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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 우리가 알고 있던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서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인문 교양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윤상욱, 시공사, 2012
앨프 리드 러셀 윌리스가 떠올랐다. 윌리스는 25세의 나이로 탐험을 떠나, 동남아시아 탐험 중 진화의 개념을 생각해 냈다. 그의 논문을 보고 용기를 얻은 다윈은 자신의 논문과 윌리스의 논문을 동시에 발표했고, 무지에 대항하는 인간의 또 다른 몸짓이 시작되었다.
세계사에서, 최소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프리카는 없다.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미지의 세계이며, 사자가 얼룩말을 쫓아다니는 이야기 세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연구는 인기도 대중성도 없고, 연구 인력도 부족하다. 대중적인 아프리카 관련 서적은 늘 인종적 호기심이나 경제적 이윤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의 말처럼 아프리카 관련 서적이라고 해봐야, 어쩌면 야설보다도 못한,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돈을 벌 수 있는가? 아니면 쓸모없는 여행안내서뿐이다. 10년 전 이야기다. 내가 처음 아프리카에 발을 디딘 곳은 카사블랑카였다. 낯설은 프랑스어 안내표시를 따라 공항을 나와, 현지인의 차를 타고 호텔로 가던 길이었다. ‘모로코에 대해서는 공부 좀 하고 왔어요.’‘대충 관광안내서에 나오는 정도 읽었습니다.’운전을 하던 현지인이 나를 쳐다봤다. ‘이곳에 비즈니스를 하러 왔다는 사람이 이곳 사람들에 대해서도 모르고, 어떻게 장사를 합니까?’ 나는 더 이상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후로 아프리카에 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문국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섭렵하려고 노력했지만, 우리말로 된 자료, 그나마 정확한 자료는, 인터넷 대사관에서 보여주는 개괄적인 것 밖에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에서 이 책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최근에 마틴 버낼의 [블랙 아테나]가 번역되어 나왔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서구인들의 편협한 시각을 빌려 와 아프리카를 보지 않았는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물음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자료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 내부의 문제도 산 적 해있는데, 굳이 멀리 있는 아프리카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는가?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젊은이들은 한국전쟁에 왜 참전했을까. 공산정권하에서 남한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핍박 받고 있는 그 노병들은. 리비아나 주변 국가에서 번 돈으로 지금의 우리 경제를 일으켰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1차원적인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다가감으로서 서구 중심의 편협 된 시각을 버리고, 우리를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쓰고 있었던 저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혼자 집안에 틀어 박혀서 더위와 시름하며, 모기를 쫒아가며 글을 쓰고 있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은 전기 사정이 좋지 않다. 1박에 4~50만원씩 받는 일급호텔도 하루에 몇 번씩 전기가 끊기고, 비상발전기를 가동할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는 컴퓨터로 워드 작업을 했을 것인데. 정말 성능 좋은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혼자 웃었다.
이 책은 가벼운 에세이가 아니다. 저자가 얼마나 많이 공부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문헌적 뒷받침이 이 책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술 먹고 추태부리는 외교관도 있지만, 이런 외교관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 같다. 특히 저자가 소개한 세네갈 역사학자 티지안 은자에가 쓴 [숨겨진 인종청소]는 너무 읽고 싶다. 아마존 프랑스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영어라면 사전을 뒤져가며 도전해 볼 용기라고 가져보지만, 프랑스어는 전혀 모르니 안타까울 뿐이다. 서구의 일급 고전도 번역 출판이 안 되는 현실에서, 세네갈 역사학자가 쓴 책을 누가 번역하고 출판하겠는가. 그렇지만 한 번 번역해놓으면, 최소한 100년은 갈 것 같은데 안타까울 뿐이다. 2012.04.24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