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카운티 (The O.C.) Season 1 박스 세트 - [할인행사]
다니엘 에티아스 외 감독, 벤자민 맥킨지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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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면에서 90년대를 대표한 청춘드라마 ‘베벌리힐즈 아이들’을 생각나게 한다.
부자 동네에 섞여든 빈민가 출신의 라이언이 겪은 갈등과 사랑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이 시리즈 역시 ‘베벌리힐즈 아이들’만큼이나 주인공들의 매력이 뛰어나다. 우선 주인공역의 벤자민 멕켄지는 러셀 크로우와 에드워드 노튼을 합쳐놓은듯한데, 반항적인 이미지와 귀여운 외모를 함께 갖추고 있다.
세스는 처음에 그저 정신나간 괴짜 정도로 보이는 듯 했지만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점점 엉뚱한 유머가 귀엽게 느껴진다.

‘The O.C.’에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어느 동네에나 있는 치기어린 텃세, 가정형편과 학업의 고민, 짝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망설임, 가족의 위기와 극복, 다툼과 화해 등.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는 12편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게이인 것을 알게 된 루크의 고민과 그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족의 위기와 극복을 다룬 이야기다. 그 일을 계기로 라이언과 루크가 서로 좀 더 가까워지는 것도 기분이 좋다.
11편도 인상적이다. 어쩌다가 추수감사절에 모두가 모이게 되는데 그날 각자가 겪은 일들을 통해서 교훈을 얻게 된다.

‘The O.C.’는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이 진지하게 담겨있는 멋진 시리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런 믿음은 깨지기 시작한다. 올리버라는 정신병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캐캐묵은 10대 치정극으로 변질된다. ‘베벌리힐즈 아이들’에서 주제가 되었던 마약, 성적, 우정, 10대의 임신에 관한 고민 등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결국 ‘The O.C.’는 바다가 보이고 수영장이 딸린 집에 사는 부자 아이들이 호텔 펜트하우스에 사는 더 큰 부자아이를 부러워하는 수준의 뻔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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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백호점추향 (唐佰虎點秋香) - 주성치 시리즈, 홍콩영화 할인전
이력지 감독, 주성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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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에 서화로 유명했던 당백호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주성치식으로 마음껏 뒤틀어놓은 코미디다. 이 작품은 주성치 스타일의 지저분하고 컬트적인 개그에 거부감이 있는 관객이라도 마음껏 웃을 수 있는 걸작이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한편인데, ‘당백호점추향’의 줄거리는 제목 그대로 ‘당백호가 추향이를 찍었다’는 것이다. 왕이 탐낼 정도로 서화에 능한 천재 당백호가 추향이라는 아가씨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 주성치 특유의 코미디로 치장되어 있다.
특히 탈명 선생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포복절도할 만큼 재미있다. 주성치식으로 과장되게 그려져있는데, 주성치 영화에서는 분함을 이기지 못해 피를 토하는 식의 잔인한 장면들도 재미있게 그려진다.

또한 이 작품에서도 콧구멍 후비는 그녀, 여장남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통통 튀는 듯한 주제곡과 함께 NG장면이 이어지는데, 우아한 중국미인 공리의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구경할 수 있다.

최근 주성치의 작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주성치의 다른 명작들이 DVD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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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루어(allure) 2005.9
얼루어 편집부 엮음 / 두산매거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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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얼루어’는 좀 낫다. 사진만 요란하고 내용은 공허한 잡지들... 할리우드 스타들의 동향과 삼순이 이야기만 판에 박은 듯이 되풀이되는 여타의 패션잡지들보다는 훨씬 읽을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헤어스타일 챌린지’에서는 유명 미용실에 대한 칭찬일변도가 아닌 독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점들을 꼬집어서 평가했기 때문에 좋았다.
올바른 화장과 잘못된 화장을 비교 평가한 기사도 참 좋았다. ‘메이크업을 위한 메이크업’이라는 촌철살인의 표현 등이 기억에 남는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패션 도시에서 찾아낸 웰빙 숍’이라는 기사에서는, 토스카니 지역의 스파, 브루클린의 오가닉 푸드숍, 런던의 천연재료 빵집 등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도 있기는 하다.

그리고 외국의 배우이름이 왜 꼭 그 모양인지... 왜 꼭 캐머런 디아즈라고 거북하게  표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카메론 디아즈라고 하던지, 아니면 캐머룬 디애애즈라고 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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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제10권 - 오장원에 지는 별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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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마지막 10권은 제갈공명의 여섯 번에 걸친 원정기 중 두 번째 출사부터 다루고 있다.
두 번째 출사는 왕쌍이라는 장수의 철저한 수비와 군량의 부족으로 꺾이고 만다.
세 번째 출사는 사마의의 계책을 한발 앞서는 병법으로 승승장구했으나 공명의 병 때문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네 번째는 간신배들의 모함에 귀를 기울이는 어리석은 임금 때문에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다섯번째도 내부의 적 때문에 물러나고 만다.
그리고 마지막 여섯 번째 출사에서 공명은 그 힘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왜 그리도 위나라 정복에 힘을 쏟았을까? 위, 촉, 오 세 나라 중에서 가장 영토가 작고 인구도 적고, 국력이 약한 촉의 힘으로 천하를 통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무리가 아니었을까!?
단순히 선제(유비)의 유지를 따랐기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시대를 이끌던 천재 지략가였지만, 그가 죽은 뒤 촉은 위나라에 복속 되고, 결국 위에 의한 삼국통일이 이루어진다.

공명의 죽음을 로마시대의 대표적인 천재였던 카이사르의 죽음과 비교하면 그 안타까움이 훨씬 크다. 공명이 죽은 뒤 촉은 망하였지만 카이사르는 죽었지만 로마의 역사는 (그의 의대대로) 제정을 향해 흘러갔기 때문이다.
공명에게 옥타비아누스 같은 후계자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의 병법과 의지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강유라는 걸출한 장수가 있었다.
결국 로마의 제정은 시대가 원하던 것이었고, 국력이 약한 촉의 천하통일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삼국지' 10권은 정복과 전쟁의 덧없음, 시대를 호령했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던 천재의 비애 등가 담겨있는 가장 애잔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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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봄바람
장항준 감독, 김승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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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소설가인 집주인 선국과 다방 종업원인 세입자 화정의 사랑을 그린 '불어라 봄바람'은 최근 한국 영화계에 불어 닥친 조폭 코미디와 블록버스터의 열풍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는 비교적 평범한 줄거리의 작품이다.
걸쭉한 욕지거리가 등장하지도 않고, 신나게 웃기다가 마지막에는 눈물범벅의 감동을 선사하려는 설정도 보이지 않는다.(이 작품의 결말도 좀 작위적이긴 하지만.)

그런 점이 장점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밋밋하고 별로 재미가 없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의 이전 작품인 '가문의 영광'이 훨씬 더 재미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은 '한국 코미디계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은의 유쾌발랄한 연기다.
뽀글파마에 현란한 패션을 진한 화장과 애교점으로 마무리한 그녀는 앵앵거리는 콧소리로 "졸라 잘 부탁드립니다", "졸라 감사합니다"등의 대사를 하나도 거북하지 않게 내뱉는다. "졸라"라는 비속어가 어색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붙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재미있고 귀엽다.

반면에 '라이터를 켜라'나 '역전에 산다'같은 작품들에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좀생이 연기를 되풀이하는 김승우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또 선국과 화정이 도둑들에게 차를 빼앗기고 시골의 외딴 집에서 머물 때 보여주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올나이트 말다툼도 배꼽이 빠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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