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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 무엇이 우리를 최고의 자리로 이끄는가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성공전략 [품격] 이시형, 중앙북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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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는 경제 발전으로 우린 여기까지 왔다. 돌이켜 보면 부품 하나하나 조립하고,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용접해서 이룬 결과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많은 것들이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팔리고 있지만, 우리 손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남의 나라에서 만든 것을 가져와 조금 조립하거나, 아예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우리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정신없이 살다가 이제 와 잠시 숨 고르며 보니, 우린 외형적으로 발전만 했다. 아직 열등감과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시형 박사의 진단이다.
물리적이고 외적인 발전의 한계국면에서 외적 발전과 균형을 이루면서 궁극적으로 경제· 문화 모두 고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품격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존중감, 자기긍정감을 가지고 어디서나 주눅이 들지 말아야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절제, 배려, 정직, 신의 등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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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이야기 중에서 PIGS에 관한 분석은 탁월하다. 유럽의 열등생으로 불리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은 모두 지중해에 연안에 있는 우뇌형 국가들이다. 외적으로 종교적 전통이 강하고, 노래 부르며 놀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특징은 내적으로 시각적· 이미지적 사고를 하고 감성적이고 직관적이며 감각적이다. 다른 말로 표현해서 비합리적이고 신비한 것에 집착을 많이 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산업화를 통한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이어져 온 유교적 전통이 우리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유교적 전통은 죄뇌형을 강조한다. 이성과 지성을 바탕으로 언어적· 논리적· 분석적 사고를 통해서 합리성을 강조한다. 이시형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양뇌의 모든 장점을 갖춘 민족이다. 따라서 우리는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걸음 물러서 여유를 갖고 품격을 갖추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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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두에 저자는 철저한 사회과학적 분석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이 책을 계기로 전문가들의 활발한 토론과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썼다. 하지만 다양한 수치를 근거를 제시하고, 참고문헌과 다양한 주장을 인용함으로써 주관적인 견해를 객관화시키고 있다. 70대의 노학자가 이렇게 자신을 낮추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요즘 젊은 저술가들은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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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저술가들의 책을 보면 자신의 책을 인문과학서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흔한 참고문헌이나 각주도 달지 않고 근거도 없이 자신의 의견이 모두 옳다고만 주장한다.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이라면 순수한 창작물이기에 참고문헌이 필요 없지만, 그 이외 서적들은 자신의 견해를 주장함에 있어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흔한 자기 개발 서적이 아니라, 인문교양서적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앞으로도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노학자의 날카로운 분석이 있는 책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끝 2011.09.13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