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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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평 [빵과 장미], 캐서린 피터슨, 문학 동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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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는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렌스에서 일어난 이민노동자의 파업을 배경으로 쓰여 졌다. 작가 캐서린 피터슨은 3년에 걸쳐서 이 사건을 조사했다고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일 뿐이다. 특히 선교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여류작가는, (이 책은 미국에서 2008년 출판되었다) 거의 100년 전 미국의 치열했던 노동자의 삶을 너무 감성적으로 그려놓았다. 왜? 한겨레 신문사와 예스24는 이 책을 겨울방학 추천도서로 선정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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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3살 소년소녀의 눈으로 본 노동자의 현실과 파업을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은 이탈리아계 이민노동자의 딸 로사이다. 공장화재로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와 언니가 방적공장에서 일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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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 이 아파트를 봐! 그가 우리에게 이 집을 줬고, 우린 집세만 내면 여기 살 수 있지. 어찌나 마음씨를 곱게 쓰는지. 일 좀 했다고 나한테 일주일에 6달러 25센트씩이나 주고 집세로 도로 6달러를 걷어간단다.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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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분은 세루티 부인이 파업의 원인을 딸 로사에게 말하는 부분이다. 당시 노동자의 현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당시의 지식인의 모습도 있다. 전반부에 등장하는 로사의 담임선생님 핀치는 아이들에게 파업에 참여자하지 못하도록 하고, 부모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녀의 반대편에는 파업을 주도하는 인물 조 에디터가 있다. 그는 선동가로 최저생계비보장과 무폭력을 강조하지만 그는 노동자가 아니고 지식인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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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제이크는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노동자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민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민 노동자 외에도 고통을 받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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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주급(週給)을 받던 대부분의 이민노동자(비숙련공)은 굶주림에 직면한다. 그러면서 그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 숙련공과 당장 식량을 사기위해서 출근하려는 노동자들의 출근 저지투쟁이 일어난다. 2명의 아이가 경찰과 군인들에게 희생됨으로서 상황은 악화되고, 이민노동자의 아이들은 굶주림과 안정을 위해서, 뉴욕 등에 있는 노동자 가정으로 보내진다. 이 책에서의 가장 감동을 주는 부분도 이 부분이다. 주인공 로사와 제이크가 간 곳이 버몬트주 베러이다. 이곳에는 그 당시 왔던 35명 아이의 사진이 노동자 회관에 있다고 한다. 같이 일하던 공장의 숙련공들은 현실을 외면했지만, 타 지역에 있는 노동자들이 고통을 분담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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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홍익대학교 청소용역노동자 파업, 유성기업 파업, 홈에버 정규직 선별전환 이랜드노조 파업 등을 우리는 보아왔다. 이 책에서 그려진 것처럼 파업에는 노동자의 희생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파업은 노동자와 자본가, 정부 모두의 희생을 요구한다. 노동자는 무조건 희생을 당하고 자본가와 정부는 무조건적으로 잘못했다는 식의 일방적인 견해를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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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역사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영국노동자계급의 상태] (F, 엥겔스, 도서출판 두리, 1988)을 보면 노동 운동이 얼마나 치열하게 발전해왔는지 알 수 있다. 노동자들의 희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가와 정부 측에서도 많은 희생을 감수했던 것도 사실이다. 독일의 법철학자 예링이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는 투쟁 가운데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 나는 중산층· 숙련공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파업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극단적인 선동가 몇 명이 파업현장에 가서 그곳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막고, 노사 양측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중산층· 정규직· 숙련공이라는 착각에 빠져나와 비정규직을 지지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파업을 감상적으로 보여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파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기에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가 아니라 성인 권장도서가 되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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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대목 발췌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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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부엌 식탁 주변에서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영어 문법을 단련시키고 어휘를 향상시켜줄 책을 읽을 수 있었다.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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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에게는 오직 하나의 국적, 하나의 민족, 하나의 신념만이 있을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공장주들과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십시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쓸모 있는 구성원과 쓸모없는 구성원. 우리의 대의명분에서 연대는 필수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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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군중 속을 밀치며 빠져나갔고, 노래 소리도 차츰 잦아들었다. 마치 몸을 겨누고 있는 총검의 차가운 금속이 흥겨운 분위기 속에 행진하던 사람들에게 그들이 맞닥뜨린 심각한 위험을 상기시켜주기라도 한 듯이.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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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데 고드름에 배를 푹 찔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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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는 두려움이 어찌나 큰지 그 무게가 실제로 느껴질 정도였다.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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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주들은 침묵 외에는 그 어떤 말도 알아듣지 못해요.

펀치 선생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 침묵이요?

- 소리가 없으면 이윤도 없죠. 아마 그들도 이건 알아들을 거예요. 기계는 혼자 돌아가지 않아요. 양모는 저절로 짜이지 않죠. 그들은 공장이 소음을 내지 않으면 주머니 속에서 돈이 짤랑거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그들은 이건 알아들을 거예요. 그렇죠? (179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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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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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녀 로사 - 이민온 아일랜드인, 6학년 : 아빠 - 공장화재로 사망 / 세루티 부인 - 엄마

학교친구 - 쿠리 형제, 셀리나 코사, 올가 크론스키(진실을 이야기함)

제이크 빌 - 토박이, 어린 노동자 : 친구 조 오브라이언 학생 (체포됨)

애나 - 언니, 노동자 : 리치 동생-얘기 / 마드리드 - 시라안인 밴드, 체포

핀치 - 고용주 측 노처녀 교사 / 말라네세 신부 - 노동자 측, 아일랜드인 신부 , 성 로사리오 성당

오라일리 신부/ 오설리번 부인 / 도너휴 신부 - 공장측

조 에터 - 토박이 미국인, 노동운동가

마리노 부인 - 노동자

아르투로 조바니티 - 여류시인, 무정부주의자

페트로스키 부인 - 노동자

빅 빌 헤이우드 - 거물, 거구의 카우보이,

엘리자베스 걸리 플린 - 여성 노동 운동가

빌리 우드 - 공장소유주

안젤로 - 아일랜드계 노동자 - 친구 줄리아노

애니 로피초 - 죽음 / 브린 - 장의사, 다이너마이트 설치

야루살리스네 가족 - 세든 폴란드인 가족 / 조나스, 캐스투티스

스위처 대령 - 방위군

애니 벨첸바흐 부인 - 파업위원회 위원, 유대계 폴란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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