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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닝가 10번지 -상
제프리 아쳐 지음 / 두리미디어 / 1994년 11월
평점 :
절판
'한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는 놀라운 데뷔작을 발표했던 제프리 아처의 작품으로 영국의 의회와 정치에 관한 해설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제도와 선거제도에 관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제프리 아처의 최고 히트작 '카인과 아벨'과 비교한다면 박진감이 덜 한 편인데, 이 작품에는 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신용사기'도 없고, 액션이나 추격전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럭저럭 흥미진진한 정치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세부적인 설정과 묘사가 리얼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 주인공 찰스와 사이먼, 레이는 각자 다른 배경과 성향을 갖고 있지만, 세 명 모두 대영제국의 수상을 목표로 정치계에 뛰어든다.
그들은 경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임약속, IRA의 테러, 창녀와의 관계, 재정적 모험 등을 극복하고 공통된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간다.
그들은 또한 처가의 도움으로 당내 반대세력의 요직에 앉을 수 있는 기회, 출중한 법률 지식 덕분에 사임을 못하고 오히려 다른 부서로 승진되려는 행운 등을 경험하며 정치에 대한 혐오와 매력에 빠져든다.
그리고 미디어 서평에서는 이 작품을 가리켜 '원스 어폰어 어메리카'의 영국 버전이라고 표현했는데,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비유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잘못 표기한 것도 우습거니와 세 정치인의 성공담과 금주법 시대 갱들의 배신과 몰락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영국판 '록키'이며, 영국판 '도쿠가와 이에야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