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윤대녕 산문집
윤대녕 지음 / 푸르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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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에 대해서. 한 순간 한 순간이 마치 축복처럼 다가왔다가 새벽의 그림자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감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영원한 질문에 분명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저마다 매순간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며 우연한 만남에도 저 신비롭고 불가해한 우주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中 67-68p

오랜만에 만나보는 작가의 산문집이다. [어머니의 수저]이후...

내겐 [그녀에게 얘기주고 싶은 것들]에 대한 강한 인상 때문에 전작 산문집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의 책은 너무 짧은 내용들이 살짝 감질나다. 좀더 긴 호흡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어도 좋았을 듯 한데 아쉽다.

아쉬울 정도의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근작 소설들에 비해 다소 편안하게 읽힌다.

또 하나 얻은 팁하나
애월(정자 옆 이동 커피숍) 에서 시작해 고산 자구내 포구-사계리해안-송악산-마라도-중문-섭지코지-성산 일출봉(경미네 전복,돌문어,해삼)-세화리-함덕-제주시경계 ‘해미안’(도근네 횟집에서 참돔,벵에돔) 등등 
 

늘 그리운 제주를 '제주도 해안도로 일주하기 코스’ 추천대로 한 번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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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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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은

돈이 많다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돈이 없다고 떠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많다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시간이 없다고 떠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다 한들
아무리 돈과 시간이 넘쳐난다 한들
내가 내키지 않으면, 내가 가고자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다.
-두브로브니크 中 
 

 

전쟁에서도 피해간 늘 볼 때마다 아련해 보이는 두브로브니크의 그 해안은 인상적이다. 컴의 바탕 화면도 마침 그곳의 풍경을 하고 있던 차에 도서관을 가게되었다.

[벨기에]를 읽으며 매우 좋은 느낌을 받은 데다 언젠가는 가보리라 했던 [크로아티아]를 안 볼 수 없다. ^&^ 사실 벨기에에서도 그런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 너무 멋진 곳을 가니 그저 렌즈만 들이대도 예쁘게 그림이 나오는 거 아냐?? 이 크로아티아를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은 사실 지울 수가 없다. 두브로브니크, 플리트비체, 스플리트, 자그레브....크로아티아를 간다하면 거의 들르는 곳, 네 곳을 둘러보는 코스여서 더욱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플리트비체 등이니 오죽하겠냐 말이다. 그러면서 실눈을 가늘게 뜨고 보는 데도 불구하고 책이 예쁜 건 어쩔 수 없다.

나의 여행도, 붉은 지붕이 펼쳐진 두브로브니크의 사진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당신에게도 당신의 등을 떠미는 한 장의 사진이 있는가? (두브로브니크 中)
라고 했는데

두브로브니크의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붉은 지붕들의 사진을 보니, 건물 전체를 휘두르고 있는 빨래줄에 널린 컬러풀한 빨래들을 보니, 정말 그곳에 꼭 가봐야할 것 같다.

본래의 물빛은 맑은 터키 옥빛인데, 여름에는 파란빛, 겨울에는 연한 초록빛으로 계절마다 다른 색깔을 보이는 호수의 빛깔이 현실적이지 않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모습도 도시락을 싸들고서 걸으며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버나드 쇼가 ‘지상의 낙원’이라고 했다는 크로아티아가 좋아서 한국에 돌아오지 말까를 고민하기도 했던 백승선의 말처럼 사진으로만 봐도 그곳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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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 백야보다 매혹적인 스칸디나비아의 겨울 윈터홀릭 1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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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만 인터넷 여행 코너에서 눈에 띄던 이 책을 겨울이 다 지난 다음에야 읽어보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려는 순간 모서리가 둥글게 마무리 되어 있는 책이 갑자기 더욱 다정하게 느껴진다.

스칸디나비아라면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를 이르지만 그의 여행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에서 시작된다. 얼마 전 아이슬란드에 관한 책을 읽었었는데 다르면서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온천수로 유스호스텔의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이라니...

그 먼먼 북쪽 스칸디나비아에 가서 다시 몇 시간을 차를 몰아 아쿠레이리로, 열 몇 시간을 기차로 산타크로스의 마을 로바니에미로 가서 그가 보게 되는 건 절대고독이 아닐까? 관광철이 아니어서 손님이 나혼자뿐인 게스트하우스도 모자라 주인도 지키지 않는 호텔에서 혼자 자는 것 등 예사롭지 않은 철저히 동토의 땅에서 철저히 고독을 느끼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익수한 팝송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 (아이슬란드, 아쿠레이리 中 48p)하는 그의 마음 백만 번 이해된다. 누구나 그럼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에 힘들어하고
사람에 질려하며
사람을 피해 멀리 날아가봐도

결국 
그리운 건 사람이니 말이다. ^&^

세상 끝까지 가 보자고 험한 길을 달려왔지만, 내가 찾는 곳은 결국 사람이었다는 것을...(아이슬란드, 아쿠레이리 中 62p)

겨울의 노르웨이. 북극권을 훌쩍 넘어서 북으로 날아가는 동안 마음속에서는 약간의 동요가 일었다. 내가 무슨 오지 탐험가도 아닌데 그 춥다는 동토의 땅에, 그것도 한겨울에 무엇 하러 가려 한 것일까. 두려움 섞인 후회도 슬며시 고개를 (노르웨이, 트롬쇠 中 229p) 들게 되면서도 가게 만드는 그 묘한 매력의 스칸디나비아를 나도 가보고 싶게 만든다.

전공이라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사진도 좋고 사진의 정렬도 마음에 들었는데, 책말미에야 나타난 프로필을 보니, 글쓴이가 사진전공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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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 변종모의 먼 길 일 년
변종모 지음 / 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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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라 초판 발생된 책을 후다닥 샀었는데, 뒤늦게 읽게 되었다.
책장이 넘어가며 계속 드는 생각 하나 ‘얄.밉.다.’ 

마음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싶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나는 단지 여행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다가 보니 여행도 가는 것이란 생각으로 살고 싶은 것이다.

여행은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또다른 현실을 사는 일이다. 그래서 내게 여행은 특별하지 않다. 휴가도 휴식도 아니다. 단지, 잠시 다른 방법으로 다른 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나의 안녕을 위해서 말이다.
- 대수롭지 않은 나의 안녕을 위해서 301P
 

 

아마도 들어가는 책날개에 적힌 이야기 때문이었을 거다. 책을 읽으며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건. 7번째 사표라니? 그것도 여행 때문에... 용기 없는 내가 못 해본 일을 하고 있는 그를 보고 있어서일까? 


여행에 관한 책을 자꾸만 읽게 되는 건 일종의 대리만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내 마음에 불을 지른 때문일 것이다.

무려 일 여년을 북미에서 남미로 또 아시아로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는 그가 부럽기도 했지만 아트디렉트란 그의 직업 때문인지 사진도 너무나 짜여진 듯 예쁘고 글도 밉게 보려 해도 호감이 간다. 그래서 다시 한 번‘얄.밉.다.’ 
 

여행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구를 몇 바퀴 돌아도 세상을 몇 번을 살아도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것. 여행은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 익숙한 자신과 만나는 것이다.
- 나에게 주어진 5그램 중 333P
 

새삼, 나도 낯선 곳에서 익숙한 나 자신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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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찾아 떠나다 - 사진기자가 유럽에서 풀어가는 사진 이야기
채승우 지음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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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연수 계획서를 써내어‘여행’을 떠나게 됐다는 그의 글에 묘한 질투심을 일으키는 소개 글을 봤었는데, 나 역시 그러했다. 어쩌면 좋아하는 여행을 그렇게 직업과 연관 지어 갈 수 있는 복(福)도 많은 사람이 있을까? 하면서.

사진기자가 보는 사진은 어떤가? 또, 어떤 사진을 만나게 될까? 하는 궁금증에 냉큼 책을 선택했지만, 내게는 너무 오래 걸린 책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몰입이 힘들어 읽다가 제쳐두기를 몇 번, 그래도 종반부엔 제법 스피디하게 읽혀졌다. 그런 걸 보면, 책 탓이라기보다는 내 환경 탓으로 돌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연수로 가는 여행이라 그런지 프랑스와 영국, 독일에서 사진의 역사와 함께 사진을 따라가는 일정은 많은 전시회들에 바쁘게 행보가 이어졌다.

사진의 역사에 문외한인 내게도 가끔은 들어봤음직한 포토그래퍼들도 등장하고, 사진의 역사 속에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낯선 사진작가들의 면면도 함께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전시회를 다니느라 시선을 따라가기 바쁘고, 낯선 전시회, 갤러리, 사진작가들까지 힘들다.

특별한 사진과 컷을 기대했는데 그건 뭐.....사진 기자여서인지 내용도 다소 중립적이고 보도의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각 이야기 끝에 있던 ∷으로 들어있는 tip의 내용이 의외로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사진의 역사는 다른 예술분야에 비해 시대적으로 짧은 편인데,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었고, 많은 시도들이 있어왔다. 또, 어떤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데 채승우 기자는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저널리즘 사진, 개념 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사진의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을 핑계로 댈 수밖에 없겠다. 사진의 변화도, 사진들의 고민도 진행 중이다.

그러니 여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 놓친 것들, 못한 이야기들 中 3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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