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티노플 함락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20
시오노 나나미 지음, 최은석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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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도저히 승산이 없는 압도적인 전력의 투르크군을 앞에 두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고뇌와 비애가 담겨있다.
또한 패배와 멸망의 전투를 코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묵묵히 방어를 준비하는 콘스탄티노플 주민들과 지원군의 모습을 읽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손바닥만한 비잔틴 제국을 둘러싼 투르크의 위협, 그 와중에도 분열과 화합을 거듭하는 사람들, 냉담한 태도의 서방 국가들...

그리고 그 혼란 속의 개인들이 겪는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베네치아 지원군의 의사인 니콜로, 피렌체의 상인 테탈디, 세르비아 지원군의 젊은 지휘관 미하일로비치, 동서통합에 힘을 쏟는 이시도로스 추기경, 베네치아 유학생 우베르티노...
비잔틴 제국이 멸망하는 최후의 순간, 다양한 인간들이 절망적인 상황, 잠깐의 희망 속에서 겪는 기쁨과 슬픔, 한탄과 고뇌 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어쨌든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이후 지원군 파견에 미온적이었던 유럽의 각 나라들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 투르크의 세력이 각 군사, 교역의 요충지들을 차례로 점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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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pe (셰이프) 2005.10 - 창간호
지지컴퍼니 편집부 엮음 / 지지컴퍼니(월간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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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걸맞게 다이어트와 피부미용, 화를 다스리는 방법(몸과 마음의 건강) 등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패션과 화장품, 섹스 등에 관한 내용들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하지만 피부의 건강과 미용에 관한 내용이 주로 화장품 소개에 치우쳐 있다.
'성형 화장품'에 관한 장단점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수십 종의 화장품을 지면 가득, 빽빽하게 소개해놓고 이 제품은 이렇게 좋고, 저 제품은 저렇게 좋다고 한다.-결국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이다.-
두세 줄의 '종합평가'가 전부 호의적인 것도 보다 객관적인 기사를 바라는 독자로서는 못마땅한 부분이다.

거친 피부를 관리하는 전문가의 조언을 소개하는 기사에서도 고급화장품 소개는 빠지지 않는다.-이런 식의 내용을 읽으니 직접 제품들을 테스트하고 장점과 단점을 명쾌하게 언급하는 '슈어'같은 잡지가 얼마나 용기 있는지 알 것 같다.-

브런치 요리법도 그럴듯하기만 할 뿐이다.
준비시간 5~10분, 요리시간 4~5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재료들은 평생 처음 들어보는 무지방 리코타치즈, 아루굴라, 너트메그 같은 것들뿐이다.

유일하게 흥미를 끌었던 내용은 섹시스타 9인의 다이어트 비디오 비교 분석 기사다.
'우물을 파려면 제대로 파라', '시간 가는 줄 알며 본 비디오' 등 정곡을 찌르는 표현과 재치로 가득하다.

그리고 무슨 배짱으로 해외 출판인들의 창간 축하 글을 원문(영어)으로 게재했는지 모르겠다. '셰이프'를 읽는 독자라면 이 정도의 영어는 해석이 가능할 거라는 뜻인가?

어쨌든 부록 때문에 구입한 잡지라 내용이 어떻든 별로 아쉬울 것은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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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함께 읽는 로마 제국 쇠망사
에드워드 기번 지음, 황건 옮김 / 청미래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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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기번이 쓴 불후의 명저 ‘로마제국 쇠망사’를 데로 손더스라는 작가가 요약, 발췌한 책이다. 원작의 1/10 정도에 불과한 분량이지만, 역자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것처럼 본래의 흐름을 잃지 않고, 기번의 산뜻한 문장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기번의 명쾌하고도 확고한 문장, 물 흐르는 것 같은 시원한 서술 등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기독교인들은 로마의 박해를 장황한 문장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기번은 자기 종교 이외의 다른 종교를 경멸하는 기독교의 불관용에 대한 엄격함때문으로 간단히 서술한다.
유형의 재산이 없는 장인과 예술가에게 세금을 받는 것이라고 하면서 사치품의 유통을 옹호하는 글에는 그의 합리적이고 통찰력 있는 사고방식이 잘 드러난다.
벼락, 중풍으로 어이없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 피할 수 없는 재난은 아예 잃어버리고 덧없는 인생을 즐긴다는 식의 속편한 인생관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간혹 미심쩍은 부분도 있다.
아구구스투스가 제국의 경계를 규정해놓은 것이 단지 군인(신하)들의 업적이 황제를 능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을까? 그리고 안토니우스 피우스가 선제의 유언을 무시하고 자신의 후계자(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자신의 딸과 약혼시킨 것이 정말 가문보다 로마를 위해서였을까!?

그리고 이번 개정판에서는 각종 자료사진과 그림을 넣었는데, 빽빽한 본문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미남으로 소문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미모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사진을 구하는 식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본문의 내용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관련인물의 사진 등이다.

혹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내용을 따라가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전체적인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까 축약본이라도 좀 산만한 느낌인데다가 눈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 한자어 표현 등이 몰입을 방해한다.(그냥 ‘북아시아’라고 쓰면 될 것을 굳이 ‘상(上)아시아’라고 쓰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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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미국가자 - 당당 GoGo! 3
여근아 지음 / 이앤씨포럼(필북)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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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를 아주 조금만 아는' 사람들의 미국 여행을 위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을 상대할 때의 제스처와 마음가짐(?) 등을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해놓고 있다.
영어 실력이 너무 부족해서 완성된 문장이 힘들다면 단어만으로도 말하라거나 몇 번이라도 이해가 될 때까지 물어보라는 식의 조언도 잊지 않는다.

단편적인 수준의 영어문장이라도 외울 수 없다면 이 책을 활용하면 된다.
색인 표시를 찾아서 손가락으로 해당하는 문장을 찾아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좀 구질구질하고 뻘쭘한 방식 같지만, 어쨌든 미국 여행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관광회화 교재들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도 보이지 않는다.
다른 책들은 어설픈 한글을 영어표현 밑에 달아놓고 되지도 않는 발음을 강요하는데 반해 이 책의 한글표기들은 꽤 그럴듯하다.
recommend를 '뤠커멘ㄷ'라고 표기한 것이나, purpose of를 '퍼포접'이라고 표기해 놓은 것은 좀 우스꽝스러워도 꽤 그럴듯하다.

아쉬운 점은 시원한 편집과 큼직한 글씨체도 좋지만 정작 필요한 표현들이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막상 실제 상황이 닥치면 이 책에 나온 표현들만으로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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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사전 2
허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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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등장하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전문직인 변호사도 수임료를 받아서 임대료 내고, 직원 월급 주고, 접대비 쓰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고 말이다.
모 정형외과 의사는 계속 신모델로 바꿔야 하는 의료기기에 돈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빌딩을 사는데 '6년이나' 걸렸다고 푸념한다.
과연 이런 식의 사례들이 이 책을 접할 '평범한' 독자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이런 식의 몇몇 이야기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례들은 한번씩 읽어보고 곰곰이 곱씹어 볼만한 내용들이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지금 10억이 생긴다면 은행에 예금해 놓고 이자를 받아서 생활한다고 말하겠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본전을 까먹다가 바닥나게 된다는 계산법, 부자가 아닌 사람은 목돈 5천만 원이 생겼을 때 전원주택을 떠올리곤 하는데, 미래가 불투명한 요즘 노후를 대비한 계획은 터무니없다는 경고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내용 중에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하는 엄청난 노력과 근성이 필요하다거나 예전 사람들은 뼈 빠지게 모아서 집부터 장만하고 오디오, 자동차를 샀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 반대라고 지적하는 평범한 충고도 있다.

하지만 부자들은 홈쇼핑을 싫어한다는 식의 뻔한 충고가 정작 가장 유용하고 올바른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자가 되는 길은 기발하고 독특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내하고 노력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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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9-2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하지만 부자인 사람은 은행에 돈 눠두지 않고 어디 투자를 해서 은행이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니^^ 그것도 평범하기만 한 재주는 아니지 않을까요...저는 재테크는 영 자신이 없어서

sayonara 2005-09-25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본문에 남들보다 노력하고, 버는 것보다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생각하고 붙인 제목인데 리뷰 본문에는 그 내용이 빠졌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