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 리버 2 -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올리비에 다한 감독, 장 르노 외 출연 / 엔터원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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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마치 야마카시를 연상시킨다.)이 탐문수사와 교차되어 진행되다가 성경에 관련된 문서조사, 추적, 또다른 살인 등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크림슨 리버2’는 한마디로 정석적이고 관습적인 스릴러다.
하지만 아쉽게도 집중해서 보지 않는다면 기대한만큼 흥미진진하지 않다.
프랑스 영화답게 이야기의 진행이 느릿느릿하고, 전편과 비슷한 분위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소재와 구성, 주인공의 스타일 등이 스릴러의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매력이 반감됐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엽기적인 살인-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인물-추적이라는 공식화된 에피소드가 반복된다.

전편의 완성도에 지지 않으려는 듯, 1편과 마찬가지로 화끈한 격투씬이 등장하기도 하고, 애매모호한 분위기의 잔혹한 종교적 광기가 나오기도 하고, 전편의 눈사태에 비견되는 재난이 일어나기도 한다. 엔딩에서 나오는 개에 관한 농담까지 똑같은 식이다.
결국 ‘크림슨 리버2’는 전편과 비슷한데다가 전편을 넘어서지 못하는 속편의 한계에 갖혀버린 평범한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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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7 (양장) - 셜록 홈즈의 귀환 셜록 홈즈 시리즈 7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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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귀환’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코넌 도일이 홈즈 시리즈 연재를 중단한지 10년 만에 다시 재개한 작품들이다.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쌓아놓은 아이디어도 무척이나 많았는지, 대부분의 작품들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평범해 보이는 자전거 스토킹 사건, 범인의 정체와 범행방법이 너무도 명확해 보이는 사건, 아이들의 장난 같은 사건, 명백히 정신 이상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사건, 학생들의 커닝 사건, 스포츠 스타의 실종...
‘과거의 원한과 현재의 범죄’라는 뻔한 공식도 자주 나오지만, 사건의 방식과 트릭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다.

‘노우드의 건축업자’에서 홈즈는 미칠 것만 같은 고민거리를 안고 온 의뢰인에게 “그런 증상은 여기 있는 왓슨 박사가 전문”이라며 태연하게 유머를 내뱉는다.
모리어티가 없는 한동안 얼마나 심심했던지, 자신이 체포당할 거라는 의뢰인의 말에, “당신을 체포한다고? 그것 참 마음에 드는... (사건이군.)”이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다.
확실히 사건의 정체는 그동안 심드렁했던 홈즈가 귀를 기울일 만큼 독특하다.
얼핏 보아도 범인의 정체와 동기가 너무도 뻔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홈즈가 조사를 할수록 그 결론이 더욱 명백해질 뿐이다.
하지만 결국 진실은 밝혀지고, 홈즈는 수사가 잘 안 풀렸을 때 받은 조롱을 그대로 되갚아주는 꿋꿋한 정의까지 실현하게 된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트릭을 짐작할 수 있지만, 아무도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 같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다.

‘춤추는 사람 그림’ 사건은 아이들이 그려놓은 것 같은 사람 그림에 관한 수수께끼 이야기로 코난 도일다운 기발함과 재치가 넘치는 작품이다.
장난 같은 그림이 초래한 비극과 사건의 전모는 셜록 홈즈의 독특한 사건들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편이다.
항상 정의가 승리하는 명랑한 종말만 전해줄 수는 없다는 왓슨의 당혹스러움이 있는 에피소드다.

‘여섯 점의 나폴레옹 상’은 범인이 나폴레옹 석고상만을 깨뜨리는 사건으로, 그 진상은 역시 탐욕과 배반에 관한 것이다.
홈즈가 언급한대로 확실히 “생기 있고 빛나는” 에피소드다.

‘세 학생’ 사건은 세 명이 학생 중 시험지를 커닝한 범인을 잡아내는 이야기로 명탐정에게는 지나치게 사소하지만 나름대로 교훈적인 면이 있다.

‘실종된 스리쿼터백’편은 케임브리지 대학 럭비 팀의 스타 선수가 실종된 사건이다. 소문난 갑부인 숙부의 재산을 노린 납치처럼 보이지만, 독자의 예상대로(?) 이야기는 그렇게 심심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이 작품집은 단순히 셜록 홈즈의 귀환이라는 것 이상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거의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응축되어 있던 창작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듯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의 귀환과 함께 수많은 걸작단편들을 쏟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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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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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황량하고 엉성한 그림체, 지저분할 정도로 빽빽이 들어 찬 설명들. 하지만 추천사를 쓴 박재동 화백은 '이번 단락만 이번 이야기만 하다가 끝까지 보고 말았다'고 한다.
독자인 내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의 추천사들이 다소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저자는 그동안 환상으로 치장돼오던 십자군의 추악한 본래 모습을 벗겨내고 더 나아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제관계를 간결하게 풀어낸다.

그동안 하도 많이 들어서 상식처럼 되어 있던 이슬람의 '칼이냐 코란이냐'라는 말이 근거도 없는 거짓말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슬람의 서유럽 정복이 가능했던 이유는 야만적인 폭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융화력과 관용성 덕분이었다는 사실, 기독교와는 다른 개방적인, 열린 태도의 무슬림, 서유럽의 예루살렘 침공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유사성, 귀족에게 학살당한 농민-농민에게 학살당한 유태인-유태인에게 학살당하는 (현대의) 아랍인 식으로 되풀이되는 역사...
페이지를 넘길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물론 저자의 시각이 100% 맞는 것만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서구중심의 역사관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들이 꼭 한 번 귀담아들어볼만한 내용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자꾸만 동로마제국을 로마와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약간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부분이다.
동로마제국은 로마제국의 후예라기보다는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비잔틴제국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기번 같은 역사가는 서로마제국의 멸망으로 로마제국의 명맥이 끊겼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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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알면 축구가 두배로 재미있다
김은태.혼다 토모쿠니 지음 / 대산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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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축구와 일본어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고 시도한 책이지만, 아쉽게도 두 마리 다 놓쳐버린 아쉬운 책이다.
독자의 예상과 기대를 능가하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스타일의 구성과 안일한 수준의 내용들이 너무 아쉽다.

본문의 내용이라고는 기초적인 인사말, 축구장에서 쓰일 법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쓰이는 표현들과 그리 다를 것이 없는 휴식, 쇼핑, 날씨, 인물 등에 관한 대화들뿐이다. 그것도 기껏해야 네 개, 많아야 다섯 개의 짤막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정도다.
더 이상의 예문도 없고, 응용표현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축구장의 훈훈한 풍경, 어린 시절의 축구, 축구라는 스포츠의 매력, 축구장에서 경험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중간중간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한심할 정도로 안일하다. 별 재미도 없는 글에 몇몇 단어들에만 일본어 표현을 덧붙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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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지음 / 이레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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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를 위한 믿음이라, 이 사건을 위한 믿음이라.”

지선의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온 목사님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들은 모두 자신들의 종교나 믿음, 혹은 신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얼마나 깊고 확실한 것일까?
이 책의 주인공 지선은 교통사고와 전신화상이라는 가혹한 시련을 통해서 그러한 믿음을 시험받게 된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괴롭고 힘든 경험이었을 것이다. 원망과 분노, 고통과 좌절이 차례차례 밀어닥치는 길었던 시간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부끄럽게도 이 책을 읽고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저자에 대한 것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의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갖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불만은 많았는지, 왜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았는지 말이다.

따지고 보면 이 책의 이야기도 TV나 신문에 흔히 나오는 심각한 사고 후유증, 불치의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그 사연들 속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더 씩씩하고 더 바람직한 태도로 말이다.

병실 앞의 ‘PS(성형외과) 이지선’을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의미의) ‘추신 이지선’으로 웃어넘길 수 있는 주인공의 태도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 독서를 통해 인생에 있어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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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1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분들을 위해 성형에도 보험 적용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sayonara 2005-10-1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여전히 선진복지국가로 가는'중'이겠죠?! 위와 같은 경우나 희귀질병, 일부 질환 등에 대한 보험이 확대되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