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소 황량하고 엉성한 그림체, 지저분할 정도로 빽빽이 들어 찬 설명들. 하지만 추천사를 쓴 박재동 화백은 '이번 단락만 이번 이야기만 하다가 끝까지 보고 말았다'고 한다.
독자인 내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의 추천사들이 다소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저자는 그동안 환상으로 치장돼오던 십자군의 추악한 본래 모습을 벗겨내고 더 나아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제관계를 간결하게 풀어낸다.

그동안 하도 많이 들어서 상식처럼 되어 있던 이슬람의 '칼이냐 코란이냐'라는 말이 근거도 없는 거짓말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슬람의 서유럽 정복이 가능했던 이유는 야만적인 폭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융화력과 관용성 덕분이었다는 사실, 기독교와는 다른 개방적인, 열린 태도의 무슬림, 서유럽의 예루살렘 침공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유사성, 귀족에게 학살당한 농민-농민에게 학살당한 유태인-유태인에게 학살당하는 (현대의) 아랍인 식으로 되풀이되는 역사...
페이지를 넘길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물론 저자의 시각이 100% 맞는 것만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서구중심의 역사관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들이 꼭 한 번 귀담아들어볼만한 내용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자꾸만 동로마제국을 로마와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약간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부분이다.
동로마제국은 로마제국의 후예라기보다는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비잔틴제국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기번 같은 역사가는 서로마제국의 멸망으로 로마제국의 명맥이 끊겼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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