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견 엣지
원윤선 지음, 백정석 그림 / 중앙M&B주니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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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탐지견과 공혈견으로 큰 활약을 펼친 엣지의 감동실화가 동화로 각색되었다. 미국에서 마약탐지견 부부의 7번째 새끼로 태어난 엣지는 생후 5개월만에 한국으로 보내지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는게 슬플법도 하지만 늠름하고 멋진 부모님처럼 최고의 마약탐지견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는게 대견스럽다. 그렇게 엣지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탐지견으로서의 맹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유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로빈과 선배 때문에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빠 같은 핸들러 아저씨의 따뜻한 보살핌과,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포기하지 말고 최고의 탐지견이 되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씩씩하게 참으며 훈련을 받는다.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어려운 훈련도 척척 받으며 마약탐지견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가는 엣지가 자랑스럽다.

 

훈련 과정을 거쳐 실전에 나서게 된 엣지는 나쁜 가루인 마약을 찾기 시작하고, 금세 대한민국의 마약탐지견으로 우뚝 서게 된다. 최고의 마약탐지견인 부모님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엣지는 워낙 순하고 착해서인지 사람들의 사랑도 한 몸에 받는다. 엣지의 활약상은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마약을 몰래 반입하려고 한 나쁜 사람을 찾는데서도 발휘된다. 하지만 나쁜 사람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어 수술을 하게 된다. 이때 혈액을 공급받아야 했는데, 효리라는 헌혈견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비록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효리로 인해 무사히 건강을 되찾게 되니 고마울 따름이다. 동물도 사람처럼 수술 할 땐 혈액이 꼭 필요한데, 그걸 공급해주는 견을 공혈견 이라고 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른 동물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피를 나눠주는 숭고한 일이다. 그런데 엣지가 바로 이 공혈견으로 살게 된다.

 

6년간 마약탐지견으로 산 엣지는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날 때가 되었다. 그동안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했으니 이제 쉴 법도 하지만, 엣지는 공혈견으로서 제 2의 삶을 살게 된다. 물론 엣지가 마약탐지견과 공혈견이 된 건 본인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엣지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든지 성실히 임했고, 그 일을 싫어하지 않았다. 부모님처럼 되기 위해 마약탐지견으로서 최선을 다 했고, 자신에게 피를 나눠준 효리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줘야지 하며 묵묵히 해냈다. 수혈을 할 때도 다른 강아지들처럼 몸부림치지 않았고, 급하게 피를 뽑을 땐 속이 부대끼기도 할텐데도 얌전히 있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숭고한 일인지를 잘 아는 것 처럼 행동했다. 그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엣지의 노년이 행복해지길 바랬다. 공혈견으로서의 임무가 끝나면 엣지는 오갈데가 없었고, 그런 사정을 신문기사를 통해 알리며 엣지가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기를 원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엣지를 원했고, 심사숙고 끝에 마당이 있고 강아지 2명이 있는 집으로 입양보내게 된다. 이제 엣지는 마약을 찾지도, 피를 뽑지 않아도 된다. 10여년간 나라와 다른 동물을 위해 일했으니 이제는 자신을 위해 자유롭게 살아도 됐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엣지가 살아있는 동안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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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무서운 진실
마틴 라지 지음, 하주현 옮김 / 황금부엉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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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TV,컴퓨터,휴대폰을 비롯한 디지털과 함께 보낸다. 그 중에서도 TV는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는데 재미있는 방송을 보는 목적도 있지만 때론 적막함을 없애주는 존재가 된다. 집에 혼자 있거나 너무 조용할 땐 보지도 않을 거면서 TV를 트는 경우처럼 말이다. 또 TV보기가 하나의 취미, 놀이가 되기도 한다. 주말에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게 휴식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이 있고, 집에 없을 땐 DMB를 통해서라도 방송을 시청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TV를 '바보상자'로 부르기도 했지만 이젠 TV에서 재미와 정보를 쫒고 있다. TV를 유해하다고 여기거나, '이젠 좀 그만봐야 하는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고 가까이 있는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선 TV를 안 보는 가정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정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서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TV는 유해한 존재인 것일까? 아니면 TV 대신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 있어서일까? 아무튼 그건 부모의 선택이라 여겼고, 아이가 TV 보는 것이 크게 나쁘다고 여기지 않았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고, 교육 관련 비디오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으니 조절만 잘한다면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문제가 더 심각했다. 요즘 아이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실은 TV를 비롯한 디지털 문명과 연관되어 있음을 여러 연구와 자료를 통해 입증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이에게 TV,컴퓨터 등 각종 미디어가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게 될 때마다 자꾸만 심각해져갔다. 내 아이가 어렸을 때는 컴퓨터도 없었고 오로지 TV뿐 이었지만, 지금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디지털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화면은 아이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만화영화를 틀어주면 시끄럽게 방방 뛰던 아이들도 가만히 한 자리에 앉게 하니 부모로선 그만한 베이비시터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화면은 아이들을 흥분시키고 감정 제어를 하지 못하게 한다. 마치 좀비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고 화면에 넋이 나가 있는 아이들을 관찰하면 답은 한가지 밖에 없어 보인다. 저자가 들려주는 여러 사례들은 어린 아이들이 일찍 미디어 환경에 놓여지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려준다. 또 미디어를 통해 아이들을 빨리 소비자로 만들어 상업적 이윤을 취하려는 기업들의 행태도 고발한다. 아이가 태어난 후 7년이 가장 중요하니 부모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커 보인다. 아이들에게 집 안에 틀어박혀 기계와 노는 방법을 가르치는 대신, 진짜 놀이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아이의 문제는 그 아이가 못되거나 이상한게 아니라 부모의 문제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차려야 한다. 디지털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는 이 사회의 모습이 계속 될수록 우리 아이들의 문제는 계속 생길 것이다. 그걸 막아주는게 바로 부모라는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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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한 번 쳐다보고 좋은 그림동화 23
박완서 지음, 이종균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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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동화 중 최고의 구두쇠는 아마도 자린고비 일 것이다. 이 구두쇠가 얼마나 지독하냐면 식사 때마다 천장에 굴비를 매달아 놓고 쳐다보기만 하면서 밥을 먹었다 한다. 고소한 굴비 살을 발라 먹는게 아까워서 쳐다 보며 맛을 상상만 했는데, 쳐다 보는것도 아까웠던지 두번 쳐다보면 혼쭐을 냈다. 그래서 이 구두쇠는 '절인굴비'라는 뜻의 자린고비로 불리게 되었다. 박완서 작가는 이 구두쇠 아버지 때문에 밥만 먹어야했던 세 아들의 뒷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익한 교훈을 담아 써내려갔다.

 

 

고린재비의 관심사는 오로지 돈을 아끼는 것으로 쓸데없는 돈을 쓰는 건 틀려먹은 짓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 쓸데없는 짓에 포함되는게 바로 반찬이었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바로 소금버캐가 허옇게 내솟은 굴비 한마리를 천장에 매달아 밥 한 숟갈 먹고 굴비 쳐다보는 방식이었다. 고린재비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못내 기특했겠지만, 한창 배고플 나이의 세 아들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수도 없었다. 처음엔 울고 보챘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니 반찬 없이도 밥이 꿀떡 잘 넘어가게 됐고, '밥 한 숟갈 먹고 굴비 쳐다보고' 라는 구호만 들어도 술술 넘어가게됐다. 가엾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밥상 풍경이다.

 

이런 눈물나는 노력 덕분에 고린재비는 아들들에게 좋은 논과 밭을 유산으로 물려줄수가 있었다. 살아 생전 맛있는 반찬도 못 먹으며 구두쇠로 산 게 결국 자식들을 위한 것이었고 그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방식이 잘못되었다. 넉넉한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남겨진 세 아들의 행보를 보면 더더욱 잘못되었다.

 

 

그렇게 남겨진 세 아들은 부자가 됐음에도 오랜 습관 때문인지 여전히 밥만 먹고 살았다. 그래도 자식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았고 농사도 잘 되었다. 그런데 농작물을 사간 사람들이 겉만 번드르르하고 맛이 없다며 다신 사지 않았고, 소문이 퍼지면서 아무도 찾지 않게 되었다. 쌀,잡곡,오이,호박,수박이 풍작이어도 사가는 사람이 없으니 난감하기만 한데, 마을의 어르신이 그 이유에 대해 "고린재비네 뒷간에서 나오는 거름이 싱거워 농사가 싱겁게 됐다"고 했다. 밥만 먹으니 뒷간의 거름이 다른 집보다 싱겁다는 뜻이었다.

 

결국 둘째는 농사에 싫증이 나 집을 떠나 소리꾼이 되기로 한다. 어렸을 때부터 구호를 외쳤던 덕분인지 둘째의 목청은 시원하게 트여있었고 명창이 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그래서 스승은 둘째를 부잣집 잔치에 보내 노래를 시켰는데 어찌 된 일인지 손님들이 흥이 깨졌다며 뿔뿔히 흩어졌다. 스승은 둘째더러 목청도 좋고 사설이나 가락도 정확하지만 어딘지 텅 빈 소리가 난다며 떠나보냈다. 그림을 그리는 환쟁이가 꿈이었던 셋째는 굴비를 뚫어지게 관찰한 덕분인지 관찰력이 뛰어났고 실물과 똑같이 그릴수가 있었다. 그래서 스승은 셋째더러 초상화를 그리게 했는데, 초상화 모델이 그림 속에 얼이 박혀 있지 않다며 실망을 하게 된다. 결국 셋째도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첫째는 농사를 실패했고, 둘째는 명창이 되지 못했고, 셋째도 환쟁이가 되지 못했다. 세 명이나 자신의 일에서 실패를 한 이유에 대해 마을의 큰 어르신은 "자네들이 남보다 모자라는 거야 뻔하지 않은가. 그건 자네들이 남들 다 아는 맛을 모른다는 걸세. 지금도 늦지는 않았을 걸세. 그걸 배우게나. 좀 힘이 들겠지만.." 라는 조언을 한다. 누구나 경험하지만 이 세명만 경험하지 못한 건 바로 음식의 맛 이었다. 매운맛, 짠맛, 신맛 을 이들은 몰랐던 것이다. 맨밥만 먹었던 세 아들이 뒤늦게 맛을 경험하며 고생을 하게 되니, 웃음이 나올만큼 황당한 모양새이다. 고생 끝에 맛을 느끼게 되면 첫째의 농작물도, 둘째의 소리도, 셋째의 그림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음식의 맛을 통해 인생의 맛도 경험하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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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 - 우리도 반드시 알아야 할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임경택 옮김 / 동아시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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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을 맞이한 일본의 대형 쓰나미 사건은 무서운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할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무서운 사실을 일깨워줬다. 하지만 자연보다 더 무서운건 인간의 오만과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이라는 것 또한 알려줬다. 바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서 말이다. 이제 그 곳은 죽음의 땅이 되어버렸고 일본 전역에 방사능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방사능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땅을 오염시키며 지금보다 몇십년 후가 염려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일본과 도쿄전력은 신속한 처리보다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진실을 은폐하는 모습을 보여줘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자니 원전 국가인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다는, 원자력 개발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 며칠 고리원전 사고은폐 뉴스를 보니 우려가 현실이 되는것만 같다. 일본과 같은 손 쓸수없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제대로 된 시스템이 정비되어야겠고, 더 나아가 탈원전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에너지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을 한순간에 안 쓸순 없겠고,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안전만 보장이 된다면 원전을 나쁘게만 볼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알게 됐다. 인간이 만들어낸 원자력 이지만, 인간이 해결할수 없는 것 또한 원자력 이라는걸 말이다. 이 끔찍한 괴물인 원자력에 대해 알면 알수록 탈핵에 동조하게 된다. 체르노빌 사건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결국 일본의 후쿠시마 사건까지 발생하는 걸 지켜보며, 에너지보다 더 중요한게 뭔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또 원전이 단지 에너지를 얻기 위한 평화적인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음도 알아야 한다.

 

미국과 구소련을 중심으로 한 핵무기 경쟁은 강대국의 조건중 하나가 핵무기 소유라는 걸 의미하게 됐다. 1953년 미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안했지만 실은 미국 핵산업의 시장을 넓히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일본정부도 이같은 정세에 동조하게 되며 원자력기술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갖게 된다. 핵피해국인 일본의 아이러니한 행보이다. 핵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죽었음에도, 탈핵을 외치는게 아니라 자신들도 갖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그 당시 일본 과학자들은 핵에너지를 인류의 위업이자 과학기술의 정수로 여기며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원자폭탄의 완성>이 일본에 번역 출간 되었을 땐 과학기술의 정수를 후세에 전하는 불멸의 기록이라고 선전하기까지 했다. 참 놀라운 이야기이다.

 

이렇게 과학자들의 신뢰와 일본의 권력정치로부터 시작된 원자력산업은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열어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었다. 1958년총리대신이자 상공장관을 역임한 기시 노부스케는 "원자력기술은 평화적 이용 또는 무기로서의 사용 모두 가능하다. 어느 쪽으로 사용할 것인가는 국가 정책이고 국가의지의 문제이다. 일본은 국가와 국민의 뜻으로 원자력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정해 두고 있어 평화적 이용만을 생각하고 있지만 기술이 진보하면 무기로서의 가능성은 자동적으로 고양된다. 일본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잠재적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군축이나 핵실험 금지문제 등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일 수 있다." 고 했는데 이런 노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사용 종료된 핵연료를 직접처분보다 많은 비용과 위험이 따르는 재처리 방식으로 하며 핵무기에 이용되는 플루토늄을 얻는 것이다. 이는 곧 일본의 잠재적 핵무장화로 이어지는 걸 뜻한다.

 

핵무기를 만들지 않는다고 해도 원자력은 다른 에너지보다 깨끗하거나 효율적이지도 않다. 아니 오히려 만들면 만들수록 인간과 지구의 생명을 위협할 뿐이다. 핵분열에선 반드시 다량의 파편이 생겨나 원래의 연료와 거의 같은 질량의 핵분열 생성물이 생기는데 이것이 죽음의 재 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사성 폐기물이 무해한 물질이 되기까지는 50만년이 걸린다고 한다. 지구에서 인간이 산 기간을 떠올리면 영구적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이런 지극히 위험한 폐기물들을 안전하게 저장한다는 말도 어폐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일본은 지진대국이면서 화산지대인데, 이런 상황에서 수만년이나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가 어디 있겠나 말이다. 또 원자력은 광석 채굴과 핵연료 최종처리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환경에 방출되고, 이를 안전하게 할만한 과학기술이 우리에겐 없고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인간의 손으로 위험하고 까다로운 폐기물을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도 보장되기 힘들고, 워낙 많은 업체와 기술자들이 참가하다보니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이런 시한폭탄같은 괴물을 우리는 오늘도 만들고 사용하고 있다.

 

다나카 미쓰히코는 "원자력발전의 경우 한 번이라도 큰 사고를 일으킨다면 그것으로 끝" 이라고 했다. 후쿠시마를 취재한 방송을 보니 그 말이 더 끔찍하게 들렸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몇센티씩 파내어 검은봉지에 담는 작업을 하던데, 그 봉지를 처리하지 못하고 그저 쌓아두기만 했다. 그렇다고 작업한 땅에서 방사능이 안나오면 다행이지만, 전과 다름없는 방사능 수치를 나타냈으니 헛고생만 한 것이다. 전문가는 이 작업이 의미가 없다고, 여기에 있던 흙을 저기로 옮기는 것 뿐이라고 했다. 이미 오염된 땅은 인간의 힘으론 처리할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더 화가나고 안타깝고 슬펐다. 이건 자연이 준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재앙이었으니 말이다.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 때문에 모른체하고 국가권력의 의지때문에 벌어진 참상이었으니까. 이 일이 이웃나라만의 특이한 사건일까? 우리도 안전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도 곧 닥칠 일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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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를 팝니다 - 대한민국 보수 몰락 시나리오
김용민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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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페이지를 읽다가 웃고 말았다. 보수에 관련된 이름을 훑어보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유독 새, 신 新 뉴 가 많이 쓰인다는 사실이다. 라는 글 때문이었다. 얼마 전 한나라당이 새누리당 으로 당명을 바꾼 일이 생각나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이 땅의 보수는 이렇듯 예측 가능한 행동만 한다. 알맹이는 그대로 둔 채 당명만 바꾼다고 변화가 생길까? 국민들도 믿지 않고 그들 자신도 믿지 않을 소리다. 항상 기득권층을 위해 몸바쳐 일해왔으면서도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뻔한 거짓말만 늘어놓는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정작 변화를 줘야 할건 그대로 둔채 고작 한다는게 당명 바꾸기라니 그저 한심스럽다. 그런데 이런 행태에도 불구하고 거대 여당이 되고, 선거때마다 표를 얻어왔으니 진짜 위기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일처리를 해 오고, 이번에도 국민들에게 개발,성장 이라는 달콤한 거짓말로 유혹하면 또 넘어올 거라고, 매번 속으면서도 자신들을 찍을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뛰어난 활약덕분에 정치에 관심없던 사람들이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게 되고, 상식이 통하지 않고 민주주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보수로서는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정치인을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해주면 좋으련만, 조중동의 논설에 휩쓸리면 좋으련만 요 몇년간 국민들은 정치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 버렸다. 우리 삶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는 걸, 그리고 선거를 통해 변화를 시킬수 있다는 걸 경험해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가 중요하다. 그건 보수에게도 마찬가지 인데 그들로선 최대의 위기에 맞닥뜨리게 될 테니 말이다.

 

각하 정부하에 벌어진 사건들을 보면서 이들은 정권이 바뀌면 어쩌려고 저렇게 경거망동할까 싶을때가 많았다. 천년만년 살지도 못할거면서 양심은 내팽개친채 권력에 붙고 상식밖의 행동과 말을 하는걸 보며 분노를 넘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짧은 시간동안 최대한의 단물을 뽑아내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눈 앞의 이권에 눈이 멀어서일까? 며칠전 국방장관이 나꼼수를 비롯한 정부비방 앱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걸 보면서, 몇년 사이에 말도 안되는 일들이 참 많이도 벌어졌구나 싶었다. 소위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저지르는 천박한 말과 행동을 보면서 순수하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보수'라는 이름을 내건 사람들이 보이는 이상한 행동들의 근원이 무엇인지, 이 땅의 '보수'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을 말이다.

 

나꼼수 피디인 김용민씨가 전하는 우리나라 보수 이야기는 일단 굉장히 알기 쉽게 풀어주기 때문에 술술 읽히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보수 어린이 였던 김용민씨가 열혈 보수 청년의 길로 가지 않고 반대의 길을 가게 된 과정등을 통해, 이 땅의 보수가 내건 가치가 얼마나 형편없는지도 알게 됐다. 옳고 그름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돈과 기득권을 위해 움직이는 보수에게 희망이란 단어는 얼마나 부질없고 말도 안되는 것인지를 말이다.

 

보수는 정치 무관심을 먹고 산다. 고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수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증폭됐고, 정치의 중요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모두가 이 정부가 저지른 뻘짓으로 인한 현상이니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그로인해 잃어버린 것들은 너무도 많지만, 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 치고 다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도록 정치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권리를 주장해야 할 것이다. 보수가 나쁜 건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수가 새로 태어나지 않는 한, 돈과 권력만을 쫒아 부패의 늪에 빠진 행태를 뼈저리게 반성하지 않는 한 이 땅의 보수는 죽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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