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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이야기 ㅣ 교과서 쏙 한국사 들여다보기 3
이상목 지음, 이은미 그림 / 리잼 / 2011년 8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110/pimg_773572185727212.jpg)
암각화는 '바위에 새긴 그림'이다. 문자를 알지 못하고 종이가 없었던 선사 시대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활상과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바위에 그림으로 새겨 넣었다. 그렇게 새겨진 암각화를 통해 우리는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사냥하고 살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데, 아직 알게 된 것보다 풀리지 않는 비밀이 더 많다고 하니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분야이다.
이렇게 바위에 그려진 그림은 암각화와 암채화(물감을 사용해 그린 그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암각화는 반구대라는 절벽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 12월 25일 문명대 교수가 마을 주민 최경환씨의 제보로 천전리 암각화를 발견했고 이듬해 12월 25일엔 반구대 암각화를 찾았다고 한다. 이런 암각화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접할수가 있는데, 정말 중요한 인류의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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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엔 고래잡이를 하는 모습이 많이 새겨져 있는데 작살과 부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려져 있어 생생함이 더해진다. 덩치가 큰 고래를 잡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협동심이 필요했을 테고 마을엔 잔치가 벌어졌을 것이다. 바위에 새겨진 그림을 통해 머나먼 과거를 상상하니 더 즐거워진다.
고래사냥을 하면서 여러 종류의 고래를 가까이에서 목격한 사람들은 그 정보를 바위에 자세히 새겨넣었는데 반구대 암각화에 그려진 고래의 수가 자그마치 58마리라고 한다. 물을 뿜고 있는 북방긴수염고래, 가슴지느러미가 아주 큰 혹등고래, 새끼를 업고 있는 귀신고래, 물 밖으로 힘차게 점프하는 참고래, 머리가 아주 큰 향유 고래 등 한눈에 봐도 어떤 고래인지를 알수있게 해줄만큼 생동감이 넘쳐 흐르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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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이외에도 거북이, 호랑이, 물고기, 너구리, 여우 등등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들을 만날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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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소리를 전해주는 메신저로 여겨 신성한 동물로 생각한 거북이, 아름다운 뿔이 있는 사슴, 호랑이와 표범같은 고양잇과 동물, 늑대와 여우같은 갯과 동물, 줄무늬가 있는 멧돼지 새끼 등이 그려져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자세하고, 또 귀엽기까지 한 그림이다.
그리고 암각화를 만든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바위에 새겨졌는데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짐작케 한다. 사슴을 사냥하는 사람, 피리를 부는 사람, 두 손을 들고 있는 사람 들을 통해서 말이다. 암각화 뿐 아니라 조개무지 를 통해서도 선사시대인들의 생활상을 알수 있는데, 조개무지는 중요한 식량이었던 조개를 다 먹고 그 껍데기를 버린게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조개껍데기에는 석회질이 많아 함께 묻힌 동물 뼈나 유물들이 썩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되기에 우리는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여름과 가을에는 물고기를 잡거나 동물을 사냥하고, 도토리와 나무 열매를 채집한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먹을게 부족한 겨울과 봄까지는 고래나 물개를 잡고 조개를 채집해 살아간다는 것도 조개무지를 통해 파악할수 있다.
아직도 선사시대의 생활상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고, 그래서 더 궁금하고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그림을 보면서 다른 동물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래가 이렇게나 많이 그려진 것이 놀라웠다. 현재의 우리 보다 더 고래를 가깝게 접하고 살던 선사시대 사람들 이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