 치과치료를 받고 있었다니...
작가는 범인의 대담한 트릭이라고 표현했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과장된 트릭’이라고 부를 것이다.

전체적으로 기발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단편들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트릭이 너무도 정교해서 약간의 우연과 어긋남만 있으면 엉망이 되어버릴 것 같다.

또한 동서추리문고의 고질적인 문제는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식으로 꼬아놓은 문장, “~안돼오”, “~하오”체의 문장들이 너무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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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SE (2disc) - [할인행사] 헐크 SE (2disc) 1
이안 감독, 닉 놀테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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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의 커다란 성공 이후 마음만 먹었다면 ‘터미네이터3’의 감독까지 맡을 수 있었던 이안 감독은 자신의 성공에 너무 도취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일까?

올드팬과 새로운 팬 모두의 기대를 받았던 ‘헐크’는 지나치게 따분하고 촌스러운 영화가 되고 말았다.
만화처럼 화면을 분할하는 장면은 이 작품이 마치 70년대 영화같은 느낌을 준다. 감독은 복고풍의 화면을 노렸는지 모르지만, 관객들이 보기에는 촌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두시간이 훌쩍 넘는 이야기는 박진감이 부족할뿐더러 헐크의 내면적인 고뇌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만 집착한 나머지 액션은 블록버스터답지 않은 밋밋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마치 네모난 슈렉처럼 보이는 헐크 또한 원작 TV 시리즈에서 보던 야수성과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이안 감독은 블록버스터급의 특수효과와 자본을 동원해 한 남자의 정체성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헐크가 사막을 뛰어 날아가는 시원한 장면과 그때 들려오던 타악기 음악은 주인공의 자유로운 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도 좋은 점을 찾는다면 이런 섬세한 분위기의 장면들을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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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 4집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 반도음반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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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 4집이 나오기 전에 많은 전문가들은 속사포같은 랩과 엄청나게 빠른 박자의 곡을 예상했었다. 3집까지 서태지와 아이들의 앨범이 점점 그런 경향을 보였고, 당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비롯한 많은 랩가수들이 귀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랩을 쏟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은 또 한번 전문가들과 팬의 예상을 뒤엎는다.

느리적느리적, 흐느적거리는듯한 갱스터랩의 ‘Come Back Home’은 처음에는 생소하고 낯설기만한 어색한 음악이다.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곡이 대부분 그렇듯이)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붙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곡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다른 대중가수들이 유행에 편승해 인기를 얻으려 할 때, 또 한번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 자신들만의 성공을 보여준 것이다.

가사 또한 한편의 시를 음미하는 것처럼 의미심장하다. 무조건 가출은 나쁘다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집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고, 내가 돌아가야 할 행복한 나의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돌아가는게 어떻느냐는 권유같이 들린다.

상당히 격렬한 스타일의 ‘필승’, ‘슬픈아픔’ 등의 곡들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고, (당시에는 작별인사인 줄 몰랐던) ‘굿바이’와 ‘이너비리스너비’의 은은한 느낌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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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2006-02-0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귀에 착착 붙어요..정말..대장 최고!

sayonara 2006-02-0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에너지와 스타성... 그때의 '서태지'가 그립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