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봄바람
장항준 감독, 김승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짠돌이 소설가인 집주인 선국과 다방 종업원인 세입자 화정의 사랑을 그린 '불어라 봄바람'은 최근 한국 영화계에 불어 닥친 조폭 코미디와 블록버스터의 열풍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는 비교적 평범한 줄거리의 작품이다.
걸쭉한 욕지거리가 등장하지도 않고, 신나게 웃기다가 마지막에는 눈물범벅의 감동을 선사하려는 설정도 보이지 않는다.(이 작품의 결말도 좀 작위적이긴 하지만.)

그런 점이 장점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밋밋하고 별로 재미가 없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의 이전 작품인 '가문의 영광'이 훨씬 더 재미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은 '한국 코미디계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은의 유쾌발랄한 연기다.
뽀글파마에 현란한 패션을 진한 화장과 애교점으로 마무리한 그녀는 앵앵거리는 콧소리로 "졸라 잘 부탁드립니다", "졸라 감사합니다"등의 대사를 하나도 거북하지 않게 내뱉는다. "졸라"라는 비속어가 어색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붙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재미있고 귀엽다.

반면에 '라이터를 켜라'나 '역전에 산다'같은 작품들에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좀생이 연기를 되풀이하는 김승우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또 선국과 화정이 도둑들에게 차를 빼앗기고 시골의 외딴 집에서 머물 때 보여주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올나이트 말다툼도 배꼽이 빠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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