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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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평 [빵과 장미], 캐서린 피터슨, 문학 동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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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는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렌스에서 일어난 이민노동자의 파업을 배경으로 쓰여 졌다. 작가 캐서린 피터슨은 3년에 걸쳐서 이 사건을 조사했다고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일 뿐이다. 특히 선교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여류작가는, (이 책은 미국에서 2008년 출판되었다) 거의 100년 전 미국의 치열했던 노동자의 삶을 너무 감성적으로 그려놓았다. 왜? 한겨레 신문사와 예스24는 이 책을 겨울방학 추천도서로 선정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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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3살 소년소녀의 눈으로 본 노동자의 현실과 파업을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은 이탈리아계 이민노동자의 딸 로사이다. 공장화재로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와 언니가 방적공장에서 일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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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 이 아파트를 봐! 그가 우리에게 이 집을 줬고, 우린 집세만 내면 여기 살 수 있지. 어찌나 마음씨를 곱게 쓰는지. 일 좀 했다고 나한테 일주일에 6달러 25센트씩이나 주고 집세로 도로 6달러를 걷어간단다.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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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분은 세루티 부인이 파업의 원인을 딸 로사에게 말하는 부분이다. 당시 노동자의 현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당시의 지식인의 모습도 있다. 전반부에 등장하는 로사의 담임선생님 핀치는 아이들에게 파업에 참여자하지 못하도록 하고, 부모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녀의 반대편에는 파업을 주도하는 인물 조 에디터가 있다. 그는 선동가로 최저생계비보장과 무폭력을 강조하지만 그는 노동자가 아니고 지식인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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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제이크는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노동자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민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민 노동자 외에도 고통을 받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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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주급(週給)을 받던 대부분의 이민노동자(비숙련공)은 굶주림에 직면한다. 그러면서 그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 숙련공과 당장 식량을 사기위해서 출근하려는 노동자들의 출근 저지투쟁이 일어난다. 2명의 아이가 경찰과 군인들에게 희생됨으로서 상황은 악화되고, 이민노동자의 아이들은 굶주림과 안정을 위해서, 뉴욕 등에 있는 노동자 가정으로 보내진다. 이 책에서의 가장 감동을 주는 부분도 이 부분이다. 주인공 로사와 제이크가 간 곳이 버몬트주 베러이다. 이곳에는 그 당시 왔던 35명 아이의 사진이 노동자 회관에 있다고 한다. 같이 일하던 공장의 숙련공들은 현실을 외면했지만, 타 지역에 있는 노동자들이 고통을 분담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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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홍익대학교 청소용역노동자 파업, 유성기업 파업, 홈에버 정규직 선별전환 이랜드노조 파업 등을 우리는 보아왔다. 이 책에서 그려진 것처럼 파업에는 노동자의 희생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파업은 노동자와 자본가, 정부 모두의 희생을 요구한다. 노동자는 무조건 희생을 당하고 자본가와 정부는 무조건적으로 잘못했다는 식의 일방적인 견해를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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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역사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영국노동자계급의 상태] (F, 엥겔스, 도서출판 두리, 1988)을 보면 노동 운동이 얼마나 치열하게 발전해왔는지 알 수 있다. 노동자들의 희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가와 정부 측에서도 많은 희생을 감수했던 것도 사실이다. 독일의 법철학자 예링이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는 투쟁 가운데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 나는 중산층· 숙련공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파업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극단적인 선동가 몇 명이 파업현장에 가서 그곳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막고, 노사 양측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중산층· 정규직· 숙련공이라는 착각에 빠져나와 비정규직을 지지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파업을 감상적으로 보여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파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기에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가 아니라 성인 권장도서가 되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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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대목 발췌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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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부엌 식탁 주변에서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영어 문법을 단련시키고 어휘를 향상시켜줄 책을 읽을 수 있었다.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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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에게는 오직 하나의 국적, 하나의 민족, 하나의 신념만이 있을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공장주들과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십시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쓸모 있는 구성원과 쓸모없는 구성원. 우리의 대의명분에서 연대는 필수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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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군중 속을 밀치며 빠져나갔고, 노래 소리도 차츰 잦아들었다. 마치 몸을 겨누고 있는 총검의 차가운 금속이 흥겨운 분위기 속에 행진하던 사람들에게 그들이 맞닥뜨린 심각한 위험을 상기시켜주기라도 한 듯이.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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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데 고드름에 배를 푹 찔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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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는 두려움이 어찌나 큰지 그 무게가 실제로 느껴질 정도였다.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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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주들은 침묵 외에는 그 어떤 말도 알아듣지 못해요.

펀치 선생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 침묵이요?

- 소리가 없으면 이윤도 없죠. 아마 그들도 이건 알아들을 거예요. 기계는 혼자 돌아가지 않아요. 양모는 저절로 짜이지 않죠. 그들은 공장이 소음을 내지 않으면 주머니 속에서 돈이 짤랑거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그들은 이건 알아들을 거예요. 그렇죠? (179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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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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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녀 로사 - 이민온 아일랜드인, 6학년 : 아빠 - 공장화재로 사망 / 세루티 부인 - 엄마

학교친구 - 쿠리 형제, 셀리나 코사, 올가 크론스키(진실을 이야기함)

제이크 빌 - 토박이, 어린 노동자 : 친구 조 오브라이언 학생 (체포됨)

애나 - 언니, 노동자 : 리치 동생-얘기 / 마드리드 - 시라안인 밴드, 체포

핀치 - 고용주 측 노처녀 교사 / 말라네세 신부 - 노동자 측, 아일랜드인 신부 , 성 로사리오 성당

오라일리 신부/ 오설리번 부인 / 도너휴 신부 - 공장측

조 에터 - 토박이 미국인, 노동운동가

마리노 부인 - 노동자

아르투로 조바니티 - 여류시인, 무정부주의자

페트로스키 부인 - 노동자

빅 빌 헤이우드 - 거물, 거구의 카우보이,

엘리자베스 걸리 플린 - 여성 노동 운동가

빌리 우드 - 공장소유주

안젤로 - 아일랜드계 노동자 - 친구 줄리아노

애니 로피초 - 죽음 / 브린 - 장의사, 다이너마이트 설치

야루살리스네 가족 - 세든 폴란드인 가족 / 조나스, 캐스투티스

스위처 대령 - 방위군

애니 벨첸바흐 부인 - 파업위원회 위원, 유대계 폴란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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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언어학 강의 현대사상의 모험 18
페르디낭 드 소쉬르 지음, 최승언 옮김 / 민음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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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서평 [일반언어학 강의], 페르디낭 드 소쉬르, 민음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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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는 인도유럽어 연구를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하지만 정작 쥬네브 대학에서 언어학을 강의하면서는 그날그날 급히 원고를 쓰고 없애버렸다. 이 책은 사후, 소쇠르의 제자 샤를 바이와 엘베르트 세슈아가 강의 노트를 기준으로 편집한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소쇠르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미흡해 보일수도 있지만, 이 책은 인문학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었다. 후대 학자들은 1957년 [일반언어학강의 수고 원고], 2002년 [일반언어학강의 노트] 출판했다. 두 저서는 소쇠르가 직접 작성한 원고를 가지고 이 책을 비판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바이와 세슈아의 노력이 없었다면 인류역사가 바뀌었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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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e는 langage의 다른 모든 현상의 규범이다.


이것이 소쉬르 사상의 기본 명제이다. 이 책에서는 langue(랑그)를 언어, langage를 언어활동으로 번역하고 있으나, 애매하다.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한국어 사전에서의 <언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언어(言語)

명사로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소쇠르는 langue가 관념을 나타내는 기호 체계라고 보았다. 따라서 기호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문자 따위의 수단(수화법, 상징적 의식, 예법, 군용 신호 등)은 광의의 우리말 언어(言語)에 포함되는 것이다. 따라서 langage를 언어(言語)로 번역하고, langue와 parole는 원어 그대로 랑그와 빠롤로 인식하는 것이 언어와 언어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랑그는 관념을 나타내는 것이며, 빠롤은 랑그와 관계없이 우리가 감각적 수단을 통해서 인식하는 그 제체를 의미한다. 실례를 보면, 한국어로 나무와 영어의 tree는 빠롤은 다르지만 랑그는 동일한 것이다. 이것으로 ‘랑그가 언어의 다른 모든 현상을 규범하는 것이다’ 라는 명제를 설명할 수 있다.


공시언어학과 통시언어학은 시간을 기점으로 나누고 있다. 정태적 국면에서 파악하는 것을 공시적 언어학, 진화적 국면에서 파악하는 것을 통시언어학이라고 한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우리가 일반문법으로 알고 있는 것은 공시언어학에 포함되고, 소셜 미이어의 발달로 언어가 변해가는 현상을 고찰하는 것은 통시언어학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상당한 고찰이 필요하다.



2. 소쉬르 (1857~1913)

스위스 쥬네브 출신으로, 라이프찌히 대학에서 수학했다. 1878년 (21세) [인도유럽어 원시모음 체계에 관한 논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면, 1901~1913년까지 쥬네브 대학 교수를 지냈다.

참고 : 1912-1913년 : 게르만어 비교문법 및 니벨룽겐 강의, 게르만 전설 연구함.

1916년 : [일반언어학강의] 출판

1957년 : [일반언어학강의 수고 원고] 출판

2002년 : [일반언어학강의 노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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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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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언어학 노트 - 쥬네브의 소쉬르 저택창고에서 발견된 일반언어학
페르디낭 드 소쉬르 지음, 최용호 외 옮김 / 인간사랑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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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서평 [일반언어학 노트], 페르디낭 드 소쉬르, 인간사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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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쉬르 직접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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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지성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은 [일반 언어학 강의]는 소쉬르 사후 3년이 지나서 제자 발리와 세쉬예가 출판했다. 이 책을 통해서 언어학, 인류학, 기호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문학비평, 정치경제 등 인문학 모든 분야에서 구조주의적 통찰이 시작되었다. 1996년 [언어의 이중적 본질에 관하여]라는 문헌이 발견됨으로써 소쉬르가 직접 작성하였으나 출판되지 못한 새로운 문헌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일반 언어학 강의]이 [언어의 이중적 본질에 관하여]를 비롯한 신항목과 신자료와 쥬네브 대학 3차 강연 자료를 포함한 구자료를 정리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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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 언어학 강의]에 대한 비판서이며, 그 책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는 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를 쓴 로이 헤리스가 이 책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는 번역본이지만, 소쉬르의 숨결이 묻어나는 글을 직접 대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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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론 강좌 (문체론 강좌 개설에 관한 자필 원고)

문체론이란 명칭은 이것 외의 별다른 명칭이 없어서 부여한 이름입니다. 문체와 문체론은 좋지 못한 애매성을 보여줍니다. 그 명칭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몇몇 교정사항이 필요합니다.

1, 문체란 단어는 사람, 개인, 개인적인 방식의 개념을 환기시킵니다 (‘문체는 사람이다’ 등). 이와 정반대로 Bally씨의 연구들이 예시하는 바대로 그와 같은 구상을 하는 문체론은 언어수단을 연구하려는 것인데, 그것은 이 수단이 공통의 관용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즉 이들이 사회적 현상의 범주에 속하는 범주에서 그러하며, 따라서 그것은 개인을 벗어나서 고정된 것입니다. 언어 내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결단코 아니다> 같은 표현은 문체에 속하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이를 말하는 것은 개인적인 사실이 아니라 것과, 또 다른 관점으로 이 표현들이 아주 하찮은 것이지만 언제나 어떤 방식의 느낌에 대한 표지라는 점 때문입니다. 문체는 개인에 의존되어 있으며, 문체론은 애초에 언어 영역 또는 사회 영역에서 개인을 넘어서 있습니다.

2. 문체란 단어는 문학적인 것 또는 기껏해야 글로 쓰인 것에 대한 개념을 불러일으킵니다.

문체론은 쓰인 것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으면서 무엇보다도 말해진 것에 대한 것을 관찰하는 가운데서, 즉 살아 있는 언어활동의 형태들 내에서 - 텍스트에 기록되었든 그렇지 않든 - 그 대상을 갖습니다. 문체는 문자에 의존하며, 따라서 문체론은 순수 발화(parole)의 영역에서는 특히 문자의 범위를 넘어서 존재합니다.

3. 문체론은 실용성이 있을 수 있지만 문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규칙을 제정하는 규범과학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실을 기록하고, 이들을 분류하는 순수 관찰과학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러한 권한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즉각 첨언하자면, 문체론은 개별어 전체에 대해 아무런 차이 없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문체론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은 [ ]견해에서는 특히 프랑스어 표현이나 어구가 아닙니다. 여러분, 문체론 강좌에서 관해 우리가 위험 것으로 진정 두려워할 수도 있는 것을 말하기 이르렀습니다. 그것은 문체과학이 갖는 모호성에서 유래하는 선입관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다음과 같은 반론입니다. 사람들이 우리의 문체론의 명칭으로 제공하는 것은 바로 언어학에 속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바로 언어학에 속합니다. 그러나 감히 말하지만 언어학은 광범위합니다. 언어학에는 두 분야가 있습니다. 하나는 수동적인 저장소인 Langue에 더 가까운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인 힘이자 언어활동의 다른 절반에 조금씩 지각되는 현상들의 진정한 기원이 되는 Parole에 더 가까운 분야입니다. 이 두 분야가 [ ]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닙니다.

요약하자면,

1.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사회적 관용에 의해 인지된 것, 그리하여 어떤 현상이 언어적인 것이 되도록 하는 조건들을 만족시킨다.

2. 글로 씌어진 것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말해진 것이 더욱 우선적이다.

3. 규범적 목적에서가 아니라 올바른 표현규칙을 줄 수 있는 것, 그러나,

4. 마지막으로 관찰을 일반화하려는 목적으로 언어들에 적용 가능한 이론에 이를 수 있는 것.

그것이 [ ]이기는커녕 제시될 수 있는 실제적인 반론은 다음 말입니다. 즉 그것은 바로 언어학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사실로 그렇습니다. 오직 언어학의 영역만이 광범하기 때문입니다. 감히 말하지만 유도된 분야들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문체론은 환영할 만한 사실이며, [ ] 어떤 심리상태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서 언어의 형식적 표현수단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본문 366-368쪽)



2. 소쉬르 (1857~1913)

스위스 쥬네브 출신으로, 라이프찌히 대학에서 수학했다. 1878년 (21세) [인도유럽어 원시모음 체계에 관한 논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면, 1901~1913년까지 쥬네브 대학 교수를 지냈다. 만년에는 언어 일반의 성질에 관해서 깊이 연구하여, 통시(通時) 언어학과 공시(共時) 언어학으로 구별하고, 랑그(langue, 언어)를 파롤(parole, 말)에서 분리해, 사회 습관으로 체계화된 언어(랑그)를 언어학의 대상으로 결정하고, 체계에 속하는 요소는 상호 간의 대립에 의해서 가치를 지닌다고 하였다. 이것이 구조 언어학, 나아가 언어학을 초월한 구조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또한, 언어를 훌륭한 기초체계로 파악하고 기타의 기호를 포함한 기호 일반을 사회생활에 있어서 삶을 연구하는 과학 및 기호학(sémiologie)으로 간주하였다.

참고 : 1912-1913년 : 게르만어 비교문법 및 니벨룽겐 강의, 게르만 전설 연구함.

1916년 : [일반언어학강의] 출판

1957년 : [일반언어학강의 수고 원고] 출판

2002년 : [일반언어학강의 노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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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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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 어떻게 언어로 놀이를 하는가?
로이 헤리스 지음, 고석주 옮김 / 보고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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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서평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로이 헤리스, 보고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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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vs 랑그는 언어의 통일을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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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하는 말 즉 언어가 무엇인가? 에 대해서 근원적인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유명한 문장가의 글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언어에 대한 현대적 고찰의 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구조주의적 접근을 시도한 소쉬르와 분석 철학을 확립시킨 비트켄슈타인에 대해서 관심을 두게 되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를 한번 읽어보고,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초심자가 읽기에는 너무 어렵다. 저자도 언어학자로서 당대의 석학이었지만,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해석이 학계에서 논란이 많아 책을 저술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두 천재의 사상에서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정리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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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은 학문적 교류가 없었음에도 언어를 놀이로 유추해서 해석하려고 했던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가 있다. 이들의 언어에 대한 고찰은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언어연구는 논리학, 수사학, 문법으로 나누어서 발전되어왔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언어를 삶의 보조물이 아닌, 사회적 상호작용의 집합적 산물이며,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구성하고 표명하는 본질적인 도구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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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언어가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하려고 하면서, 사람들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언어와 규칙이 지배되는 놀이 사이의 유추라고 보았다. 비트겐타인은 [철학적 탐구]에서 언어의 개별 단어들은 대상들을 명명하고, 문장들은 그러한 의미들의 결합이라고 보았다. 소쉬르는 언어는 그 본질적으로 하나의 명칭이며, 사물들의 목록에 대응하는 용어들의 목록이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에 (소쉬르는) 언어기호는 사물과 이름의 연결이 아니라, 개념과 청각 영상의 연결이고 했다. 소쉬르가 모국어로 사용한 프랑스어를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 단어들은 한국어로 번역할 수 없다) langue(랑그)는 언어의 본질적이고 등질적인 사회적 체계로서의 성격을 의미하고, parole(파롤)은 구체적인 음성으로 발화된 언어의 개인적인 실현을 의미한다. 이 두 개념을 아우르는 것이 langage(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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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는 langue가 언어의 통일을 유지시킨다며 langue를 강조했다. 이것과 비교해서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parole을 강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의 사유의 영역이 달랐기 때문에 이 차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관해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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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텍스트와 맥락, 이름과 유명론, 언어 단위, 언어와 사고, 체계와 사용자, 자의성, 문법, 변이와 변화, 의사소통, 언어와 과학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이나 소쉬르 중 한 사람의 사상이라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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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들을 위한 두 천재의 연대기를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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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 (1857~1913) : 스위스 언어학자

스위스 제네바 출신으로, 1901~1913년까지 제네바 대학 교수를 지냈다. 인도 및 유럽의 비교 언어학에 있어서 세계 최초의 탁월한 업적을 이루었으며 (당시 나이가 20대 후반이었다), 만년에는 언어 일반의 성질에 관해서 깊이 연구하여, 통시(通時) 언어학과 공시(共時) 언어학으로 구별하고, 랑그(langue, 언어)를 파롤(parole, 말)에서 분리해, 사회 습관으로 체계화된 언어(랑그)를 언어학의 대상으로 결정하고, 체계에 속하는 요소는 상호 간의 대립에 의해서 가치를 지닌다고 하였다. 이것이 구조 언어학, 나아가 언어학을 초월한 구조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또한, 언어를 훌륭한 기초체계로 파악하고 기타의 기호를 포함한 기호 일반을 사회생활에 있어서 삶을 연구하는 과학 및 기호학(sémiologie)으로 간주하였다. 그의 저서는 언어학과 구조주의 교육에 사용되고 있다. 그의 저서 [일반언어학 강의]는 그의 제자들의 강의 노트를 정리서 쓰인 것이다. 그는 강의 이후 그의 강의노트를 불태워버렸던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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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1889 ~ 1951) 철학자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계 유태인 철강재벌의 아들로 태어났다. 14세까지 가정에서 교육을 받다가 린츠와 베를린에서 수학과 물리학 및 기계공학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1908년 영국의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수학의 철학적 기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버트란트 러셀의 영향을 받아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로 옮겨 본격적인 철학 수업을 쌓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연합군에 장교로 입대하여 1918년에 이탈리아군의 포로가 되었는데, 이 무렵 『논리철학논고』(Tractatus Logico-Philosophicus)가 완성되었다. ( 로수용소에 있을 때 도움을 준 사람이 미국의 경제학자 케인즈이다) 종전 후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오스트리아에 머물다가 1929년 케임브리지로 복귀, 박사 학위를 받고 이듬해 강의를 시작하였다.

1936년 여름 케임브리지를 떠나 노르웨이의 한 시골에서 『철학적 탐구』(Philosophische Unter suchungen)를 집필하다가 케임브리지로 돌아와 주임 교수가 되었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1951년 암으로 사망하기까지의 그의 삶은 다양한 체험으로 가득하였다. 『논리철학논고』에 서술된 논리체계는 개념실재론, 논리적 원자론, 및 소박한 반영론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철학연구』에서는 그의 논리체계가 부정되어 일상 언어의 기술적ㆍ분석적 방법이 채용되었다. 그는 철학의 임무를 언어비판 및 명제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 것에 한정시켰는데, 이는 현대의 허무주의의 일종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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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이 헤리스

옥스퍼드 대학 명예교수. 저서로 [언어제작자], [언어 신화], [필기의 기원], [언어 기계], [소쉬르 읽기]가 있다. [일반언어학 강의]에 대한 번역과 주석은 1983년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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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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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록 범우문고 109
이태준 지음 / 범우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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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서평 [무서록] 이태준, 범우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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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무서록(無書錄)은 ‘두서없이 쓴 글’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말하는 수필에 해당하는 글이다. 이 책의 저자 상허 이태준은 해방 이후 월북해서 초기 북한 문학 형성에 이바지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현대수필의 기점을 1947년 김진섭의 [인생예찬]과 이양하의 [이양하 수필집]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서록은 1941년 초판이 출판되었다. 이념을 넘어서 문학적 가치로만 평가한다면, 수필이라는 이름 대신 무서록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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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허 이태준은 1930년대 ‘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이라고 불린 만큼 당대의 문장가였다. 이러한 이유로 상허를 소설가로서만 알고 있지만, [무서록]에서 보이는 간결하면서 아름다운 문체와 [문장강화]에서 보여주는 탁월한 문학적 식견은 우리문학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것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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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상허를 생각하면 백석이 떠오른다. 백석 또한 월북 작가로 분류되어서 현대 문학사에서 소외되었던 인물이다. 어느 젊은 시인은, 백석의 시(詩)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시인(詩人)들이 가장 좋아하는 10인의 시인에 뽑힐 만큼 그의 작품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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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허는 이념에 따라 북으로 갔지만, 백석은 단순히 고향으로 갔다. 아이러니하게 상허는 1950년대 숙청당했고, 백석은 북한에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한 것은 두 사람 모두 북한 체재를 찬양하는 글을 썼고, 그 글들이 한국인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든 그들의 작품을 숨겨둘 필요는 없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활발한 재평가를 통해서 우리문학의 우수성을 다시 확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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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을 보고 있다.

물은 아름답게 흘러간다.

흙 속에서 스며나와 흙 위에 흐르는 물, 그러나 흙물이 아니요 정한 유리그릇에 담긴 듯 진공 같은 물. 그런 물이 풀잎을 스치며 조각돌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푸른 하늘 아래 즐겁게 노래하며 흘러가고 있다.

물은 아름답다. 흐르는 모양, 흐르는 소리도 아름답거니와 생각하면 이의 맑은 덕, 남의 더러움을 씻어는 줄지언정. 남을 더럽힐 줄 모르는 어진 덕이 이에게 있는 것이다. 이를 대할 때 얼마나 마음을 맑힐 수 있고 이를 사괴일 때 얼마나 깨끗이 할 수 있는 것인가!

물은 보면 즐겁기도 하다. 이에겐 언제든지 커다란 즐거움이 있다. 여울을 만나 노래할 수 있는 것만 이의 즐거움이 아니다. 산과 산으로 가로막되 덤비는 일없이 고요한 그대로 고이고 고이어 나중날 넘쳐 흘러가는 그 유유무언(悠悠無言)의 낙관(樂觀),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독에 퍼 넣으면 독 속에서, 땅 속 좁은 철관에 몰아놓으면 몰아넣는 그대로 능인자안(能忍自安)한다.

물은 성(聖)스럽다. 무심히 흐르되 어별(魚鼈)이 이의 품에 살고 논, 밭, 과수원이 이 무심한 이로 인해 윤택하다.

물의 덕을 힘입지 않는 생물이 무엇인가?

아름다운 물, 기쁜 물, 고마운 물, 지자(智者) 노자(老子)는 일즉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였다.

(본문 17쪽에서 18쪽) * 옛 문장 그대로 옮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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