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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58
엘러리 퀸 지음, 박기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엘러리 퀸의 작품들은 정교하고 복잡하기 마련이지만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은 마치 10여권의 소설을 한권에 우겨넣은 듯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등장인물란에 소개된 인물이 두 명의 퀸 부자를 제외하고도 마흔명 가까이 된다.
일반적으로 추리소설들은 사건이 복잡해질수록 산만하고 정신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엘러리 퀸의 작품들은 추리구조가 정교하고 복잡해질수록 사건이 해결되고 설명될 때의 카타르시스가 크다.
마치 배우기 복잡하고 번거로운 PC게임이 단순한 슈팅게임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엘러리 퀸은 결말에 가서 사건의 전모를 꼼꼼하게 ‘분류’하고 ‘선택’해서 차근차근 설명까지 해준다.
이 작품의 또다른 재미라고 한다면, 빈정거리는듯한 경박한 말투의 재미다.
이미 죽은 사람을 찾는 아버지의 질문에 “어딘가 제4차원의 세계에 있겠죠”하고 대답하는 엘러리 퀸의 말투, “퀸 총경의 아들”(=퀸(Queen), 여왕의 아들)이라는 장관의 말장난 등이 그것이다.
동서추리문고의 아쉬운 점은 전체 이야기의 2/3가 지나서야 발생하는 두 번째 살인사건을 뒷표지에 언급해놓았다는 점이다. 조금 김이 빠진다. 독자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두 번째 살인을 기다리고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