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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살인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순녀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5월
평점 :
우연히 자신이 어린 시절에 살던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 신혼부부와 악몽 속에 나타나는 살인사건, 잠자고 있던 18년 전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두 주인공과 마플여사의 이야기이다.
오래 전 세월 속에 묻혀있던 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줄거리도 신선하고 전문탐정이 아닌 주인공들이 나름대로의 능력을 발휘해 하나씩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장난스러우면서도 재미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잠자는 살인’의 단점이기도 하다. 추리가 잘 안풀릴 때 하염없이 헤매기만 하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노라면, 멋지고 자신감 넘치게 앞으로 나아가는 포와로가 그리워지기도 한다.(물론 결정적인 순간에는 마플여사가 꼭 도움을 주지만 말이다.)
악당타입의 다혈질적이고 성공을 갈망하는 남자, 평소에는 점잖고 지루하지만 간혹 사이코 같은 분노를 폭발시키는 남자, 유쾌하지만 마음속에는 그늘을 감추고 있는 남자. 다소 평면적이고 뻔한 용의자들이 등장하지만 꽤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과거의 살인사건을 추적한다는 기본설정이 포와로가 등장하는 ‘코끼리는 기억한다’와 조금 비슷하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