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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9단 오기 10단
박원희 지음 / 김영사 / 2004년 7월
평점 :
물론 갖은 어려움과 좌절을 이겨내고 나름대로 성공을 이룩한 사람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과연 저자의 노력이 그토록 처절했는지, 좌절다운 좌절을 극복한 힘겨운 성공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는 좋은 부모님의 가르침에 따라 공부하고 진학하고, 의사아버지를 두었으면서도 한때 형편이 어려웠다고 한다.
어려움이라... 하지만 저자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장승수씨나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의 전성철씨같은 경우와는 달리 오직 공부만 하는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어색했던 것은 ‘민사고 꼴찌 3인방’이 10개 명문대학에 합격했다는 광고문구다. 꼴찌라고 다 같은 꼴찌인가. 전교 1등하는 우등생도 들어가기 힘든 정원 70명의 특수학교에서의 꼴찌다. 마치 서울대를 꼴찌로 입학한 학생이 지방 5류대학교 수석학생보다 공부를 못한다고 우기는 것처럼 들린다.
일부 학부모들에게 ‘꼴찌인 내 자녀도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의 환상과 헛된 희망을 심어주지는 않을지...
학원이나 과외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 우등생들만 모인 학교라고 공부벌레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상투적인 내용, 저자 자신은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한다는 자화자찬, 자서전인지 학습법책인지 애매한 성격, 퍼센트를 페선트라고 표기한 기초적인 오타 등을 볼 때 이 책이 얼마나 급조된 졸작인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이 있는데,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확실히 동기부여는 된다는 점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점심시간에 혼자 도시락을 먹고, 하루에 한두시간 자면서 공부했다는 내용을 읽고 나면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고, 힘이 솟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