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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의 악마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하영진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백주의 악마’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 중에서는 비교적 범작에 속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은 너무 모범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외딴 섬의 휴양지에 등장하는 개성 있는 인물들, 의문의 살인 사건, 용의자들의 완벽한 알리바이...
인물들의 성격 하나하나와 갈등구조가 어찌나 전형적인지 이야기가 시작하는 부분에서 등장하는 두 남녀의 사연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둘의 결말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결국에는 그 두 명이 맺어질 사이란 걸 말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10권정도 읽은 독자라면 이야기의 방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의 작품에 있어서 역시 어려운 것은 범인의 정체와 트릭. 그런 면에서는 확실히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이런 식의 ‘보수적인 안정감’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매력이고, 그런 점에서 '백주의 악마'는 충분히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다.
함께 수록된 단편 ‘말벌집’도 독자의 예상을 한발 정도 앞서나가는, 간결하고도 멋진 추리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